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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클래식시즌2> 리얼한 현실 <대당서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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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파 작성일14-05-28 15:14 조회2,8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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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서역기>
 
로드 클래식 시즌2가 열렸다. 감이당 2층을 꽉 채운다. 로드에 꽂힌 것일까. 클래식에 낚였을까. 고미숙샘에 끌렸을까. 다음 책 <주석 달린 허클베리 핀>을 보면, 책에 이끌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즌1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다. 거기에 맞게 떡도 한~ 박스. 간식이 빵빵하다. 벼가 떡이 되는 만큼 시즌2 클래식 책을 읽고 변화할 수 있을까.
 
<대당서역기>는 정보를 기록한 책이다. 여행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어디를 다녀온 내용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사실만으로도 상상력을 많이 자극한다. 감이당 멤버들이 이번에 다녀왔다는‘ 샹그릴라, 차마고도’도 가보지 않는 이에겐 머나먼 이상향의 나라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여행 이야기를 일 년을 하고 책을 한 권씩 쓰는데, 이제야 이해가 간다. 압도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이다.
 
현장스님은 긴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대(大), 위대한 당나라의 업적을 본다. 대당의 업적이 삼황오제 때보다 더 크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다고 한다. 당나라 태종이 현장스님을 천축으로 보내 준 것은 아닌데 너무 오버 하는 것 아닌가. ‘대당과 견줄만한 나라가 없고 큰 은혜를 받은 자로서 쓴다. 이 기록을 통해 대당의 이름이 얼마나 크게 떨치는지를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을 비춘다. 다녀온 뒤 태종이 잘 해주었기에 이런 멘트가 나오지 않았을까.
 
이 책은 현장법사 본인의 이야기는 빠져 있다. 여행자가 겪은 일보다 그 나라의 문화와 지리, 전설, 이야기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현장스님의 꼼꼼한 관찰과 지적인 모습이 글에서 느껴진다. 지나가는 나라 사람들의 성정을 자세히 관찰한 내용을 보면 놀랍다. 카냐쿠브자국 사람들은 ‘소박하게 생활하며 아주 친절하다. 대개 단정하고 잘 생겼으며 옷차림이 화려하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일반 사람들이 하는 말도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깊은 견해를 보인다‘(88p)고 묘사한다.
 
<현장서유기>는 도둑을 맞고 힘든 일을 겪으며 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다큐로 만든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현장 스님이 오직 진리를 향한 항심으로 어려운 고난을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자 첸원중은 실력파 역사학자로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엮었다.
 
반면 <서유기>는 1500년대 명나라 때 쓴 책이다. 오승은이 민간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와 현장 스님이 여행 중에 겪은 이야기를 그 시대의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게 재미나게 썼다. 그 당시 민중의 상상력이 보태져 요괴도 화려하고 쎈 놈들이 이야기에 등장한다. 손오공이 거의 중심이다. 삼장법사 혼자 가기엔 너무 어려운 길이고, 서로 힘을 나누어 밴드로 협업해야 이룰 수 있는 어려운 길을 이야기로 잘 표현했다.
 
이제 <대당서역기>에 들어가 보자. 지금은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도에선 병이 나면 7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그 때 약을 먹는다. 죽을 날이 가까운 사람들이나 자기가 죽을 날을 미리 안 사람들은 죽기 전에 잔치를 벌이고 갠지스 강에 배를 띄워 한가운데에 투신한다. 지금도 이런 죽음을 맞는다면 미련이 없이 깨끗하게 갈 수 있을 텐데. 병원 장례식장엔 눈물대신 고함이 잔치 대신 유산 싸움이 넘쳐난다.
 
현장 법사가 부처님 경전을 찾아가는 길이라 석가여래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여래는 부처가 되기 전 여러 겁을 겪었다. 81난을 겪어야 겨우 구도의 길을 갈 수 있는 것과 같다.인과(因果)에 의해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육신의 고통을 다 겪어야 했다. 부처는 명상으로 고통을 완화한다. 신통력이 아니라 육신의 고통을 벗어나야 해탈이 된다. 부처가 열반 한 후는 더 이상 몸으로 윤회하지 않는다. 법신(法身)만 남았다. 부처와 중생의 차이는 부처님은 고통이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나, 중생은 고통이 오기 전 번뇌부터 일으킨다는 점이다.
 
곰샘은 이번 운남성 소수 민족을 찾아간 여행에서 느낀 점을 말해 주었다. 운남성에 가보니 자연이 너무 압도적이다. <대당서역기>에 보면, 용왕과 결혼하고 사자왕이 나오는 이야기가 결코 비유나 은유가 아니다. 강, 산이 너무 거대해 인간에게 개입한다. 우리가 보면 신화나 민담처럼 느껴지지만 리얼한 현실이다. 운남성 소수민족에게도 여러 신화가 있다. 나시족 신화에선 두꺼비가 하늘에 올라가 경전을 가져왔다고 한다. 우리의 인식과 달라 우리에게 맞춰서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된다. 나라가 크면 숫자단위도 크다. 동산이나 높아야 설악산 정도 본 우리 시각과 비교하면 호수는 바다 크기다. 미국과 중국 인도가 어떻게 한나라라고 할 수 있나 의문이 들지만 그들의 표상 안에는 가능하다. 자연의 심상이 그 곳에 사는 사람에게 투사된다. 그리하여 내세를 보는 관점도 다르다.
 
<서유기>, <현장 서유기>, <대당서역기>세 가지를 읽었다. 힘이 들어간 듯 노는 듯 다니는 삼장법사 밴드의 힘에 놀라기도 했다. 현장스님의 진리를 구하는 항심에 감동하기도 했다. 리얼한 기록이 또 어떤 울림을 주는지 보았다. 책 여행길에 붙잡혀 정작 여행을 할 시간이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읽을<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장난 아니다. 이 책은 동의보감보다 크고 두껍다 . 크기에  마음과 몸이 눌리지 않게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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