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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소논문 과제3 -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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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서진 작성일19-11-04 21:47 조회8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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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우상

 

   나에겐 한동안 꽤 믿고 의지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내 인생의 롤 모델로 삼고 싶을 만큼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대가 깨지면서 나는 그 친구에게 크게 실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치 그 친구가 나를 속이기라도 한 것 마냥 나는 분해했다. 사실 그 친구는 내가 이런 감정의 기복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만든 허상에 나 혼자 북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인간관계에서 극단적인 면이 꽤 있다. 친정엄마와 한동안 연락을 끊은 적도 있고, 20년 넘게 절친이었던 친구와는 욱하는 마음에 절교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사건까지. 모두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나도 잘 따랐던 사람들인데, 공통적으로 나는 이들에게 피해의식이 있다. 그들이 나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억압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일방적으로 관계를 단절했고, 그럴 수밖에 없는 내 상황을 합리화하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설명하며 공감해주길 바랬다. 너한테 문제없다는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난 날 리드해주는 강한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었다. 위에 세 명도 나보다 우월하고 세다고 느꼈다. 그래서 좋았고, 그래서 또 싫기도 했다. ‘친구와 있으면 나도 우월해지는 느낌이 좋았고, 중요한 결정은 그들이 해주니 묻어가는 편안함이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그들에게 늘 당하기만한 것도 아니었다. 나도 할 말은 하는 편이었고 관계에서 내가 앞장서는 경우도 많았다. 난 근데 왜 그 모든 기억들을 하나의 감정으로 퉁치고 그 사람들을 몰지각한 사람으로 몰아야 직성이 풀리는지 모르겠다. 나의 관계 패턴에서 보이는 나의 진짜 욕망과 앞으로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지 생각해보고 싶다.

인용문

-약자는 기만을 일시적으로 기꺼이 감수하고 약간의 도취와 열광에 만족하지만, 전체적인 만족에는 결코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치유할 수 없는 불만으로 고통을 받는다. 게다가 이들은 진정제와 마취제로 위안을 줄 줄 하는 사람들의 후원자이기 때문에 성직자보다 의사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을 혐오한다. 이를 통해 이들은 현실의 궁핍이 지속되는 것을 견뎌낸다. (즐거운 학문, 99p, 24) : 맘속에 우상을 만들고 그에 열광하지만 그렇다고 그 상태를 지속적으로 만족하진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만든 허상은 깨지게 된다. 그런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상대가 부당함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찜찜하다. 이 반복적인 패턴에서 내가 문제 있음을 느끼지만 인정하기도 싫다.

-이제 사람들은 예전보다 고통을 훨씬 더 미워하게 되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그것을 더 나쁘다고 말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고통의 존재를 생각하는 것조차도 견딜 수 없게 되어, 그로부터 현존재 전체에 대한 양심의 문제와 비난을 이끌어낸다. (즐거운 학문,117p, 48) :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에 대해서 분노하고 비난한다. 그리고 그를 멀리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거라고 믿는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고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하려 했다. 그리고 나의 비난을 사람들이 동의해주길 바랐다.

-자신은 자신을 알림으로써 자기 자신을 털어버리고, 자신을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즐거운 학문, 336p, 351)

-환자는 자신의 쇠약함을 미덕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즐거운 학문, 384p 377)

-명령을 할 줄 모르는 자는 그만큼 더 간절하게 명령하는 자를 신, 영주, 신분, 의사, 고해신부, 도그마, 당파적 양심 등처럼 준엄하게 명령하는 자를 갈망한다. (즐거운학문,330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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