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금성 1학기 2강-1교시 후기] - 1조 박지은 > 금요 감이당 대중지성

금요 감이당 대중지성

홈 > Tg스쿨 > 금요 감이당 대중지성

서브배너_금성.png

[2023 금성 1학기 2강-1교시 후기] - 1조 박지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강 작성일23-02-27 21:12 조회539회 댓글5건

본문

 

읽기란 무엇일까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과제로 처음 읽었을 때 다른 철학서들보다는 비교적 쉽게 읽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철학서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정승연 선생님과 강독을 하면서 두 번째로 읽은 후에는 내가 뭘 읽은 거지?’하는 의문이 들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께서는 글의 뉘앙스를 해석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배경지식, 상상력, 감각을 총동원한 읽기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저는 소크라테스가 누명을 쓰고 법정에 섰을 때 어떤 억울함을 담은 비장한 어조로 변론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의 고발자에 대한 풍자와 능청스러운 유머의 뉘앙스가 깔려 있다고 합니다. ‘! 나는 읽기가 무엇인지 모르는구나!’를 깨닫게 되는 강독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변론에는 여러 담론의 모티브들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자신은 이 법정의 이방인이라면서 장터의 환전소에서 말하던 일상어로 변론하겠다는 부분이 나옵니다.(소크라테스의 변론,플라톤,,20p)말하는 형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모습에서 주체적 인간이라는 모티브를 찾을 수 있습니다.지혜로운 자들을 찾아다니고 그들에게 지혜가 없음을 밝히는 소크라테스의 행동을(소크라테스의 변론,플라톤,,28-30p) 근본, 본질주의의 모티브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소크라테스의 행동은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당연히 연결될 것입니다. 이 책은 플라톤이 썼으니깐요 (소크라테스는 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나에겐 지혜가 없다. 지혜롭다는 명성을 가진 자들에게도 지혜가 없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지혜가 없다는 것을 아는 내가 가장 지혜롭다는 논리는 정- - 합의 변증법으로 이루어진 구조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후기를 쓰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엉뚱하게도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2008)조커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조커소크라테스도 자신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소개합니다. ‘이방인’ (stranger)라고요. 둘 다 세상이 요구하는 형식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지만 한 사람은 성인이고 다른 사람은 악당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전파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소크라테스는 사론을 정론으로 만들었다는 누명을 썼지만 사실은 정론을 사론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조커는 세상이 망하는 것을 보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이 차이가 철학자와 악당을 가르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논리적 비약이 느껴지는 저만의 개인적인 상상일 것입니다. 앞으로 도반들과 선생님과 함께 읽어가면서 공통의 감각과 상상력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읽기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댓글목록

깨트린님의 댓글

깨트린 작성일

저 역시 읽기를 모르는 나를 발견하고, "재미있는 선생님과 함께 철학을 만나면 철학도 재밌구나."를 발견했던 흥미로운 시간이었네요. 소크라테스와 조커를 대비시켜, 철학자와 악당을 가르는 차이는 세상을 구원하느냐와 세상을 망하게 하느냐의 차이라는 말씀, 멋지십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도깨비님의 댓글

도깨비 작성일

이방인...이라는 대목이 저는 와 닿네요. 어떤 집단에서든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 쉽지가 않고 용기를 또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지만 또 매력적이기도 하지요. 새롭게 만나는 소크라테스, 정말 즐겁습니다. 같이 잘 만나봐요.... 2조 이경자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텍스트와 감응하는 읽기를 고민해보고 배울 수 있는 철학 시간이네요^^
글의 뉘앙스, 배경 지식, 상상력, 감각을 총동원한 읽기로
거듭나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잘 될지 모르겠지만요~~ㅋ
후기 글 잘 읽었어요~샘~^*^

비빌언덕님의 댓글

비빌언덕 작성일

강의를 들으면서 책읽기도 그렇지만 타인과의 대화중에도 맥락을 갖고 듣는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쉽게 말하지 못해 입이 무거워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 그래도 명쾌하게 말하는 소크라테스와 만나는 시간이 참 좋은것 같아요~^^

나영님의 댓글

나영 작성일

강의를 듣고 다시 읽으니 완전히 새로운 텍스트가 되어 버리는 마법을 저도 경험 했어요.^^  소크라테스와 조커라니 ~ 그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재밌는 비교/대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