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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내경 신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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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물 작성일14-05-17 11:28 조회2,2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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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의역학 2학기 2번째 수업 후기-동의보감 신형(身形)
 
드디어 동의보감입니다.
전 시간에 배운 대로 동의보감은 5편 106문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중 제일 첫 머리, 내경편을 여는 문은 신형입니다.
내경은 몸 안의 풍경이라는 뜻일텐데 신형이라니 이건 몸의 외형 아닌가요?
이런 의문이 들 법도 하지만, 여기서 신형이라는 말은 몸 안의 형상을 뜻하네요.
과감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신형장부도를 통해 우리는 동아시아인들의 인체관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유명한 글이 있지요. 사람과 천지자연이 어떻게 조목조목 상응하는지를
아름답게 설파한 손진인의 글입니다. 이 대목에 이르면 우리는 인체를 통해 세계, 나아가 우주를 이해하게 됩니다.
눈물 콧물이 생겨나는 이치와 이슬, 비가 내리는 이치가 하나라는 것!
하나의 이치가 우주 삼라만상을 관통한다는 인식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사람이 어디 우주 밖에서 똑 떨어져나온 존재일 리는 없으니까요.
주자가 사물을 관찰함으로써 이치를 알 수 있다고 했을 때의 전제 역시 같을 터입니다.
오늘 강의해주신 임경아 샘은 주자어류와 노자를 곁들여 동의보감을 읽어주셨는데요,
이런 횡단이 가능하다는 것이야말로 의역학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수업내용은 1.태어남 2.기의 성쇠 3.수명과 양생 4. 죽음,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역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우주와 인간과 병의 탄생입니다.
형과 기와 질이 순서대로 생기는 과정이 태역 태초 태시 태소.
사람은 태역에서 병은 태소에서 생긴다하는데,
이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는건 ‘병’은 우주적 기본 조건이라는 사실입니다.
생과 사를 분리할 수 없듯이 병도 역시 존재의 한 양식이라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생로병사라는 말에는 생명의 모든 상태가 담겨있군요. 새삼스럽습니다.
 
재밌게도 곰샘이 오전에 강조하셨던 메시지-욕망은 억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잘 살려면 욕망을 다룰 줄 알아야하며 그것이 도를 묻는 마음이고 양생이다-가
오후에는 임경아샘을 통해 변주되어 울려퍼졌습니다. 이건 우연일까요?
아뇨, 감이당 공부에서 양생에 대한 질문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도에 대한 질문을 수련으로 이어지고, 그 수련의 실천적 방법은 글쓰기. 이것이 우리의 강고한 원칙 아니겠습니까.
색기태, 폐기문. 태는 욕심거리가 생기는 곳, 문은 욕심거리가 따라가는 곳, 그 입구를 막고 그 문을 닫으라!
그냥은 안닫힌다. 글쓰기로 수련하라~^^
 
덧붙여 기억하고 싶은 한 마디는 형기정수요.
 형기(形氣)가 장수(長壽)와 요절(夭折)을 정한다라는 뜻이었구요(다 기억나시죠?^^)
이때 중요한 것은 형과 기의 조화입니다. 크고 작은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점만 명확히 알아차려도 쓸데없이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은 많이 덜어질 듯합니다.
불균형을 조건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살 것인가, 이것만 고민해도 한 세상이 휘딱 가겠습니다.
 
그나저나 수업을 듣다보니 ‘밀회’가 보고 싶어요ㅠㅠ 주자어류도 읽고 싶구요.
욕망의 문을 닫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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