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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금성 4학기〕 1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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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한일상 작성일23-10-23 22:06 조회188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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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금성/4학기/1주차 후기/윤원정/2023.10.23.

 

여기에서와 같이 거기에서도 그러하리라 

 

그 해 여름은 뜨거웠네~~!!!”

지난 3학기 연극 수업은 금성 도반들 모두에게 폭염 속에서 각자의 농도와 밀도대로 색다른 뜨거움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한 주 방학을 쉬고 2주 만에 만난 얼굴에는 나름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청춘의 지독한 사랑이 그 사랑의 깊이만큼 누군가에겐 오래도록 상흔이나 여운이 남는 것처럼 지독함의 정도에 따라 누군가는 말쑥해진 모습으로 또 누군가는 아직도 여진을 느끼듯 먹먹한 표정으로 4학기 첫 수업을 맞이했다.

그런 의미에서 4학기 주제는 적절하다. ‘죽음에 관하여 그리고 묘비명 쓰기

이제 여름의 농밀한 열기는 식히고 가을과 겨울처럼 수렴하고 응축해야 하는 시간이다.

언제나처럼 곰샘의 강의는 유쾌하고 유머가 넘친다. ‘죽음이 주제인 강의도 이토록 경쾌할 수 있다니 듣는 내내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하기야 소크라테스, 아인슈타인, 장자, 붓다 등 현자들의 죽음이 무겁거나 칙칙하지 않은 것을 보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의 이미지는 무지의 소산임이 분명하다. 깨알 유머와 해학 속에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1교시 오전 곰샘 강의를 정리해 보았다. 

 

죽음은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끊임없는 윤회의 세계를 방황한다. 그래서 정처가 없다.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면 조급하지 않을 텐데... 자신이 선택해 놓고 까먹는다.

나의 욕망, 나의 의식이 이런 몸을 갖게 했다. 결국 내가 나를 선택했다.

죽음을 넘어 불멸을 얻겠다는, 어떻게 하면 이 유한성을 벗어날까?로 모든 문명은 탄생한다.

윤회계에서 방황하는 이유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떤 삶을 향해 가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가 만든 것, 자업자득, 출구가 있는데 찾지 않는다. 우리 삶에 죽는다는 것, 죽음 설정이 없다. 내가 해체된다는 설정이 없다. 죽음보다 자명한 것은 없고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에 대해 너무 모른다. 윤회계를 방황한다는 것을 모르니까 이렇게 사는 것이다. 죽음을 탐구한 적이 없어서 삶을 모르고 또한 죽음을 모른다. 삶은 맹목적 욕망으로 살고 죽음에 대해서는 막연한 불안을 안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이란 어찌보면 증발이다.

티벳 사자의 서는 죽음에 대한 최고의 텍스트다. 죽은 후에도 계속 공부하라는 가르침이 신박하다. 곧 살아서 수행하라는 것이다. 죽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로 어떻게 살라가 결정된다.

여기에서와 같이 저기에서도 그러하리라힌두교 경전과 성경 잠언에도 나오는 놀라운 말이다. 삶의 원리가 죽음 이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이 보기에는 수많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야만 지구가 탄생하고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한다. 그러므로 나는 너무 소중하다. 죽은 다음에 무엇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 이렇게 충만하게 살면 죽은 이후에 뭐가 있다 한들 또 충만할테니까...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믿었고 더없이 충만하게 살았다. 스티븐 호킹도 원자로 해체되어 더 이상의 나는 없다.’고 말했다.

티벳불교에서는 우리가 죽으면 몸은 흩어지고 바르도체라는 의식체가 남는다고 한다. 이는 정신의 어떤 패턴인데 몸이 없는 것이다. 이것들은 허공에 강력한 에너지장을 형성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죽으면 끝이 될 수가 없는 것이 내가 너무 강력하게 까르마를 만들어 놓아서 그것이 무의식에 패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몸과 비슷한 형체가 되어 떠돌아다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없고 죽었구나를 자각할 때 굉장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염라대왕을 자기가 투영해낸다. 자기가 자기한테 엄청나게 벌을 준다.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저승이다.

