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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클래식시즌2]『 허클베리 핀』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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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파 작성일14-06-05 22:28 조회3,1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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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누구나 격찬하지만 결코 읽지 않는 책’이라고 했다. 홈쇼핑에서 구입한 민음사 전집, 고전 100권이 우리 집에 있다. 장식이다. 나에게 고전은 제목은 보지만 결코 읽지 않는 책이다. 물론 그 목록에 『위대한 개스비』,『톰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 다산의 『목민심서』도 당연히 있다. 가끔 먼지만 닦을 뿐 펼쳐보지 않는다. 애들이 10대 때 혹시 읽을까 하고 기대 했는데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는 읽어도 이 고전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제 20대 자식들에게 무엇을 권할 수 있겠는가.
이번 시즌 2에서 만나는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 』은 책이 너무 크다. 한 손으로 잡을 수도, 들고 읽을 수도 없다. 주석달린 책은 처음이다. 한 작품에 이렇게 친절하게 주석을 많이 달아야 하는가 의문이 생긴다. 궁금하면 네이버를 찾아보면 되는데.
그런데 발제를 할려고 자세히 보니 이 주석만으로도 모자란다. 미국사를 모르면 이 책의 이해는 어렵다. 세계에서 나일강, 아마존강 다음으로 큰 강, 미국의 31개 주와 캐나다의 2개주를 흐르는 미시시피강을 모르고선 작품에 몰입이 안 된다.미시시피란 인디언말로‘위대한강’이란 뜻이다.
흑인 짐과 백인 소년 허클베리와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허클베리 핀』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본명이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시시피강을 무대로 생활하고 뛰놀던 경험, 그리고 수로안내인 경험은 이후 트웨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과학과 발명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 니콜라 테슬라(발명가)와 교류를 했고, 직접 식자기를 발명하기고 했다. 진보주의 인사들과도 교류하며, 식민주의, 제국주의, 인종차별, 여성차별에 반대했다. 1835년 핼리 혜성이 올 때 태어난 그는 1910년 핼리 혜성이 다시 올 때 지구를 떠났다. 그는 혜성처럼 나타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유머와 지적 즐거움을 주었다.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은 미국인들이 마시는 콜라 빅사이즈 만큼 부피가 커서 부담이 된다. 작은 용량의 뇌에 더블 햄버거를 억지로 구겨 넣는 기분이다. 그 중 영양가 있다고 생각한 키워드로 정리했다.(물론 다른 부분도 중요하다!)
 
『허클베리 핀』의 탄생
마크 트웨인이 1876년에 자전 소설『톰소여의 모험』을 출간한다. 1840~50년대 미주리주 해니벌에서 보낸 그의 어린 시절에 겪은 사람, 장소, 사건을 깊은 애정과 함께 회고하고 있다. 비평가의 반응은 미미했으나, 이 작품은 곧바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후 톰 소여의 속편을 바라는 독자들의 성화가 어찌나 강력한지 인쇄된 답장용 편지지를 사용할 정도였다. 트웨인은『 톰소여』에 대한 몇몇 서평에 고무되어 '쓸모없는 부랑아 허클베리 핀'을 그려내고 싶어 했다. 이렇게 해서 『허클베리 핀』이 탄생하게 된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운명적인 여행을 떠나는 허클베리 핀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허클베리 핀』은 미국의 고전 중에서도 가장 큰 미움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따라서 가장 많이 논의 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책은 여러 사람이 만든다
원고는 마크 트웨인이 썼지만 1차 편집자는 그의 가족이었다. 그는 곧바로 이 원고를 '성실하고 명민하며 꼼꼼한 편집자'인 아내 올리비아 클레멘스에게 건네주었다. 그의 딸들은 그의 원고를 꿰뚫고 있었다. 일곱 살 때부터 편집해 왔기에. 그는 아이들과 아내가 원고에 대해 항의하고 삭제하고 속아 넘어가는데 재미와 즐거움을 느꼈다. 그의 아내는 모든 걸 직접 편집하면서, 그의 글에 명료성과 위엄과 유쾌함을 불어 넣었다. 올리비아는 남편이 특유의 거칠고 제멋대로인 유머의 대가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운 경건함'을 구사하는 작가로 알려지길 원했다.
트웨인은 자기 글에 대한 비판에는 일반적으로 겸허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친구 하우얼스의 문학적 조언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이나 단락 하나를 빼버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 물어보면 또 선뜻 그렇게 했다" 하우얼스는 교정에 있어서는 백지 위임장을 받았다. 그는 올리비아 못지않게 샌님 취향을 지녔지만 트웨인의 글에서 빼버려야 할 만큼 거슬리는 말을 별로 찾아내지 못했다.
톰 소여가 담에 회반죽 칠하는 모습의 표정 은 삽화가, 캠블의 작품이다, 그는 『허클베리 핀』 의 삽화를 맡아 까다로운 주문을 받아야 했다. 일부 세부사항은 묘사되어서는 안 된다. "헉 핀은 누구보다도 심성이 고운 녀석이며, 따라서 아주 착하고도 호감 가는 얼굴을 "그려야만 했다. 트웨인은 그에게 '역겨운 내용은 그림까지 그리면 너무 빤히 드러난다고 삽화에서도 암시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캠블은 본래 만화가였기 때문에,『허클베리 핀』에 수록된 대부분의 삽화에도 유머가 깃들어 있다. 그는 본문 중에 암시된 사소한 희극을 확장시켜 묘사하는 역량이 있었다. 캠블은 남부로 가 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의 성공으로 졸지에 남부의 지방색을 절묘하게 묘사하는 화가로 인정받았다.
트웨인은『허클베리 핀』의 출판은 그의 조카사위인 찰스L. 웹스터에게 맡겼다.
 
