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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4주차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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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명2 작성일22-03-17 23:59 조회725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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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4주차 수업 후기]

 변용하다

 

주나미

 

 "참~ 나도 나다." 도구로써의 나를 버리고자 길을 나섰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온몸이 아픈 요 며칠이었다. 딸로써 엄마로써 교사로써 해야할 일이라면 힘들어도 버텼고, 해냈다. 하지만 뭔가 허전했다. 무엇일까? 무엇을 모르기에 이렇게 힘들까? 나는 그 동안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하나 둘 해보면서 일년은 쉬어보기로 했다. 공부하면서...온 우주도 나를 금성수업으로 이끌어 주었다. 그런데 습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 힘이 드니까 맘대로 안되는 공부와 맘대로 될리 없는 고등학생 아들을 탓하고 있다. 잘하고 싶은 욕심과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힘들고 싶지 않다며 투정을 부리다니 무슨 상황인건가.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딛었는데 머릿속에 이미 깃발은 꽂혀있다. 주어진대로 가면 될텐데...어려운 공부니 어려운게 당연하다하면서 그저 꾸준히 가면 될텐데, 아직도 요기밖에 못갔다싶으니 막막하고 열심히 하지 않는 나에게 화가 났다. 그랬었다. 요~며칠전에.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을 일치시켜야 안아플텐데...일상을 심플하게 운용하고 그에 적응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금성에서 일주일마다 환기를 하는 덕분에 시간이 빨리간다. 나눌 수 있도록 판을 벌여주시니 그 안에서 공감하는 마음들 덕분에 나의 변용의 장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은 몸이 지난주보다 덜 아프다. 잘하고 있다. 


1교시 : 1학기는 '읽기'공부로 서양철학사를 중심으로 한다. 뭉뚱그려 세상을 보는 나에게 필요한 세밀하게 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을거 같다.

  스피노자를 만나는 정군쌤의 수업은 재미있다. 금성게시판에 첫 정리문을 올리면서 기본에 충실했다고 나름 만족했었는데, 이번에 김보성 선생님의 정리문을 읽고 내것으로 이해하고 편안하게 풀어가는 글이야말로 장르에 관계없이 생명력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정군쌤 말씀처럼 큰 산을 겪어보니 맵집이 생긴 듯하다. 플라톤을 읽는 동안은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환영으로, 내가 닿을 수 없는 이데아를 완전한 것으로 바라만 보는 삶이 얼마나 부정하고 부족했을까. 플라톤주의를 뒤짚으려는 들뢰즈 편! 정도의 막연함이 남았다. '스피노자와 우리'는 한번을 읽고 두번을 읽고, 정군쌤 강의를 들으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자연에 속한 나와 모든 것들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용하는 그 살아있음에 벅차 오르기까지 하다. 

 

2교시 : 점심을 먹고 산책을 즐길 여유없이 낭송시간을 맞는다. 첫날은 잘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읽는데도 내 의지와 달리 속도가 빠르거나 목소리가 작게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한글자 한글자 집중하는대도 자꾸 틑린다. 글의 내용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점차 다른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내용이 들렸다. 4회차가 되니 내가 읽으면서도 내용이 들린다. 입에서 멤돌던 소리가 이제는 배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목소리가 귀로 들어온다. 

 

3교시 : 서양철학사 세미나 시간은 짧고도 길게 느껴진다. 발제하시는 선생님들마다 "사랑하게 되었다" 고백을 하신다. 아...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인데...사랑이라굽쇼? 유투브, 네이버 등을 통해 배경지식을 알고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책의 행간으로는 그게 그 얘기였는지 모르겠다. 영주쌤이 유려하게 정리해주신 니체를 만나니 좀 쉽게 다가온다. 책에서는 뭘 본건가 싶다. 그나마 키에르케고르는 호기심이 생겨서 도서관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을 빌려왔다. 암울한 가정사 속에서 느꼈을 절망에 맘이 쓰였던걸까? 아이러니라는 단어에 대한 끌림이었을까? 무엇보다 가명으로 책을 내고, 문학적 어조로 표현한 그의 글에서 독자들이 자신과 텍스트의 관계를 자유롭게 그리고 책임있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주관성이 진리다."라는 것을 보여준 부분에서 그의 글을 읽어보고 싶게 했다. 정원쌤의 발제해주신 질문에 대한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을 못들어서 좀 아쉬웠다. 내용을 정리해주시고, 질문을 던져주시면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눠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4교시 : 조별모임. 우리 조장님 아니었으면 어쩔번 했을까..꼼꼼하고 차분하게 정도를 이끌어 주시는 원정쌤 덕분에 긴장감 높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입을 떼봤다. 

