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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강의 후기 by 장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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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각통 작성일13-07-28 17:39 조회4,5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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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강의,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 아는 거라곤 ‘사상체질’과 ‘이제마’ 등 몇 단어 되지 않는데, 왠지 끌리더라구요. 방학 동안 3학년 선배들이 쓴 에세이를 몇몇 읽었는데, 장금샘의 이제마 사랑이 느껴지는 에세이를 읽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잘 읽었다’고 문자를 넣을 뻔 했다는! ㅋ
 
보통 대중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상체질’에 대해서는 3주 정도 지나야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만요. 이젠 그 정도의 기다림을 견딜 신체가 만들어졌다는 거. ^^ 이제마 샘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상의학을 완성했는지, 그 흥미로운 과정을 공부하는 게 어쩌면 더 큰 공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라 
사상의학이란 무엇일까요? 인간의 체질을 태양, 태음, 소양, 소음 네 가지로 구분하고, 체질에 따라 성격, 인간관계, 병증과 치료법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거죠. 솔직하게 고백하면 저는 이 말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위로받으려고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살다보면 불쑥불쑥 나쁜 마음이 올라오는데요. 그런 마음을 갖는 내 자신이 하찮고,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싶어 스스로가 싫어지곤 하는데요. 이제마 선생님은 자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이 나의 마음임을 인정하라고 합니다. (인정하면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내 안에 생기는 각각 다른 마음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결국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차이를 인정하게 되니까요. ‘내가 이러니 너도 그럴 것이다’라는 전제를 설정하면 바로 불통이 시작됩니다. 바로 그 ‘소통’의 지도를 알려주기 위해 완성한 책이 『격치고』이고, 『동의수세보원』되겠습니다.
 
생각을 전환해라
이제마 선생님이 사상의학을 완성하게 된 것은, 어쩌면 시대적 고민이 많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라는 개인에 갇혀 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죠.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란 화두를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을 관찰(통찰)했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도 일반화되어버리면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리죠. 말하자면 도그마가 되어버린다는! 해서, 이제마 선생님은 파격적 배팅을 시작합니다. “계속 그렇게 살아봐. 병에 걸려 죽는 건 시간 문제야. 그래도 막 살래?” 게다가 우리는 절대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경지의 ‘성인’도 오장육부만 가지고 있다면 다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몸의 원리만 따르고 살아도 성인이 된다는 것이죠. 이 채찍과 당근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이래서 ‘변주’란 것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곰샘이 말씀하시는 창의적인 글쓰기(말하기)도 이런 거겠죠. 사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의 핵심은 우주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인데, 우리는 여러 종류의 책을 읽고 있죠. 왜일까요? 어쩌면, 이제마 선생님처럼 파격적 배팅을 시도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근기를 배워라
이제마 선생님은 무사였죠. 그것도 아주 뛰어난 무사적 기질을 가진 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의사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무사와 의사! 이질적인 것의 조합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생각 역시 근대화의 산물인 것 같습니다;; 그는 민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란도 민란이지만, 또 다른 환란인 전염병을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그는 ‘이성구고환’이라는 약을 직접 처방해 나누어줍니다)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 그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윤리의 문제까지도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위태로운 조선과 병든 민중을 위해 동방의 무사로써 세상을 지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격치고』와 『동의수세보원』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격치고』란 것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죠. 무려 13년 동안 수정과 첨삭을 거듭한 결과물이에요. 그리고 1년 동안 ‘세상과 삶을 지킨다’는 의미로 『동의수세보원』을 썼습니다. 책 한 권을 13년 동안? 그 집중력과 끈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이 책이 비단 13년 동안 쓰인 거겠냐 싶습니다. 그러니까, 문제의식을 갖고, 관찰하고, 연구하고, 생각을 정리하기까지! 즉 책을 쓰기 전까지의 과정을 모두 합친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된 것이겠죠. 또한 이제마 선생님은 유불도 삼교회통은 물론 의학까지 섭렵했는데요. 이 모든 것이 질문을 위한 배움이었다고 하죠. 사상의학이라는 학문이 탄생되기까지 그가 보여준 몰입도! 그 근기는 우리가 이제마 선생님을 통해 배워야 할 또 하나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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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공부를 하기 전에는 ‘너’와 ‘나’를 구별짓는 이론(?)같은 것들에 쉽게 현혹되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혈액형이나 별자리, 띠별로 상징되는 이야기들에 적잖이 공감하곤 했거든요. 그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사람은 다 똑같다’는 전제 아래 있는 근대적 상황에서 ‘차이’(그것이 미세하다 하더라도)를 발견하게 되니 열광하게 되었던 거죠. 사상의학은 그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사상의학은 왜곡된 방식으로 계승된 거라고 하죠. 이제마 선생님은 ‘어떤 체질에는 뭐가 좋다’는 식으로 얘기한 적이 없는데요. 태양인이었던 이제마 선생님은 ‘내가 이 정도 말해줬으면 다음은 알아서들 하겠지’ 생각하셨을텐데, 오산이었죠. --; 지금의 수준은 이 정도였던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정이 좀 다르죠. 이 공부를 통해 오류와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는 사상의학의 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서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문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지만 입문하기에는 좀 어려울 수 있다고 한 여강출판사의 『동의수세보원』이 있구요. 을유문화사와 서문당의 『동의수세보원』은 그에 비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며 먼저 읽기를 권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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