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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샘 < 글쓰기 존재론> 수업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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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필벽성옥 작성일13-04-12 19:41 조회3,364회 댓글2건

본문

2013년 4월 11일 <목감 8강>
글쓰기의 존재론
 
고미숙샘 <몸과 인문학> 수업후기입니다.- A반 박성옥
 
1. 내 사상을 글로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봐야 내 사상이 뭔지를 안다.
공부는 공부하는 순간이 목표가 되어야지 다른 게 목표가 되면 그건 스펙이 된다. 매순간 긴장할 수 있는 축이 필요하다. 의역학은 물리학이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터득하는 거다. 기술지로 터득해야 물리학 이치에 도달한다. 그래서 의역학은 좋은 말 듣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외워야 한다. 잘 가르쳐 준다고 해서 잘 외우는게 아니다. 매일 외우는 과정이 있어야 공부의 강밀도가 유지된다.
비전은 멀리 도달해야 할 미래가 아니다. 지금 여기에 작동해야 한다. 미래를 앞당겨서 체험해야 한다. 글쓰기는 평론가나 작가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남이 봐서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자신이 정말 만족하는 삶을 사는지는 의문이다. 남이 봐서 별로 성취가 없어 보여도 자기 삶이 만족스러운 경우 진정 행복이 아닐까. 글쓰기 하고 드러낸 게 없어도 스스로 완벽하게 충만할 수 있다면 자기성취를 이룰 수 있다. 글쓰기를 군계일학으로 튀려는 수단으로 삼지 말고 대상화하지 말라. 조급해지지 말라.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글 쓰고 남에게 욕먹는걸 두려워 말라. 욕을 먹으면 마일리지가 쌓인다. 반대로 칭찬은 대출처럼 빚포인트가 쌓인다. 사유의 반전을 해야 의역학을 공부한 보람이 있다. 그렇게 글을 쓰고 책이 밥과 일치되는 순간이 오면,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인연과 만나게 된다. 글이 세상에 던져지면 ‘나’는 관계의 장에서 변화된다. 내가 관계의 장에서 어떻게 변할지 나도 나를 모른다.
 
2. 지금 자신의 문제와 직면하는게 글쓰기다.
최근 감이당 3학년인 정경미가 “활보활보”라는 책을 출판했다. 시인 지망생인 그녀는 10년 동안 시를 썼으나 등단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알바를 하면서 올린 블로그가 재미있어서 인기가 폭발했다. 아마 활동보조인이 쓴 장애인 얘기로는 유일할 것이다. 비장애인이 본 장애인의 세계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썼다. 신체와 신체가 결합하면 얼마나 유익한가, 정상인이 장애인을 울궈먹는 얘기를 솔직하게 써서 듣는 사람도 편안해진다. 문장력과 현장이 만나 상호작용을 하면서 책이 된 사례다. 이 책을 읽으면 글쓰기 테크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글쓰기는 자기의 무게중심이 있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 지금 자신의 문제와 직면해야 한다. 글을 쓰라고 하면 보통 추억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자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끌어오려고 한다.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을 끌어와 한탄이 다 똑같아진다. 슬픔도 모방한다. 남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는지 포즈를 흉내 내는 허깨비의 삶을 살지 말라. 남의 다리를 긁지 말고 지금 자기의 고민과 직면하고 정곡을 찔러라. 문제와 직면하는게 글쓰기다.
그래야 평범한데도 반짝 반짝 빛난다. 아무런 특별한 게 없는데 나만이 연출할 수 있는 독창성이 나온다. 엽기적인 얘기가 독창성이 아니다. 어떤 변태도, 어떤 끔찍함도 사드의 <소돔 120일>을 넘어설 수 없다. 이미 사드가 다 썼기에 엽기적인 얘기로는 더 이상 세상을 놀래킬 수 없다. 변태는 독창성이 아니다.
글쓰기는 단전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그래야 수승화강이 된다. 글쓰기는 리듬과 강밀도의 분포다. 강밀도의 분포는 표현형식으로 나타난다. 노래 부를 때 호흡과 박자가 맞는지, 연습부족인지 삑사리가 났는지 다 보인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의 내용으로 드러나는게 아니라 표현의 강밀도로 드러난다. 내가 어떤 글을 쓸 것인가는 내가 어떤 신체의 감흥을 가질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써봐야 나타나는 정서다. 정서와 사유는 오장육부에서 뒤섞여 만들어진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개의치 말라. 내가 글을 쓸 때 어떤 감정의 흐름이 있는가를 잘 관찰하라. 어떤 감정이 반복되는지를 보면 자신의 무의식을 알아낼 수 있다.
(글을 쓰려면 병증을 보인 사람의 예를 들어 설명함. 에세이 쓰는 날 허리를 다치더니 다음 해에는 평생 안하던 부부싸움을 해서 초토화되고 3년차에는 잠수를 타버린 사람이 있었다고 함.)
돈이나 지위, 자격증, 학벌과 상관없는 공부만 평화로운 마음으로 집중할 수 있다. 남을 이기려고 하지 말고 서로 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상생하기 위한 긴장관계이다. 스승과 제자는 은인이자 원수다. 스승은 제자를 피해 죽도록 도망가는 사람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제 내 존재는 글쓰기로 표현된다. 글쓰기와 나는 하나다. 글쓰기를 자기 존재의 중심에 놓는 워밍업을 해야 한다. 존재와 글을 오버랩시켜야 인문의역학적 글쓰기가 된다. 글을 쓰라고 하면 소질이 없다는 둥, 체질이 아니라는 둥,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 둥 핑계대기 바쁘다. 유학자들의 공부도 진지하게 도달한 게 아니다. 공부하다 기뻐서 뛰어오르는 환희지가 있다. 정주학의 정자(정이)의 형이었던 정호는 호방하고 지성적이며 다이내믹한 철학자였는데 자다가 벌떡 일어나 춤을 추었다. 여기서 “수지무지 족지도지”라는 말이 나왔다.(손이 춤추는게 무, 발이 춤추는게 도 => 무도) 논리적으로 깨닫는 사유와 정서적으로 편안한 즐거움이 합일해야 한다.
(목포 여중생 강연과 마곡사 강연 에피소드는 생략함 - 요지는 집중 안하는 청중 앞에서 강연하는 극한체험이 최고의 수행처라는 것.)
 