순회 낭독회
1884년 공황으로 타격을 입어 재정적 곤란을 타개할 방법으로 트웨인은 순회낭독회를 갖기로 했다. 경험 많은 대중연설가이자 자신과는 다른 심미적 감식안을 가진 조지W.케이블과 파트너가 된다. "저자가 지방을 돌면서 앞으로 나올 책의 교정쇄 일부를 읽어주는 행동의 부적절함과 기만성이 문학의 품위를 깎아 내리는 일"라는 불평을 들었지만 오히려 격찬하는 신문도 많았다. "트웨인의 목소리는 마치 찢어지는듯한 증기선 경적을 닮았다. 그는 느리고 정확한 발음에, 연신 고개 짓을 하고 무대에 서 있는 내내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있었다. 또 그는 결코 미소 짓지 않았다. "케이블 씨는 재기 있고, 감동적이고 ,특이하고 그로테스크하고, 부드럽고, 멜로드라마적인 모습을 연이어 보여 주었던 반면, 클레멘스씨는 나이 먹은 흑인 신사며, 독일어며, 나아가 자기 자신 같은 우스꽝스러운 소재만 갖고 웃기려고" 했다.
그러나 청중은, 특히 여자와 아이들은 그를 좋아했다. 백인은 물론이고 흑인도 강연장을 가득 매웠다. 관중은 낭독회에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그 낭독회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 4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허클베리 핀』의 훌륭한 광고노릇을 했다. 그는 낭독회를 하면서 글로 쓴 것을 치워버리고 모든 문장을 외웠다. 그 내용이 자연스럽고 쉽게 들리게 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그리하여 모든 관중은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매번 낭독이 하나 끝날 때마다 마크 트웨인의 이름을 연호했으며, 공연이 끝나고도 그를 결코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1895년에 60세의 트웨인은 빚을 갚기 위해 세계순회강연을 떠난다. 반응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 강연회는 마크 트웨인의 구체적인 명성을 드높여 주었다. 그는 1898년 빚을 모두 다 갚았다. 명예를 법보다 훨씬 엄한 주인이라’고 한 그는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독자들의 반응
트웨인은 가족에게도 견본쇄를 돌렸다. 그의 형수인 몰리는" 사투리는 물론이고, 그 배후의 도덕적 교훈을 아무 어려움 없이 계속해서 펼치는 걸 보니 정말 감탄스럽군요, 제가 보기엔 정말 생생해 보여요"라고 전했다. 형은 그 마을 아이들의 반응을 전한다.“ 그 집 아이들이 마루에 누워 책을 읽다가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는다는 거야.” 트웨인은 출간일 전 날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 독자들로부터 가장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책이었다. 마크 트웨인이 새로운 책을 쓸 것이라는 발표만으로 충분했다. 이 소식은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고 바로 그 순간부터 책을 기다렸다.
언론은 증정본을 거의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대중은 그의 책을 좋아했다. "나는 어떤 책의 최신 서평은 단지 같은 책의 '맨 처음'서평의 반복에 불과함을 깨달았다. 그는 고백했다. " 즉 첫 번째 서평자가 그 책에서 뭔가 칭찬이나 비난거리를 찾아내면, 최근 서평자의 기사에서도 새로운 것이 덧붙여지지 않는 채 그 내용이 고스란히 반복되는 것이다."이후 그는 신중하게 항상 친구 하우얼스에게 부탁해서 자기 책에 대한 서평을 맨 처음 쓰게 했다.
 
