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성 수업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설 이후 두꺼운 옷을 입고 오리엔테이션 날 모였었는데 이제 다시 옷이 두꺼워졌습니다. 지금까지 달려 오시느라 수고하셨고 마지막까지 함께 잘 마무리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한낮의 우울』 마지막 수업으로 9장 가난, 10장 정치, 11장 진화, 12장 희망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있었다.

1．학습된 무력감: 어려서 저항할 수 없는 신체였을 때부터 성폭력을 당한 경우 이런 무력감이 학습되어 스스로 문제해결을 포기한다.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쳇바퀴 도는 삶을 살기도 하고 “장애”, “우울증”이라는 이름이나 진단을 붙이면 그 정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종종 갑질하거나 성폭행하는 상사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돌팔구는 없었을까 안타깝기도 했다.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인 우리 나라에서 우리는 어떤 학습된 무력감을 가지고 살고 있을까?

2. 우울증 진단:　우울증은 임신이나 다른 신체적인 질환과는 달리 정도의 연속선상에 있다. 조금 임신 상태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되지만 우리는 누구나 약간의 우울감이 있고 이것이 통제 안 되는 상태가 우울증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꾸 분할적인 사고를 하려하고 그것을 근거로 명확한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예로 검사 상 기준을 가지고 환자를 입원시키려 하고 정책도 이런 다양한 모습을 면밀히 보기보다는 이상 행동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거나 획일화된 호혜이다.

3. 뇌의 유연성：뇌의 비대칭성이 뇌가 작용할 수 기전이지만 이 유연성이 너무 지나치면 보통 사람보다 더 직관적인 반면 서양의 철학자들 특히 니체처럼 정신병을 가질 수 있다. 고흐 같은 예술가, 갈릴레오도 그렇고 이렇게 앞서 가는 뇌를 가진 사람들은 동시대에서는 낯선 사람들인 것 같다.

4. 산업화, 정보화된 사회와의 간극: 사회의 발전과 동떨어진 개인은 이런 지나친 정보들 때문에 오히려 현기증이 일어날 수 있다. 오창희 선생님이 예로 물건을 살 때의 수많은 옵션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노처녀였던 나로서는 선을 봤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른다. 우리 어머니는 처음 선을 봐서 아버지와 결혼하셨고 옛날에는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 단순하게 그냥 같은 동네 사람끼리 결혼해서 사셨는데 이러나 저러나 실패와 성공율은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전에 고미숙 선생님은 아프리카에 살아도 유투브로 전세계를 보고 비교하게 되니 젊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하셨다.

5. 우울증과 자신을 분리: 우울증을 자신과 동일시하니 자신을 혐오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이를 병으로 분리하자 스스로를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말기 암 선고를 받은 분들 중에는 종종 암이 그 분을 삼켜서 곧 돌아가시기도 한다. 통증이 모든 것을 마비시키기도 하고 그래서 자꾸 이런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이 필요한 듯하다.

6. 간기울결: 인생에서 아이부터 청년의 시기에 해당되는 치고 나가는 목기, 즉 간기가 통하지 않고 정체되면 스스로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리고 결정을 할 수 없다. 근육과 신경계를 담당하는 간이 작용을 못하니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고 우울증인 사람들이 안 움직이는 것 같다. 나는 일간이 을목이지만 간기울결의 증상인 스트레스로 답답함, 소화불량,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 같음, 잠이 오지 않음, 화가 풀어지지 않음 등이 있고 특히 아이에게 화를 내서 감이당에 찾아 왔다. 경금인 우리 아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새로운 상황이 되면 엄마 아빠에게 딱 달라붙어 안겨서 떨어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이불을 개야 되고. 아들과 이런 상황이 극으로 가면 나는 분노하며 고함을 지르고 아들은 울고불며 콧물 닦아라, 눈물 닦아라 난리다. 돌이켜보면 뭘 결정할 때 나는 일단 치고 나가는데 금 일간들은 이것저것 따지니 답답할 때도 많았고 나는 이것저것 제시해도 그 사람들은 결국 생각만 하다 안하거나 자기 생각대로 하니 갈등이 생겼다. 금극목이라 시간대로는 저녁, 가을, 중년기가 되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