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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에 아부 좀 했습죠. 두루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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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화노인 작성일13-05-11 00:43 조회2,8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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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피어나는 인문학의 향연을 신문에 담자!
                                                                                            김해숙
 이제 ‘인문학의 열풍’이란 말은 ‘익숙해도 너무 익숙한’ 말이 되어버렸다. 몇 년전부터 솔솔 불어오던 인문학의 바람이 이젠 뜨거운 배움의 현장이 되었다.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 박물관, 도서관 등에서 크고 작은 인문학 강연이 열렸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배움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공부의 맛을 본 사람은 안다. 배움은 반드시 더 깊은 배움을 원한다는 것을. 예전의 인문학 강좌는 대개가 기획강좌라는 큰 테마로 각각의 소제목에 맞는 강사가 한 꼭지씩 맡는 특강형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주제를 깊이 있게 연속적으로 알아보는 집중탐구 형식의 인문학 강의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청주시립남부도서관과 충북중앙도서관이다. 이 두 도서관의 인문학 강의 컨셉은 전국적으로 따져도 손꼽힐 만큼 선도적이다. 먼저 지난해 개관한 청주남부도서관의 경우. 이 도서관은 개장 기획 강좌로 서울 감이당 인문의역학연구소와 손을 잡고, ‘몸과 인문학-동의보감의 지혜 1,2,’를 봄 가을 12회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이 강좌는 일단 일반 시민들과 아주 친숙한 주제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허준과 동의보감’을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인문학’하면 어려워할만한 중장년층에게도 쉽게 어필될 수 있었다. ‘힐링’이 대세인 요즘의 추세와도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몸을 인문학적으로 살펴본다는 점이 시민들에게 ‘힐링을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보게 해 주었을 것이다.

 청주시립남부도서관은 올해도 이어 ‘인문학과 사주명리’라는 주제로 7회 강의를 진행 중에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남부도서관에 가면 음양오행의 원리를 깨우치고 명리학의 수식을 외우느라 여념없는 머리 히끗한 노년층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진정한 대중지성의 현장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강당의 좌석이 모자라 통로까지 보조의자를 빼곡이 놓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충북중앙도서관은 연 3년에 걸쳐 남산강학원의 인문학 연구 성과를 청주에 전해주고 있다. 내용은 인문학으로 세상읽기, 동아시아의 앎과 삶 사상, 철학과 미술 등이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진행중인 강좌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와 비극 그리고 철학의 탄생’이다. 이곳은 실로 ‘공주’(공부하는 주부) 들이 주수강생으로 사뭇 진지한 모습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 뒤늦은 질문 하나. 도대체 우리는 인문학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부동산도, 주식도 안 된다는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도서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속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절박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이미 10여 년 전 도서관 강연을 갈 때마다 느꼈다. 전국 곳곳에 도서관들이 있으니 밥 먹고, 책 보고, 인문학 강연을 듣는 시대가 왔다. 시민 개인으로선 천 억대 부자 못지않은 공공 저택을 가진 셈이다. 책을 보는 것 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더 좋은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인문학을 접하며 삶 전체를 보게 하는 통찰력을 훈련하는 곳, 도서관에 우리 사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국 도서관의 단골 강사인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의 대답이다. 이 지점에서 충청매일의 독자로서 한 가지 능동적인 제안을 하고 싶다. 이 대중지성의 향연을 독자들이 현장감있게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아니 신문으로 인문학 공부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각 도서관에는 독서동아리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회원들의 책 읽는 근력들이 사실 각 도서관에 인문학을 불러온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회원들은 도서관 사서들과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하다. 이 도서관 회원들을 신문 지면에 모시면 어떨까? 공부한 내용을 신문에 복습(연재)해 달라는 것으로. 원래 공부는 배워서 남주자고 하는 것, 또한 자고로 남을 가르치면서 배울 때 가장 공부가 잘된다고 했으니 신문사, 도서관, 그리고 인문학 수강생에게도 ‘일거삼득’이 되지 않을까?
                                                충청매일   2013년 04월 25일 독자권익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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