티벳불교에서는 죽은 다음에도 의식이 살아있기 때문에 계속 수행을 해야한다. 이건 믿건 안 믿건 남는 장사다. 윤회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이 담겨있어 너무 감동적이다. 자궁에 들어간 다음에도 그 자궁에 대해서 애착이나 미움을 갖지 말고 그 자궁을 하늘 궁전으로 바꾸고 그 곳에 축복의 파동을 일으키도록 해라. 태어나면 잊어버리겠지만 그 의식의 정보는 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태어나든 영적으로 더 진화한 삶을 살 수 있다. 그것이 진화론과 윤회론이 결합하는 지점이다. 다윈의 진화와 티벳사자의 서에 나오는 윤회의 진화를 함께 보면 도움이 된다. 우리 안에 아메바부터 모든 정보가 다 있다. 진화의 프로세스다. 그런데 인간이 된 다음에 탐욕의 구렁텅이에 빠져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탈한 것이다

착각해서는 안되는 것이 나라고 하는 자아가 고스란히 윤회를 하는 주체는 아니다. 나의 많은 요소들이 흩어진다. 그래서 나는 새롭게 재편집이 되는 것이다. 지금 살아서도 똑같은 상태로 유지가 안되는데 자기에 대한 집착이 있다는 것도 비정상이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도 이미 다르다. 그런데 왜 죽은 다음에 똑같은 존재가 부활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부활론자들은 몇 살 때의 자기가 부활한다는 건가? 말이 안된다. 그러려면 우주가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까 한편으로 해석하면 이런 내가 고스란히 재현되지 않으니 심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고정된 자아에 집착하지 마라. 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영혼이 성숙하는 건 이런 자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그럴 때 그 자아는 분명히 나라는 존재를 총합적으로 통찰하지만 욕망에 끄달려가지 않는다. 욕망이 일어나도 지금 내 몸이 습관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구나 알아차리면 며칠 후엔 지나간다. 그런데 이런 식의 베이스가 없으면 욕망이 일어날 때마다 채워야 한다. 사유구조가 인간의 몸을 감당을 해야 인간계로 오지 않겠는가? 자기 에고에 갇혀서 개체적으로만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동물의 속성이다. 식욕 성욕은 동물의 속성인데 식욕 성욕의 과다는 인간밖에 없다. 이는 쾌락에 중독이 된 것이다쾌락을 끝도 없이 추구하는 건 인간 뿐! 동물은 개체주의, 인간계는 공동체주의다식욕 성욕에 탐닉하면 공동체에서 다 끊어진다. 공동체적 사유를 해야만 인간으로 태어난다.

  

죽음을 탐색하는 4학기 여정을 통해 생명이 약동하는 힘, 살 맛나게 느끼게 해주는 힘을 충전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강의를 듣는 내내 드는 신성한? 경쾌함과 웃음 때문일까 ....!?!?!

책장에 꽂힌 티벳死者를 뒤적이다 아래 구절이 눈에 들어와 옮겨본다.  

 

죽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과학이며 모든 과학을 초월하는 것임을 그대는 알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것이다. 영원히 살 사람도 없고, 또한 영원히 살기를 기대하거나 확신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죽는 법을 배울 만큼 지혜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너무도 적구나. 나는 그대에게 이 신비의 가르침을 주노라. 이 가르침은 그대 영혼의 행복에 큰 도움을 줄 것이고, 모든 아름다운 삶의 근본이 되리라.오롤로기움 사피엔티아14세기 (티벳死者, 파드마삼바바 지음, 류시화 옮김, 정신세계사, p8 )

 

 

댓글목록

jieun님의 댓글

jieun 작성일

고생많으셨습니다. 흩어진 이야기들이 선생님 후기 덕분에 정리되는 듯 합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댓글의 댓글 작성일

지은샘 댓글이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지은샘의 스토리텔링과 연기를 보고 반했던 1인이라서 약간 설렘~ㅎ
흩어진 이야기들을 정리해 맥락을 잡고 그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고 싶네요^^

김보성님의 댓글

김보성 작성일

이렇게 정리하는거 어려운 일인데... 고맙소! 윤원정선생님^^ 저는 요약정리를 잘 못해요. 선생님의 글 참고하며 자주 읽어 보겠습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렇게 정리를 안하면 주옥같은 2시간 강의 중 '가나안' '안나가' '믿습니다'...
이런 것만 기억하는 이 얇고 얕은? 기억력과 인식 수준 땜시 어쩔 수가 없어요~ㅠ
보성샘 같은 유연하고 말랑말랑한 문체가 매력있고 부러운데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건
내 무의식의 패턴인가 싶기도 하구요~~암튼 변용의 시간과 기회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