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금성 3학기 연극수업 8주차 오후 수업 후기]-2023. 9. 15. 임지아

오후 수업시간의 시작은 4조의 연습이었다. 연극 선생님께서는 연기를 할 때, 단계적으로 감정 표현을 하고 다음 액션 연기로 이어지기 전 한 번 정지함으로써 시선을 모으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전체적인 연기가 잘 짜여 있으므로 그대로 익숙해지도록 연습만 잘 하면 된다고 하셨다. 임꺽정 역의 경자샘이 칼을 빼들고 호통치는 장면이 마치 10살짜리 사내아이가 칼을 빼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느낌이어서 귀여웠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네타는 모습을 연출해야 하는 어려운 연기를 끊임없이 웃으며 할 수 있는 종숙샘의 연기도 경탄을 자아냈다. 

2조는 에너지를 확장하고 배우들의 뒷모습이 관객에게 보이지 않도록 배우들의 동선, 위치, 소품, 퇴장하는 방식등을 잘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엔딩장면에서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시 대본의 수정이 필요한 건 아닌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현재의 대본상 이장곤이 선택한 내용이 무엇인지, 혹은 수모를 참아내는 이장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 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3조는 여러사람이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서의 동선이 숙달되어 있지 않아 연습부족으로 보이며, 애드립을 할 때 자신감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배우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무대에서 서는 위치에 주의하고 연극 진행이 빠르게 될 수 있도록 술상 등 소품을 준비할 때도 이동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5조는 대본의 구조가 다이내믹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며 동선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장면이 많아 암전을 많이 사용해야 하므로 극이 늘어질 염려가 있어 장면전환이 빠르게 될 수 있도록 극의 진행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고, 대사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또박또박 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카멜레온처럼 수많은 역할을 빠른 의상 전환으로 표시하면서 능숙한 연기를 보여주신 원정샘, 흥분하고 고뇌하고 화내야 하는 곽오주 되기의 어려운 연기를 잘 보여주어 감탄을 자아낸 은숙샘, 물만난 물고기처럼 즐겁게 연기를 즐기고 있는 경희샘,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경옥샘까지 그야말로 배우 4인의 모임이 5조인 듯하며 그만큼 연습도 많이 하면서 연극에 열중해 있는 샘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나기 전 각 조의 조장들이 제비를 뽑아 공연순서를 정하였는데, 5조, 1조, 6조, 3조, 7조, 2조, 4조의 순서가 되었다. 연극 선생님은 우리들의 공연일 전날인 10월 5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시간을 내서 감이당에 와 주시겠다며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봐 주기를 원하는 조는 와서 같이 연습해도 좋다고 하셨다. 공연 1주일 전이 정말로 중요하니 마지막에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을 연극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잊지 말 것, 대사가 어느 정도 숙달된 지금이야말로 여유가 생겼으니 자신이 맡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고 마지막까지 힘 놓지 말고 파이팅하자고 하셨다. 

다음 주에 마침내 연극 리허설을 하게 된다. 3학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감히 엄두도 나지 않았던 연극공연을 정말로 하게 될 날이 다가 오고 있다. 대본을 쓰고, 함께 연습을 하고, 고칠 부분을 찾고 서로에게 충고를 해 주고, 다시 수정된 대본을 잡고 연습을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서로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감정이 충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경험이 우리 각자 모두가 자신이 선 곳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기회가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알지 못했던 것을 보고, 생각하고, 자신의 영역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확장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연극공연을 잘 마치고 이 3학기를 잘 마무리할 때까지 우리모두의 화이팅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