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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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7-03-16 22:10 조회2,046회 댓글1건본문
어제 1학기 5주차 수업이 있었지요. 올해 첫 수업을 한 것이 며칠 전인 거 같은데 벌써 한 학기의 반이 지났네요. 에세이를 써야하는 날짜도 살금살금 다가오고 ㅎㅎ.
1교시 글쓰기 수업 시간에는 오에 겐자브로의 『읽는 인간』에 대해 문성환 선생님의 강의도 듣고 토론도 했지요. 이 수업이 선생님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쌍방향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물론 매 시간 뭔가를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요. 샘들~ 올해 수성이 소수 정예로 꾸려지면서 받는 엄청난 혜택이니까 다시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맘껏 누려봅시다.
1학기의 글쓰기 주제는 ‘읽기란 무엇인가’이고 그것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잖아요. 지난 4주에 걸쳐 읽은 이반 일리치의 『텍스트의 포도밭』과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항의 인문학』가 워낙 어려운 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읽는 인간』이 읽을 만하다고 느껴졌어요. 오에 겐자브로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을 인용해서 ‘책을 읽는 행위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이드가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 문장에 담긴 사이드의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과정이 너무 흥미로웠어요. 『저항의 인문학』에서 사이드가 말하는 수용적 독해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2교시 낭송 수업에서는 『열하일기』를 낭송했지요. 감이당의 최고의 정전으로 확고히 자리하고 있는 책이죠. 열하일기는 낭송을 해보면 정말 명문장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요. 낭송을 부르는 글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감이당 짠밥이 쫌 되는 샘들은 모두 감탄을 하며 낭송을 했지요. 근데 정원샘은 공감이 안 된다고 아쉬워했어요. 사실 연암의 글들이 결코 쉽지는 않죠. 정원샘! 아마 박지원을 좀 더 진하게 만날 날이 있을 거예요.
3교시 의역학 시간에는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몸을 읽는 이야기인 『몸의 우주성』과 동의보감의 ‘신(神)에 대해 알아보았죠. 『몸의 우주성』에서는 동서양의 자연관과 인체관 차이를 설명했죠. 서양이 신체를 자기완결적인 하나의 폐쇄계로 본다면, 동양은 사람의 몸을 환경으로부터 분리함이 없는 개방계로 다룬다는 것. 자연관과 인체관이라는 말이 뭔가 거창한 느낌이라 일상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라 여길 수 있으나, 이런' 관점'이나 '시선'들이 바로 나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신은 몸의 근본 질료인 정(精)과 그것을 운용하는 에너지인 기(氣)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사는 작용은 신의 작용‘이고 ’형체는 신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몸도 삶도 어떤 방향성을 가질 것인가가 이것이 관건입니다. 우리가 감이당에 모여 공부를 하는 것도 그 방향성을 찾기 위함이 아닐지.
댓글목록
파랑소님의 댓글
파랑소 작성일
소임샘이 씨앗이시구나~
저 문득 지난 열하일기 낭송시간에 모두가 낭송할때마다 '캬~'하는 감탄사가 생각나 혼자 웃었어요ㅋㅋㅋ
책을 오래도록 보관한 오에 겐자부로가 떠오르네요ㅎㅎ
저희가 오에님은 이사를 안 간게 아니냐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