다양한 서평
대다수 언론사들은 결국 서평을 실었는데 ,그 반응은 적의와 격찬이 묘하게 뒤섞인 것이었다. 한 도시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조차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생명력과 극적인 위력이 가득 넘치므로, 독자는 저항하지 못하고 계속 읽어 나갈 수밖에 없으며, 웃느라 허비한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 서둘러 책을 읽으며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게 될 것" 이라고 썼다. <뉴욕 선>은 "미시시피 강과 꼬마 고집쟁이를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권위자"인 마크 트웨인이 자신의 신작에서도 " 감동적인 사건, 강변의 풍속, 인간의 본성, 언어학, 그리고 재미를 끝없이" 제공한다고 하면서, 이 책의 한 대목을 짧게 인용함으로써 그 논지를 뒷받침했다. " 허클베리 핀 같은 소년을 아동서도 아니고 성인소설도 아닌 책의 주인공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 이 세상에 마크 트웨인 말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 이 서평은 이렇게 반문했다. 한편, <뉴욕 월드>는 "40년 전에 살았던 비천하고, 저속하고, 비열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남부 촌놈" 에 관한 소설이 어린 독자들에게 사악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격렬한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93p) 물론 언론의 이 모든 비난이야말로 자충수 노릇을 했던 것이, 그로 인해 이 책은 더욱 명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에서는 브랜더 매튜스가 " 헉은 "미시시피 강 출신 어린이들의 풍속에 대한 걸어 다니는 寶庫이며, 그 풍속이란 한편으로는 백인 정착민들 사이에서는 전통적인 것이면서, 검둥이들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크게 영향 받은 것이기도 하다" 고 평했다. 또 " 그 어떤 유머 작가도 이처럼 예술적 자제를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허클베리 핀』에는 단순히 '웃기기 위한 내용'이나, 억지스러운 여운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 캐나다인들도 이 책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서
하지만 『허클베리 핀』은 시작부터 저주 받은 것 같았다. 3월에 콩코드 무료도서관은 최초로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 이 도서관 운영위원회중의 한 사람은"저자의 평판이 없다면, 이 책은 의심의 여지없이 격렬하게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이 작품이야말로 진짜 쓰레기다."라고 평했다. 금서 지정은 미국 전역 신문에 대서특필 되었고, 그 대부분은 이 책의 서평을 미처 싣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트웨인은 이렇게 반응했다. " 전국 방방곡곡의 신문에 실리는 최고의 광고효과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지 뭔가. 그 작자들은 '쓰레기에 오로지 빈민가용'이랍시고 『헉』을 자기네 도서관에서 추방했지.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로선 2만 5천부는 너끈히 팔게 될 걸세".
물론 옹호자들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은 이렇게 썼다." 이 세상에 농담, 그것도 마크 트웨인 같은 서사 기술의 달인이 하는 농담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대다수 독자들은 그보다 훨씬 기운차고 건전한 웃음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이다. "(106p)
 
전복적인 책
마크 트웨인은 훌륭한 사회비평가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신성시하는 것들을 마주 했을 때를 제외하면,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불손하게 행동 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트웨인은 개신교 가정에서 자라나며 느꼈던 본인의 갈등을『허클베리 핀』에 등장하는 마음과 양심간의 갈등 상황에 묘사했다. 『허클베리 핀』에서 그는 자연인이자 이상적인 낭만적인 영웅을, 즉 중산층의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인물이며, 결국에 가서는 ”문미영인(문명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야생으로 도망쳐야 하는 인물을 창조해냈다. ‘문명의 세무사항은 정말이지 비웃음을 사기에 마땅한 것이다.” 트웨인은 이렇게 믿었다. 꼼꼼히 읽은 독자는 지금 지키는 도덕이 지닌 역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으며, 스스로가 도덕적 이성의 분명한 지시라고 여기는 것이 시대와 장소에 뿌리 깊게 스며든 관습적 믿음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889년 미국인은 아직도 유럽의 영향이라는 멍에를 떨쳐버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는 자의식적인 문학,‘학구적인 ’산문이 가장 인정받았다. 그런 와중에 광대한 서부의 자연에서 자란 독학자, 미시시피강 서부에서 태어난 최초의 중요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등장했던 것이다.헉 핀이 구사한 당대의 입말은 고상한 멋이라곤 전혀 없었다.
 
미국식 유머의 거장
그는 1910년에 사망했다. 그는 『수수께끼의 이방인』에 쓴 것과 같은 신조를 지니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도, 우주도, 인류도, 세속적 삶도, 천국도, 지옥도 없다. 그 모두가 꿈, 그것도 괴기스럽고 어리석은 꿈일 뿐이다. 오로지 너밖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는 다름 아닌 ‘생각’일 뿐이다. 뜬금없는 생각, 쓸모없는 생각, 정처 없는 생각이 텅 빈 무한 속에서 버려진 채 헤매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슬픈 말년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중에게 마크 트웨인은 여전히 “미국식 유머의 거장”이며 “ 미국 유머 작가의 제왕” 이며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을 만들어낸 유명저자였다.
 
‘위대한 강’미시시피강의 하구는 일 년에 100m 씩 길어진다고 한다.『주석달린 허클베리 핀』은 우리에겐 어떤 이야기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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