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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후기(1조 이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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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신 작성일14-02-23 03:06 조회2,91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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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일시 : 2014년 2월 20일 목요일 4~6시

제목 : 고미숙 선생님의 글쓰기 강의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젼 열하일기>

글쓰기 첫 강의. 10시부터 좁은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지만 첫날의 긴장감 때문인지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조별로 암송을 했다. 1조에서는 사실 권석례 선생님이 암송 준비를 제일 잘 하셨는데 뉴페이스가 하라고 등 떠미는 바람에 마지못해 일빠로 암송을 하게 되었다. 곰쌤의 그게 최선입니까?라는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른 조는 어찌 그리 암송을 잘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열하일기>는 길 위에서 만들어졌음을 알리기 위해 구성된 책이며 암송을 위해 만든 책이니 보석같은 명문장을 외우라고 당부하시며 암송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말씀하셨다.

소리는 내 몸에 교감되어 여운이 남으며 귀가 살아 있어야 성인 군자도 되는 것이다. 지혜가 담긴 소리는 영성을 일깨워 주지만 반야심경이나 주기도문만 외운다면 공허해질 뿐 글쓰기가 없어서는 형벌이나 마찬가지다.

자발적 백수로 살았던 박지원에 대한 이해

사화는 18세기 역사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중 신임사화(경종-소론 Vs 연잉군-노론)는 당시 지성사의 양갈래를 만들어낸 원초적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경종은 신임사화를 진두지휘하여 노론의 100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이때 소론의 탄핵으로 노론이었던 김창집이 사사되었다. 김창업의 아버지 김수항은 이미 기사환국에 연루되어 죽음을 당했었는데 유언으로 '절대 미관말직 외에는 나가지 말라'고 했다니 그 심정은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김창집은 아버지 말 안 듣더니 결국 일을 당하고 만 것이다. 김창집의 동생들은 출사하는 대신 문장학에 힘쓰고, 중국을 다녀오며 연행록을 쓰기도 했다. 이후 연잉군이 왕이 되고 노론이 주류가 되었음에도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문장에 힘쓴 부류가 있었으니 천재였던 연암이 문장으로 승부하며 자발적 백수의 삶을 선택한 것이 이해되는 강의였다.

글쓰기의 길잡이 텍스트 <열하일기>

박지원이 열하를 갔을 당시는 44살로 이미 문장이 숙성하여 명문장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연암은 호기심과 대상에 대한 분별심 없는 관찰력(관찰을 잘해야 통찰력이 생김)으로 길 위에서의 매 순간을 살아있는 문장으로 경이롭게 썼기에 당시 기행글이 글쓰기가 된 것으로는 유일. 게다가 문체가 자유롭게 보이나 구성의 짜임새에 부족함이 없다.

<왕오천축국전>은 당시로서 대단한 여행이었으며 우리의 보물이긴 하지만 글쓰기로만 보자면 이 책을 발견한 서역인이 '절망적일 정도로 단조롭다'라고 할 정도로 당시의 여행기란 그곳의 풍물이나 정보를 알려주고 특이한 체험을 기록한 것인데 비하면 연암의 글은 감동적이고 에피소드가 다 살아있다.(포착력 생생)

글을 쓴다는 것은 체화되어야 한다. 생각하고 읽는 것과 쓰는 것 사이에 간극이 클수록 생동감은 사라진다. 연암의 여행기는 사건에 무르녹으면서 사유함에 있어서 내 철학을 부가해서 덧입히지 않았다. 또한 수레, 기와, 온돌, 말먹이는 법 등 문명을 본 것에 대해서도 요약 보고가 아닌 실용지식으로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는 어느 누구도 연암이 문장에 빠져 세상에 무관심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산의 경세가도 이에는 못 미치며 정조도 문체반정에 집착하여 벌을 주면서도 연암에게는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일하구도하기, 야출고북구기, 상기는 자기 존재와 우주에 대한 탐구로 모두 길 위에서 다 이루어진 것이며 그렇기에 생동감 넘치는 최고의 문장이 나올 수 있었다. 이 말의 뜻은 우리의 글쓰기도 우주의 이치와 내 삶의 이치를 반드시 연결해서 내 삶이 글로 나올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인 것 같다. 거창한 것만 사유하려고 하지 말고 사소한 것이라도 내 프레임으로 세상과 나를 연결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열하일기>에는 소설, 에피소트, 시트콤, 풍속, 사건이 다 있다. 이 모두를 자유자재로 구성였기에 <열하일기>는 그야말로 글쓰기의 길잡이 텍스트이다.

처음 쓰는 후기라 강의 내용도 정리가 미숙하고 또 나의 생각을 넣었다 뺐다 반복하다 결국 이대로 올린다. 누군가 '이게 최선입니까?'하고 물을 것 같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

댓글목록

카르페디엠님의 댓글

카르페디엠 작성일

후기 감사합니다.필기를 잘 안해서 까먹었었는데 기억이 다시 살아납니다

양파님의 댓글

양파 작성일

감사합니다.  엄마를 영원히 보내드리느라 수업에 못 갔는데 이렇게 정리해 올려주시니 현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장례식은  생생한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욕망과 갈등, 해결이 함께하는 장이었습니다.

단주님의 댓글

단주 작성일

첫 시간이어서 정리가 잘 안되던데 후기 올려 주셔서 도움이 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