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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론>3 차시 후기-선물의 시대를 공부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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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단주 작성일14-09-10 21:02 조회2,53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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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론> 3차시 후기

                               


선물의 시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모스는 공리주의와 자본주의와 볼세비키 혁명을 동시에 거부하고 상호 호혜적인 사회를 대안의 사회로 꿈꾸었다. 이것을 전제한 뒤 <증여론>을 공부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솔직히 난 이 책을 읽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문탁 선생님의 강의 후 내가 알고 있던 '증여'와 모스의 '증여'가 다른 의미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늘 앎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그것을 전복 시켜야지만 지혜의 샘물을 한 모금이라도 얻어 마실 수 있음을 깨친 시간이었다.

 

원시 또는, 고대의 사회에서는 교환 활동이었던 증여, 즉 ‘주고 받고 되갚고’의 선물활동이 총체적 사회를 구축하였다. 이것이 근대사회에 와서는 상품교환의 시장논리로 바뀌었다. 물론 모스는 실패한 시장논리로 보았지만. 선물의 사회에서도 시장은 있었다. 시장은 순환하게 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것은 교환하는 것이 낫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처럼 전체적인 의미는 아니었다. 특히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선물의 시대에는 물건의 인격성을 존중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물건은 상품으로서 유용성만이 남았을 뿐이다. 모스가 근대 이후의 시장논리를 실패라고 본 이유이다.

 

선물의 시대, 마오리족의 하우에 대하여 알아보자. 하우는 답례의 의무, 즉 되갚게 만드는 힘이며 모든 물건에 붙어있는 영적인 힘이다. 선물을 주고받았을 때, 그 선물은 탄생지, 숲과 씨족의 성소, 그리고 그 소유자에게 돌아오려는 속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물건의 순환, 즉 답례의 의무를 만드는 힘이다. 트로브리안드제도에서 발견되는 쿨라는 거대한 포틀래치이다. 여기에서의 화폐는 바이구아인데 하나는 조개껍질 팔찌 음왈리이며, 다른 하나는 자개를 가공한 목걸이 술라바이다. 음왈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술라바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원운동을 그리며 순환했다.  바이구아의 특별한 가치는 ‘기분이 좋아지고 용기가 생기며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는’ 화폐 이상의 가치라는 것이다.

 

바이구아의 가치를 통해 우리는 모스가 조개껍데기에서 금은으로, 지폐로, 신용카드로 바뀌는 화폐의 진화론적 도식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교환의 법칙에서는 상품이 등가일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일반적 재현물, 일반적 등가물, 모든 것은 화폐로 재현된다. 이러한 교환 법칙에 따라 현재의 화폐는 신적, 초월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금융자본주의, 신자본주의의 세계에서 왕은 화폐이다. 모든 것은 결국 화폐로 귀환한다.

 

문탁 선생님께서는 재능기부와 자선과 자원봉사에 대한 문제점을 던지셨다. 요즈음 미덕을 강요하는 매커니즘 안에서 많은 이들이 이것을 고민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기부는 좋다, 나쁘다로 해석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도 순환이다. 기부를 하기 위해서 소유와 축적이 필요하다. 사실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은 나누는 것이 아니다. 기부하는 자와 기부 받는 자, 이것은 또 다른 재분배의 사회를 낳을 뿐이다. 순환은 단절되고 이 속에서 계급이 탄생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문탁 네트워크에서 요즘 실험하는 것이 지역화폐이다. 문제의 초점은 순환이다. 그래서 문탁 네트워크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화폐의 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것은 관계를 묶어내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배타적인 사람과도 같이 갈 수 있어야 한다. 유용성의 교환, 사람의 교환, 기쁨의 교환이 분리되지 않는 사회, 이것이 모스의 이론이다. 또한 모스의 사물에 대한 태도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생활은 각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공통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지만 그 공동체가 유지된다. 관통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유용성과 즐거움이 포함된 화폐의 순환이 중요하다. 문탁 공동체의 실험 현장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4명 꼬맹이의 문탁 입성식 에피소드와 한 대학생의 스마트폰 사용법 강좌 에피소드는 지역화폐가 기쁨과 웃음의 교환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하는데 충분했다.  

 

어떠한 공동체이든지 유토피아는 없다. “이 산이 아닌가벼~”는 늘 우리의 삶의 방식이다. 늘 속고 속이고 속아주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니던가. 공동체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도, 어쨌든, 계속 가보는 거다. 교환이 아닌 선물의 방식이 존재하는 영역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그것은 활동일 수도 있고 물건, 사람일 수도 있다.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외부에서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장성이 부족한 모스의 이론은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계속 생각하고, 되살려서 또 오늘을 계속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모스에게서 배울 점이다.










댓글목록

고은비님의 댓글

고은비 작성일

추석 보내시느라 다들 즐겁지만은 않았지요?  명절에 혈연들과 만나 선물, 증여, 교환의 의미를 새삼 몸으로  느끼셨을거라 생각됩니다. 단주샘이 이렇게 정리까지 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뜻하지 않은 방학 만끽하시고 18일 날 뵈어요!

신도가님의 댓글

신도가 작성일

단주샘!! 이런 선물을 주시다니^^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생각할  거리를 마구마구 던져주신 문탁샘의 강의도 선물이요 이렇게 따박따박 정리해주시는 수업후기 역쉬 우리에겐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어떻게 선물을 해야 할까요. 질문에 대해 내 생각을 펼쳐보는 것...저는 무엇보다도'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은 나누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 말이 제 삶의 방식과 태도를 다시 한번 들여다 보게 하더군요. 음.... 어렵더이다. 계속 질문과 싸우면서 나만의 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아~~이번 밴드 글쓰기가 기대되네요. 학인들이 어떤 사유를 펼쳐내실지 ㅎㅎ
한주 쉬니 보고싶습니다. 담주에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