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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5주차 들뢰즈 강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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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늘NowHere 작성일22-03-23 18:11 조회2,106회 댓글18건

본문

 

 

금요 랭귀지 스쿨 /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강독_5회차 / 후기 / 220323 / !~

 

 

허구적이고 낯선 세계에서 연결되기

 -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6. ’ -

 

1.

 

흄의 경험주의에서 들뢰즈는 낯설고 허구적 세계를 발견한다. 그리고 경험의 세계를 들뢰즈는 낯설고 기묘한 허구적 세계인 SF소설에 비유한다.

 

우리는 흄에게서 마치 공상 과학에서처럼 다른 창조자에 의해 제시된 허구적이고 기묘한어떤 낯선세계의 인상을 받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이러한 세계란 이미 우리의 세계이며 또 이때의 다른 창조자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예감을 받는다. ”(p130)

 

 

나의 최애 SF소설은 아서 C. 클라크와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작품 초반부터 끝까지 자주 그리고 뜬금없이 검은 기둥 모노리스가 출몰한다. 작품 속 기나긴 과학의 시간들은 모노리스의 정체를 파헤치고 있다. 모로리스가 마치 인류 시작부터 완결되어 있었던 비밀 정답인 것처럼. 그러나 인류의 비밀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답을 찾으려 했던 인류의 노력 자체가 허망해 보인다. 그렇지만 작품 마지막에 탄생하는 생명의 메시지를 던지며 끝난다.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음악과 함께.

 

들뢰즈는 왜 경험의 세계가 낯설고 허구적이라고 표현했을까? 정군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적으로 완결된 체계를 갖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적으로 완결된 세계는 ‘AB이다로 설명될 수 있다. 따라서 완결된 정답이 있다는 것이다. 정답이 있다는 것은 오답도 있다는 것.(이렇게 되면 각종 오답들을 선별해야 한다는 세계관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본문의 예시처럼 피에르는 폴보다 작다고 할 때 피에르는 폴보다 작음의 이데아속성을 분유받은 것인가? 아니다경험의 세계에서는 ‘AB이다가 될 수 없다. 흄은 ‘A 그리고 B’로 경험 세계를 설명한다. ‘그리고로 연결된, ‘관계의 세계다.

 

2.

 

나는 내적으로 완결된 세계에서 답을 찾기 위해 살았었다. 목적론적, 결정론적 삶이었다. 직장에서는는 목표를 세우고 세밀한 전략을 짜서 실행했다. 마치 그 목표들이 정해진 정답인 것처럼 살았다. 종교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결정되고 예정된 삶에서 조금도 빗나가는 삶이 되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살았었다. 그러나 이제 답이 없는 삶을 산다. 이제는 답이 없는 사람들, 연결/접속하며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또 순간 순간에 변용하는 공부들을 만나게 된다.

 

매번 익숙한 것들, 항상 동일한 것들과의 답답한 반복이라면 그것은 죽음일 것이다. 들뢰즈가 표현했듯이 이제 낯섬을 받아들이려 한다. 매번 동일한 것을 만나지 않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이 낯섬이 이제 나는 반갑기까지 하다. 변화, 생성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가끔^^)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순간들이 아닌 낯설고 기묘한 세계에서 연결 또 연결되며 창조자로서 살자는 들뢰즈의 문장들을 가슴에 담는다.

 

 

 

- 이상 -

댓글목록

광명2님의 댓글

광명2 작성일

'나를 덮어주던 이불을 개며 새숨을 쉽니다' 아이들과 부르던 아침노래 한구절이이에요. 일상의 루틴 속에서 아침마다 새롭게 태어나고자 합니다. 오! 감탄하며 늘~ 변용하며 일상을 누리고 싶어지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나를 덮어주던 이불'과 '새숨', 와~ 멋진 표현이네요
내일 아침에는 이 노래말이 제일 먼저 저에게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영님의 댓글

아영 작성일

직장이라는 큰 울타리가 사라진 저는 철학책보다 더 낯선 일상에 변용적응 중입니다.
답알았던 것 같은 삶에서 답없는 것들에 대해...
그러나 답을 알기는 알았나? 하고 있습니다.^^;;
진솔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아흡아홉마리 양이 아니라, 울타리 넘는 변용역량을 발휘하는 그 한마라 양이시네요.
변용역량이 또 다른 울타리를 넘고 넘어 자유, 자유, 자유하시게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낯섬'을 변화와 생성으로 변용하시는 모습이 느껴지네요...
들뢰즈 속으로, 흄 속으로 들어가 감응하시는 결이 느껴져 감동입니다.

오!늘~님의 댓글

오!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서로 느껴진다는 그것이 더 감동이네요^^
감사합니다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작성일

정해진 정답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살았던 저에게 이제는 어느정도 정답을 등지고 살고자 금성에 노크를 했답니다. 이 또한 정답을 피하고픈 마음인가 보네요~^^ 후기 넘 잘 읽었습니다. 올 12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등지고','피하고' 사셨군요 ㅎㅎ
아~ 12월! 새롭게 변하고, 또 변해있겠죠?!? 좋네요^^

문순영님의 댓글

문순영 작성일

들뢰즈와 많이 친해지신 것 같아요~ 부럽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이쿠... 들뢰즈와 친해지긴요. 이제 첫 선을 보는 중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수경님의 댓글

박수경 작성일

'익숙함'의 편안함과 '낯섬'의 설레임속에서 이제는 나도 그 설레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나의 삶이 성장하고 행복해질수 있을거 같습니다. 좋은 후기글 읽으며 잠시 나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공감이 되시니 저도 좋네요.
같이 공부하는 맛이 이런거죠? ㅎㅎ

larabina님의 댓글

larabina 작성일

후기라 편하게 읽으려고 들어왔는데 또 뭔가를 생각해야 하는 느낌입니다.ㅋㅋ평소 별 생각없이 살다가 이렇게 낯선 환경이 또 있었을까 싶은데 순간순간 기쁘게 변용되는 탄력있는 삶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후기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미 낯섬을 느끼고 계셨군요.
저에게 '탄력있는' 피부는 더 이상 안되겠지만, '탄력있는 삶'은 저도 기대기대됩니다^^

박영주님의 댓글

박영주 작성일

우리들은 매번 예정 된 방식의 삶이 펼쳐질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변화가 일어나면 마치 방해받은 듯이 당황하며 반응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삶의 진짜 모습입니다. 내가 살아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죠~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격하게 공감합니다!
변화에 당황하지 않으려구요~ 사실 잘 들여다보면 변화뿐이 없는데 말이죠. 세상에 '동일'한게 한 개라도 있나 샆네요. 정말 동일한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잘견디자님의 댓글

잘견디자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로 체화해 들려주시는 말들이 제겐 책보다 더 감동적입니다.^^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에게도 '감동적' 댓글이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저... 이런 칭찬 멘트 매우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