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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클래식> 돈 끼호테2권 첫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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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파 작성일14-04-09 20:44 조회3,0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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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끼호테2권 첫시간 후기      2014년 4월 8일   박경옥
 
 우리는 돈끼호테의 가능태이다
 
이번 시간엔 곰샘이 바쁘셔셔 우리끼리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시작했다.
돈끼호테가 날뛰고 미친 짓을 가능하게 한 건  주변사람들이다. 돈끼호테는 자기 신념에서 논리 구성이 안되면 마법사를 내세운다. 자기가 믿는 것에 대한 질문은 없다.자기 스스로에 대한 통찰이 없다.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집중력이 남다르다. 장금샘은 역학을 탐구하는 샘답다. 역학도 이치를 알아야 하듯 천지 자연의 원리를 알아야 하는데 돈끼호테는 오직  '기사의 명예'를 향해 달린다고 지적한다.  그 명예에 따라오는 부와 권세도  물론 욕망한다.
 
"카이사르에게 가장 좋은 죽음이란 생각지도 않은, 예상치도 않은, 갑작스러운 죽음이라고 했답니다.비록 하나님을 모르는 , 보통 일반인으로서 대답했지만 , 어쨋든  인간 감정을 허비하는 걸 막겠다는 뜻에서 대답을 잘한 것 같아요. ..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죽는 것 마찬가지이니 만사 다 끝난 거지요" (p309)돈끼호테도 이런 죽음을 원한 것일까. 세미나 멤버들은  죽음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누었다. 우리들의  죽음 ,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 가족들과 많이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가족 중에 누가 병원에 누워 응급한 상황이 되었을 때 우리는 손놓을 놓는다. 감정에 허둥대면서 의사가 다 결정하라고 맡긴다. 주체적인 죽음이 없어졌다.
 
산초는 성자나 사제가 되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명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돈끼호테도 인정한다. '우리가 다 사제는 될  수 없어 기사도가 바로 종교'라고 말한다. 서양 사람들은 늘 일에 목표를 둔다. 무엇이 되는 게 목표다. 동양은 자연의 도를 깨닫고 아무 것도 얻을 것 없는 단계, 즉  無得의 상태로 가는 것을 꿈꾸었다.  서양과  동양의 길 떠나는 출발선이 너무나 다르다.
『돈끼호테』는   이야기를 옮기고 이야기가 번져 나가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 당시  다른 세계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은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옛날 보부상도 여러 마을을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었다. 정보를 증식해가면서 흐름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야기는 도미노처럼 물리고 물리는 현상이 생긴다.
 
 돈끼호테가  주목하지 않는 여자들
산초 판사의 아내 떼레사 산초는 가장 분수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 " 당신은 무조건 살아야 해요. 세상에 통치자 자리가 그토록 많다 해도,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통치자 자리 따위가 없이도 당신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고, 통치자 없이도 지금까지 살아왔고 ,통치자 없이도 하느님이 부르시면 무덤으로 가거나  누가 데려가겠지요세상엔 정부나 통치자 없이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사람축에 끼지 못하거나 살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p84)"헉 이런 골수 무정부주의자라니! 식민통치를 했던 그 당시의 에스빠냐 사정을 생각하면 정말 혁명적인 내용이다.  떼레사만세!  자기가 없으면 이 세상이 못돌아갈 줄 아는 사람들에게 한방 크게 먹인다. 산초는 본인 욕망에 안 맞으면 이런 건전한 의식을 가진  마누라를 " 이리 와 봐  이 멍청아 ,이 무식한 여편네야!"라고 욕을 한다.
 
당나귀 울음사건으로 이 마을과 저 마을이 싸움이 나게 된 원인 제공자는  한 마을 의원의 여종이었다. 한 소녀의 속임수와 조작으로 나귀 한 마리를 잃고 나귀를 찾으려다  싸움이 나게 된다. 전쟁이나 싸움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거대한 명분같은 건 없다. 이 희한한 사건이 나에겐 제일 우습다. 똑똑한 여종!. 돈끼호테는 이런 여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늘 16세~ 18세의  가장 젊은 처녀들에게 꽃힌다. 최상의 미사여구로 아름답다고 치켜 세운다. 별로 와닿지 않은 낱말이다. 하지만 구술문화에선 비주얼을 보여줄 수 없으니 이런 말로  청중을 붙들어 놓았는지도!  
 
 욕망의 그물 바로보기
산초는 욕망이 세질수록 논리구성이 단단해진다. 돈끼호테와 욕망의 암수 한몸이 된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은 이런 욕망을 직시하는 것이다. 우리도 누가 명품백 산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다. 동조하고 부추기기까지 한다.  우리가 이런 대낮에 감이당에서 공부 하는 것은 돈끼호테식 행동과 닮았다. (남이 볼 때는 ) 공부는 다른 길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다.평범하게 사는 게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평범하게 , 담담하게 살기 위해 노력,노력하여야 겨우 욕망의 그물이 무엇인지 보인다.
 
현대의 가장 큰 미신은 보험이다. 보험회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담보로 끊임없이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한다. 사망 보험 때문에 가족간의 살인이 일어 나고 , 실비보험 덕분에(?) 우리는 과잉 진료를 받게 된다. 암에 걸렸다고 하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 보험금 얼마받았어요?" 이다.
산초는 섬을 통치할 욕망을 한다. 통치 제국과 미개인의  삶이 있어야  '내'가 더 빛나 보인다. 산초가 꿈꾸었던 건 그런 욕망이었을까.
 
마지막으로 정순찬샘은 처음엔 『돈끼호테』 읽기가 되게 낯설었다고 한다. 소설의 기본구도 즉 ,기승전결식으로 이야기를 읽어왔다.  2권에 와서는 세르반테스식 소설작법(아무 곳에서나 이야기가 얽히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구조)에 익숙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1권에선 돈끼호테는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신부와 이발사의 작전에 17일 만에 집에 돌아왔다. 1권은 좀 허망했다. 내가 막연히 아는 돈끼호테는 활약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2권에선 한달 후 그 방랑기사병이 도져   북쪽으로 나아간다.  의문이 생긴다.  방향을 바꾼 이유가 무엇일까 . 왜 시데 아메떼 베넹헬리라는 무어인 작가가  이 책을 썼다고 내세웠을까. 아랍인이 에스빠냐인들, 가톨릭인들에 대해 이토록 잘 알고 있었을까. 왜 세르반테스는 1권을 역사책이라고 자꾸  우기고 언급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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