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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주 수업 후기 "信心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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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닐리리아 작성일13-03-03 22:38 조회4,7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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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2학년 두 번째 주 - "믿습니다!"
 
안녕하세요. 효진입니다. 개강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3주(?!)가 후딱 가버렸네요. 더 늦기 전에, 두 번째 주 수업 후기 올립니다. ^^
 
<의역학 수업>
 황제내경의 p45-50 소문 오장별론, 소문 선명오기편, 소문 육절장상론, 소문 자금론을 배웠다. (수업 내용이 모두 다 기억나진 않는다. 너무 앞자리에 앉아서 오히려 수업 집중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아무튼 기억에 남는 것은 <소문 오장별론>에 나온 기항지부(뇌, 수, 골, 맥, 담, 여자포)를 배우면서 나왔던 동양의 분류법의 특이점, 그리고 오장육부에 배속된 神(혼, 백)에 대한 내용 중 한의학에서 다루는 ‘마음’이란 영역이었다.
 
1. 새로운 분류법, ‘잡병’이란 분류
 내경과 외경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 등등'의 번외편인 ‘잡병편’, 한의학에선 단지 ‘곁다리’가 아니고,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다. 내경과 외경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동시에 그 분류를 깨기도 한다는 점에서 동양의 사유를 잘 보여준다.
 腦, 髓, 骨, 脈, 膽 그리고 여자포는 얼핏 보았을 때 같은 분류로 놓을 수 있을 지 갸우뚱하다. 하지만 이들만의 이치가 있다. 예전에 배운 분류 체계(오장과 육부)로만 설명되지 않는 기항지부는 지기가 생한 것으로, 양과 섞이지 않고 혼자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분류 체계로 묶일 수 있다. 또한 ‘담’은 기항지부이기도 하면서 육부에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2.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감정, 사유, 정서, 느낌, 감각, 지각 등을 포함하는, 뭐라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모든 걸 포괄하는 듯 애매한 개념이다. 또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온통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 예를 들면, 설레면서 눈물이 날 것 같고, 기쁘면서 두렵기도 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 않나. 아무튼 한의학 관점에서 본 ‘마음’은 기존의 서양의 프레임과는 다르다. 몸은 결국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몸이 바뀌지 않으면 정신도 바뀌지 않는다! 물론 서구철학자인 메를로 퐁티, 베르그송도 몸과 관련하여 마음을 설명했다곤 하지만...(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철학이 개념의 충돌을 통해 사유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면, 한의학은 몸과 사유를 함께 바꾸어내는 것.)어쨌든 여기서 몸은 물리적 몸을 의미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습관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습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번뇌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혼과백: 공영달 선생은 혼을 '기에 따르는 신', 백을 '형체에 따르는 영'이라고 했다. 혼은 대상을 예리하게 보고 사유하는 힘이라면, 백은 몸의 세밀한 작업을 관장하는 정신이다.)
 
<암송시간>
 지난 주 시성 샘에 이어 영희 샘이 몸소 오셔 강의를 해주셨다. 매주 세미나 시간에 선배님이 수업을 해 주시니 느낌이 새롭다. 우리는 수소음심경, 수태양소장경을 중심으로 함께 낭송을 했다. 더불어, 샘은 그 원리를 설명해주셨는데, 특히 유주를 외울 때 자주 나오는 한자들 - 循(따라감), 挾(끼고 돌아가거나 올라감), 却(물리치다), 臑, 肘, 臂 등을 짚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참고문헌을 물으니 <우리침의 원리와 운용>, <우리침뜸 이야기> 등을 추천해주셨다. 한의학을 공부할 때, 무엇보다 ‘추론’이 중요하다고 하셨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를테면, ‘수태양소장경’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태양의 寒水와 소장의 火가 만나면? 후덥지근한 여름날이 떠오르지 않나. 즉, 소장경은 습병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류머티즘 같은 것도 습병이란다. 한의학을 공부하기 위해선 암기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상상력”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글쓰기 수업>
 강학원 대표 훈남이신 문리스 선생님의 강의가 올 해도 돌아왔다.^^ 작년에 이어 재임용에 성공하셨다며 재치 있게 자기소개를 하셨다. 샘은 강의를 통해 양명에게 질문을 던지는 법을 몸소 알려 주셨다. 동양학, 아니 주자도 모르는데 왠 양명인가? 지금 현재, 내가 살아가는 데, 그리고 감이당 공부를 하는 데 양명은 어떤 소용이 되는가? 이 낯설고 심란해 보이는 이야기들이 내 삶과 고민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그것을 답해 가는 과정이 앞으로의 우리의 과제인 것 같다. 선생님이 제시한 키워드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을 적어본다.
1. 信心
 신심은 어디에 쓰이는가? 우선, 양명을 이해하려면 ‘신심’이 필요하다. 양명은 물음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당장에 답을 못 찾으니까 우리는 쉬이 의심을 한다. 믿음으로 극복하지 못 하면 결코 그를 이해하지 못 할 것이라는 경고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는 과연 성인이 될 수 있는가? 여기에도 ‘신심’이 필요하다. 양명에 따르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주자식으로 험난한 과정을 차례차례 밟아야 하는 게 아니다. 매 순간 될 수 있단다.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곰샘이 항상 강조하시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었다. 깨달음은 누군가가 승인해주는 게 아니고, 오직 자신이 매 순간 맞딱뜨렸을 때- 삶이라는 제약, 자기의 현장 안에서 ‘자기 실천’을 해 나갈 뿐이다. 그런데 양명의 ‘성인되기’는 어찌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말이다. 왜냐하면 나는 평소에 “머리론 그게 아니란 걸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돼”란 말을 입에 붙이고 사니깐. 그런 말은 소용없다고 이야기하는 양명의 매 순간, 열리고 사라지는 성인의 길- 그것이 궁금하다!
 
2. 강학의 분위기
 우리는 매주 비범한 작가들을 만나고 있었던 터, 나는 그 비범함을 지나칠 뻔 했었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점점 양명이 궁금해졌고, 가슴이 뛰었다.
 중국 전역에서 이름 날렸던 천재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그 존재에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기껏 아버지처럼 시시한 관료는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스승을 까무러치게 만들었고, 17세에 결혼식을 올리러 갔다가 도인을 만나러 옆길로 새질 않나, 뛰어난 문장 뿐만 아니라 말도 곡예사 저리가라 잘 타고, 활도 총쏘듯 쏘았다는 무사, 생기 넘치는 천재! 특히 양명의 강학 장면은 양명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전습록은 양명의 강학을 적어놓은 책이다. 문답 형식은 파격은 아니다. 하지만 전습록만의 특이점이 있다. 기존의 문답은 완벽한 스승과 완벽한 제자의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전습록엔 제자들의 태도와 강학 장면이 묘사가 되어 있다고 한다. 문답 사이의 여백- 그 안엔 웃고, 두려워하고, 환호작약 하는 등 정서적 교류가 이뤄지는 강학의 분위기가 담겨 있단다. 정제되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묻어나오는 분위기! 전습록의 문장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그 정서를 함께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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