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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차 1교시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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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츈쿠키 작성일19-03-04 12:22 조회1,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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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의 탐색

나는 올해 사주상 편관이 들어와 예기치 못할 일이 많이 일어날 걸로 예기하고 있기는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새해 벽두부터 그랬다. 명절을 끝내고 놀자고 만났으면서 친구와 한 탕 했고 며칠 전에는 발도 살짝 삐었다. 그래도 화성 개강은 봄이 오듯 어김없이 닥쳐와서 첫날 니체 강의를 들었다. 우리는 4학기 내내 서양철학을 공부할 터이다. 니체에서 푸코까지.

채운샘 강의를 들으니 니체야말로 우리가 예기치 못할 말을 쏟아놓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분 사유가 워낙 파격적이고 아포리즘적 글쓰기라서 어렵다고 오며가며 소문으로 익히 들었지만 막상 닥치니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다. 니체는 자신이 넘어선 것에 대해서만 비판했다고 한다. 그의 글은 한 때 나였던 것, 자신을 떠나오는 과정을 쓴 자신의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니체가 비판하는 것들은 19세기, 니체가 살았던 시대의 현상들인데 이는 거의가 우리가 현재 긍정하는 것들이다. 우리의 길을 밝혀줄 보편적 진리에 대한 열망, 빠른 속도에 대한 긍정, 부자가 되고 싶은 갈망, 누가 정해준 대로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등. 니체를 읽어내려면 나를 지배하던 이러한 사고를 내려놓아야만 하니 요즘 유행하는 싸움닭이라도 되어야 할 것인가?

그런데 우리는 니체가 살았던 19세기 옛날, 먼나라 독일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똑 같이 하게 됐을까? 살아온 역사가 엄청 다른데도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책으로 계몽의 시대를 우리는 함께 읽는다. 곰샘은 이 책에서 우리가 어떻게 서구의 사상을 체화하게 됐는지 그 기원을 기가 막히게 소개해준다. 주로 개화기의 대한매일신보라는 신문을 통해서이다. 예를 들어 니체 당시 독일에선 다윈이 진화론이 유행하여 발전과 진보라는 개념에 열광했는데 우리 신문에서도 다윈씨운운하는게 나온다. 나라를 빼앗긴 그 와중에 어느 사이에 당시의 첨단을 이렇게 빨리 받아들였는지 그 속도에 놀라게 된다. ‘물밀 듯들어왔다라는 수사가 흔한데 실감이 난다.

니체시대를 지배했던 사상이 그 시대의 여러 조건에서 탄생한 것처럼 우리도 시대적 조건에서 그것을 받아들였다. 즉 애초부터 있었던게 아니라 만들어진 것. 그러니 우리가 붙잡고 가는 사상들이 우리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붙들 필요가 없다. 이제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용법으로 쓰이고 있는지 그 기원을 우리는 앞으로 쭈욱 탐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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