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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클래식>돈 끼호테 1권 두번째 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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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파 작성일14-04-06 22:03 조회3,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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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끼호테 1권 두 번째 시간 후기                                  박경옥
 
이야기가 지배하는 세상
두 번째 시간. 책이 두껍다. 내용 파악이 어렵다. 대책 없는 ‘돈끼호테’를 따라가느라 헉헉 거린다. 한번 읽고선 앞에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린다. 두 번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돈끼호테는 세상을 향해 떠나는 길에 객주집에 한 밤 자면서 기사서품을 받는다. 돌아오면서 또 객주집에 머문다. 돈끼호테가 머문 객주집. 여기서 사건이 일어나고 많은 이야기가 유통된다. 그 당시는 TV가 없어 객주집 저녁 식탁이 이야기의 중심이었으며 입체적인 3D처럼 여러 이야기가 펼쳐졌다. 사건을 겪은 놈들이 돌아와 그 사건에 대해 말하고 또 부풀려지고 퍼져 나갔다.
7C~ 14C까지 에스파냐는 무어인 지배에 있었다. 이슬람권인 무어인들은 거의 800년간 에스빠냐에 머물렀다. 그들의 조상은 비옥한 초승달지역(메소포타미아, 이집트지역.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나일 강을 끼고 있다.)에서 살았던 사람들로 최초의 농경민들이었고 고도의 문명과 종교를 지니고 있었다. 그들이 에스빠냐로 넘어와 가톨릭 종교를 위협한다
 
‘호기심 많은 시건방진 친구’이야기에 나오는 안셀모는 세상에 아무 것도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사람이다. 완벽한 신부, 마음 맞는 친구. 하지만 행복의 극단에 서면 다른 마음이 드는 걸까? 안셀모는 이 완벽한 상태에 머무르기를 원하지 않고 일을 꾸민다. 신부의 사랑을 완벽하게 확인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진다.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 것이다. 좀 더 강렬하게 살고 싶은 욕망은 파멸의 길, 죽음의 길로 달려간다. 곰샘은“ 중매결혼이 인류학적으로 가장 잘된 결혼제도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처럼 밍밍한 삶, 별다른 이벤트도 없고, ‘사철 발 벗은 아내와’ 같이 꾸밈없는 삶이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비결이란다.
이 ‘시건방진 친구이야기’는 소설자체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꾸민 것인지 모르게 하는 세르반테스 특유의 끼가 나온다. 이 소설을 통해서도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라이다‘도 ’안셀모’도 업(業)이 행동의 벡터다. 세게 달려가다 멈추면 끼익~하고 파동이 크게 온다. 인간은 전쟁 속에 살다 잠시 쉬고 있을 때가 평화를 맛보는 시간이다.
 
자본주의 이전엔 명예가 부(富)보다 중요했다. 돈끼호테가 명성과 명예에 그토록 집착한 이유는 명예에 따라 재물이 올 수 있기에. 지금은 재물이 기호화되었다. 숫자만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명예가 필요 없는 거다.
돈끼호테가 살던 시절의 귀족남성들은 상사병에 많이 걸렷다. 나이를 보면 사춘기인 16세~18세. 한창 몸이 근질거리고 물이 오를 때다. 그 당시 에스빠냐인들은 사랑에 실패하면 산으로 들어가 목동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평생을 목동으로 살았는지는 확인 안됨) 이탈리아 젊은이들은 배타고 바다로 나갔다. 그래서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민요가 생겼는지도.
 
소통부재
돈끼호테는 여행을 했지만 소통을 한 건 아니다. 돈끼호테가 신봉하는 중요 덕목인 명예, 친절, 이웃사랑은 기독교의 정서와 비슷하다. 그 기독교의 정서가 사단이 많다. 흔히 우리는 기독교나 기독교를 내세운 자선단체가 하는 일에 동조하고 봉사하고 기부금을 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볼 일이다. 동정과 연민으로 ‘도와 준다’는 발상이 그 사람에게 구원이 되나?
자선단체나 유니세프에서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홍보나 광고를 내보낸다. 아프리카의 배고픈 사람을 구할려면 단돈 1달러면 되는데 그 많은 광고비를 내는 대신 바로 그들에게 도와주면 안 되나? 몇 십년동안 자선을 베풀고 있는데 반복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 사람들에 대한 친절과 배려가 그 사람들을 더 소외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세상의 불의를 구한다는 돈끼호테가 하는 행동과 뭐가 다른가. 어쩌면 의사들이 국민이 모두 건강하기를 원하지 않듯이 불쌍한 사람이 계속 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일이다. 돈끼호테는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사고, 사고수습
돈끼호테는 가는 곳마다 사고를 치고 또 사고를 수습하느라 바쁘다.16C 에스빠냐에서 일어난 일인데 왜 이렇게 기시감이 들까. 21C를 사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지금은 존재 자체가 업(業)이 엄청 두텁다. 멈추고 비우는 것 말고는 없다. 정의와 불의를 나누는 것도 유치하고 무의미하다. 부시가 “ 이라크를 ‘악의 축’, 살상핵무기가 있다”고 밀고 들어 갔는데 누가 무기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가. 사람을 동요시키는 게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다. 따지고 따지면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키는 명분이 된다. 인간은 돈끼호테처럼 미쳐서 살다가 치매로 죽을 것인가?
 
 1권을 곰샘과 읽으며(위의 대부분의 말은 곰샘말씀입니다. 세미나멤버들의 말과 섞이는데  어떻게 정리하는게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 ), 책을 통해 우리가 좋다고 떠받드는 말들을 돌아 볼 수 있었다. 동정과 연민, 봉사, 친절이란 말을 다시 흔들어 보아야 한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친절인가?
 
 곰샘이 전하는  빠뜨릴 수 없는 Tip 하나 ; 우리는 다른 사람을 웃기길 원한다. 의도와 달리  웃음 포인트가 어렵다. 하지만 돈끼호테는 엇박을 치면서 미끄러진다.  상대방이 예상치 않는 말, 혹은 대답을 한다.예를 들면,  집으로 돌아가면서 '왜 돌아가는가'보다 소달구지에 천천히 실려가는 것이 짜증난다고 한다. 개선장군처럼 가고 싶었던 걸까 . 독자들이 생각 못한 부분을  건드린다.(근데 저는 이 장면이 웃음이 나지는 않았는데요 )
 
돈끼호테 2권에선 어떤 이야기, 인물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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