댓글목록

오!늘~님의 댓글

오!늘~ 작성일

들뢰즈의 텍스트를 읽으며 '벅차오른다'는 주나미선생님의 고백! 와우~
그 감동이 저에게도 전해지길 바라게됩니다^^

잘견디자님의 댓글

잘견디자 작성일

이제서야 올리신 후기를 읽었어요. 차분하게 써내리신 글을 읽으니 후기란 이렇게 써야하는 거구나 싶네요. 저는 사실 부랴부랴 들뢰즈 책을 읽다가 시한에 맞추어 서둘러 올리다보니 마음에서 글이 우러나지 못한 채 억지로 쥐어 짜냈어요. 후다닥 숙제만 해치운 셈이라 아무런 느낌도 없는 글이 되고 말았더군요. 그래서 정작 제 글보다 주나미 선생님 글에 더 공감이 가네요. 몸이 아프셨었군요. 애써 마련하신 이 시간들 속에서 원하시는 것들을 찾아가시길 빌어봅니다. ^^

swalla님의 댓글

swalla 작성일

이제서야 올리신 후기를 읽었어요. 차분하게 써내리신 글을 읽으니 후기란 이렇게 써야하는 거구나 싶네요. 저는 사실 부랴부랴 들뢰즈 책을 읽다가 시한에 맞추어 서둘러 올리다보니 마음에서 글이 우러나지 못한 채 억지로 쥐어 짜냈어요. 후다닥 숙제만 해치운 셈이라 아무런 느낌도 없는 글이 되고 말았더군요. 그래서 정작 제 글보다 주나미 선생님 글에 더 공감이 가네요. 몸이 아프셨었군요. 애써 마련하신 이 시간들 속에서 원하시는 것들을 찾아가시길 빌어봅니다. ^^

이지연님의 댓글

이지연 댓글의 댓글 작성일

예전에 원래 아이디로 로그인이 안되어 새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새로운 아이디 로그인이 안되네요. 이게 무슨 정신 없는 변용인지. 아무튼 저 위의 swalla도 제 아이디입니다.

미란미란님의 댓글

미란미란 작성일

안녕하세요. 저는 2조 미란이예요 ^^  후기 너무 잘 읽었습니다 ㅎ 막연함 속에서도 우리 함께 재미를 찾아가는 게 너무 좋아요 ^^ 재밌고 힘든(?) 여정에 선생님과 같은 조여서 더욱 좋구요 ^^

김보성님의 댓글

김보성 작성일

주나미 선생님...

"나눌 수 있도록 판을 벌여주시니 그 안에서 공감하는 마음들 ..." 저는 이 문장이 참 좋습니다. 글을 읽을 때, 마음가는 문장을 보면 글을 쓴 사람의 그 이야기를 훔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판' 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나눔이 있어야 하고 공감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어색한 나의 행동과 마음을 누군가가 그 상황을 알고 살짝 내민 그 '무엇' 을 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판'이라는 단어 저는 꽤 좋습니다.^^

모닝빵님의 댓글

모닝빵 작성일

나미쌤~ 후기글 덕분에 저번주 각각의 수업에서 제가 느꼈던 분위기와 내용들이 환기되네요~~! 제 일상의 흐트러짐은 금요일을 기다리고 지나가며 정리되는데요, 샘의 글을 읽으며 이번주는 저번주와 어떤 다른 변용으로 참여할 수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