3. 부끄러움과 비판을 견디는 것이 수련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첫 번째로 부딪히는 장벽은 부끄럽다는 자의식이다. 금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더 세게 작동한다. 두려움 안에 부끄러움이 있다. 이것도 수행이다. 부끄러움이 지나치면 부질없는 자의식이 되어서 영혼을 갉아먹는다. 창피함을 견디는 것도 내공이다. 나도 대학원 공부하면서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경험했다. 그 정도로 기본기가 없던걸 견뎠기 때문에 버텼다. 지금은 만족스러운 강의가 안 되면 또 창피함을 느낀다. 목,화기 많은 사람은 수치를 툭툭 잘 털어내는 편이다. 아니면 공격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부끄러움을 털어내기 위해 강연을 하면서 수련을 한다. 글을 쓰고 남에게 비판받고 지적을 받으면 불쾌한 감정이 앞선다. 이것을 견디며 평정심을 갖게 되는게 놀라운 변화다.
대개는 생각으로는 인정하지만 감정은 안 받아들여져서 갈등하게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 공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만난다는건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하고 감정을 받아 들이는 것이다. 글쓰기는 나의 부끄러움과 대면하는 것이다. 내 몸과 직면하는 것이다. 나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견디는 것, 즉 비판을 견디는 것이 소통이다. 비판과 부끄러움을 견뎌내라. 경쾌한데 깊이가 있는 글을 써라. 글쓰기로 신체적으로 훈련한다.
 
4. 에세이 쓰는 구체적 요령
 
- A4용지 3~5매, 10포인트
- 기본제목 - 목요감성 1학기 에세이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날짜와 조, 이름.
- 개인제목 - 나의 글의 독창적인 제목 (예 : “내게 글은 밥이다” )
- 1학기 때 읽은 책을 많이 활용하라. 다른 데서 참고자료를 긁어오지 말라. 지금 읽은 책을 다시 읽고 인용하라.
- 자신의 글을 진솔하게 써라.
- <몸과 인문학>을 읽으면서 64개 테마를 가지고 어떻게 서론, 본론, 결론을 전개하는지 참고하라.
- 서론 : 리드글
본론 : 인용글
결론 : 새로운 문제 설정
- 연말 등용문 코스에 응모하라.<동의보감 에세이> <컬럼 동의보감>
1등 황금곰상 (1년 장학금+상금 200만원)
2등은 (1년 장학금+상금 100만원)
- 오탈자 개당 500원, 제출마감은 4월 17일(수) 오후 10시. 어기면 10만원 벌금^^
댓글목록

필벽성옥님의 댓글

필벽성옥 작성일

누가 생글 이신지 궁금했었는데 황샘이라는걸 오늘 알았답니다. 항상 애정 넘치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당. 쌤 에세이도 잘 읽었구요.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같이 공부하게 되서 영광입니다^^ 내일 뵈요.ㅎㅎ

생글님의 댓글

생글 작성일

에세이 과제를 할 때, 다시 읽고, 다시 읽고 하면서 많은 자극이 되었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올릴 수 있는지, 필기 기법을 과외받을 수 없을까요? 하하, 과외비는 넉넉하게 마련할 수도...헤헤. 이제 저도 막 에세이 올리고 이렇게 감사인사 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