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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클래식> 서유기 세미나 마지막 10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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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록머리 작성일14-03-21 18:35 조회3,36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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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로드클래식의 첫 번째 여행이 끝났습니다.
경전을 찾아 떠난 삼장밴드의 십사년 십만팔천리길의 대장정,
그 길 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면서 천태만상의 요괴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정과를 이루는 삼장밴드.
오합지졸에다 걸핏하면 짐쌀 궁리만 하던 그들이,  길위에서 우정을 쌓으면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과,
환상의 팀웍으로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 장면은 정말 멋지고 감동적이었답니다.
 
 
10권에서 삼장밴드는 가짜 부처요괴, 옥토끼요괴를 만나고, 또 ‘만명 스님 공양 이벤트’를 벌인 구원외 영감 탓에 도둑의 누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점점 지혜로와지고 신중해진 손오공의 지략으로 모든 미션을 완수하고, 드디어 부처님이 계신 영취산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81난을 겪어야 하는데 1난이 모자라서 그걸 마저 채우느라 물에 또 빠지게 됩니다. 삶에서 내가 겪어야만 하는 고난, 그것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없고 오롯이 나의 몫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에세이라는 고난이 곧 다가오지요.
곰샘 왈, “81난을 에세이 81번으로 하면 해탈하겠네”
 
 
해탈의 강을 건너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삼장, 이전의 울보 징징이와 대조적입니다.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징징이 캐릭터로 그려진 건 아니었을까요. 재주도 별로 없고 사건만 터지면 오공을 붙잡고 덜덜 떠는 한심한 스승. 그러나 삼장이 제일 잘하는 것은 바로 오래 앉아있는 것이랑 탑을 청소하는 것. 이번에도 삼장은 탑을 청소합니다. 탑을 한층 한층 쓰는 것, 그게 불심이자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곰샘은 말씀하십니다.
 역쉬! 청소가 제일 중요한 공부라고! (제가 이 말을 고딩 딸에게 했더니, ‘먼 듣보잡 소리냐’는 표정--;;)
 
 
96회에서 삼장 밴드는 구원외 노파의 변심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그 사건은 우리가 베푸는 ‘호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곰샘은 ‘천국으로 가는 길을 호의로 가득차 있다’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항상 모든 호의에는 ‘이것을 당연히 받아야 해’라는 마음이 들어 있는데, 그것은 타인에 대한 지배욕이라고 하셨습니다. 때문에 상대방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구원외 노파처럼 폭풍 증오를 보내게 됩니다. 우리가 매주 낭송하는 보왕삼매론의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를 연습해야겠습니다.
 
 
마침내 경전을 받는 순간, 아난 가섭 두제자는 삼장법사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경전을 공짜로 받아도 될법한데, 그냥 주지 않습니다. 곰샘은 그것에 대해 고난은 자기 '업'을 씻는 것이고 해탈이 그 대가라고 하셨어요. ‘고생했다. 얘들아~’ 이러면 모두 석가의 꼬봉이 되는 것이라고. 각자 부처가 되기 위해선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고요.(날로 먹으려는데 익숙한 우리들을 뜨끔하게 하는 말씀)
 
 
구원외 영감도 만명스님 공양해서 자기가 깨달음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복을 받고 생색내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했기 때문에, 요란한 잔치를 벌여 과시를 한 것입니다. 곰샘은 잘난척 하는 건 어떤 경우에도 의미가 없다고. 그럴 바에야 잘날 필요가 없다고 하셨어요. 우리는 부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대단하게 생각하면서 탐욕을 정당화하지만, 무소유의 끝은 가진 것을 다 주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갖는 것이라고, ‘세상에 증여할 것이 없는 것이 최고의 증여’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이자 숙제는, 왜 여자들은 이러한 모험이 가능하지 않을까 였습니다. 저팔계같은 후진 인간도 성불을 하는데, 왜 여자들은 길을 떠나지 못하는가. "여성들의 나약함, 그리고 인정욕망을 뚫지 않고 어떻게 후천개벽이 될까?" 라는 심오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서유기 세미나는 끝이 났습니다. 감이당에 넘쳐흐르는 여성의 한명으로써 이 숙제를 풀기 위해 공부해야겠다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좋은 일은 끝이 있고, 끝이 있음 좋은 것! 다 끝나니.... 좋구만요.
물론, 800쪽 짜리 <돈키호테> 두권이 앞에 놓여 있지만,
우리에겐 함께 길 떠나는 친구들과 곰샘 네비게이숑이 있으니, 일단 한번 가보자구요.
스페인으로요 ~~
댓글목록

곰말댁님의 댓글

곰말댁 작성일

10권짜리 이 여정이 언제 끝나나 했는데… 정말 끝이 왔네요…^^
멋진 제천대성, 멍텅구리 저팔계. 의외였던 사오정. 반전이 있는 삼장법사까지…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미쌤, 정리해주셔서 감솨해요~~

양파님의 댓글

양파 작성일

인정욕망은 인절미처럼 따라 붙죠. 안정미 샘의 후기 감사합니다. 다시 정리가 됩니다. 아아 ~ 후천개벽은 우리에게 먼길이겠지요. 그래도 스페인으로 떠나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