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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클래식 2>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 세미나 후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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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파 작성일14-06-09 12:00 조회3,0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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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9일  박경옥
 엉덩이 힘으로 읽는 책
 
 “이렇게 주석이 많이 달린 책은 처음입니다. ” “방대한 주석도 주석이지만 미국 남북 전쟁과 노예해방 등의 배경지식을 알아야 더 잘 이해 할 수 있어요.”
“주석이 너무 많아 내용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요.” 주석이 많으니 영화 <황산벌>의 ‘거시기’같은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어요. 비밀 아닌 비밀에서 독자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는 틈이 없었다고 할까요.“ 거의 1000쪽에 달하는 이 책의 반응은 다양했다.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은 헉 핀의 자서전이기 때문에 헉의 언어로 썼다. 사투리로 쓴 것이다. 사투리로 쓴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내 가슴 한편이 편안했다. 서울 출신이 아닌 경우 이중 언어를 쓰는 기분이다. 최근 들어 미디어에서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늘었다. 희화화하거나 낮게 보는 차원이 아닌, 사투리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풍조라고 할까. 마크 트웨인은 일찍이 이 책에서 사투리를 썼다.
마크 트웨인은 파트너 케이블과 순회 낭독회를 전국으로 다녔다. 글로 쓴 것을 청중들에게 말로 해야 하기에 일주일 만에 다 외워서 듣기 좋은 버전으로 낭독을 했다. 감이당에서 곰샘이 책에 대해 말로 풀어주면서 나오는 쫄깃한 맛이 이런 느낌과 비슷하다고 박윤미샘이 말했다.
 
 박장금샘은 낭송콘서트가 기획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고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 묻는 사람이 많은데 낭송하기 좋은 고전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한다. 유럽에선 아직 동네 작은 서점들이 살아 있다. 저자와 독자들이 가까이 앉아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점에서 책 하나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책이 삶에 침투되는 현장이 되는 것이다. 『헉 핀』의 출판사 찰스L.웹스터 앤드 컴퍼니 사는 이 책은 “우울증 치료제”라고 장담했다. “포복 절도할 이야기에, 이 사회의 다양한 허점에 대한 익살맞은 풍자, 무엇보다도 우스운 묘사를 통한 모험”을 담은 책이라고 광고했다. “재미있는 책 한 권이 약보다 더 나은, 심지어 의사의 치료비 청구서보다 더 값싼 해결책입니다”(88p)
 
 또한, 이 책은 아이들이 읽을 때 기대하는 바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16세 이하의 소년은 책을 읽으며 모험을 , 그것도 아주 많이 기대한다. “ 아이들은 어떤 도덕이 제시되거나 심지어 암시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133P) 책은 저자의 경험으로 쓸 때 읽는 사람이 어떤 동질감을 느낀다.
안해숙샘은 마크 트웨인이 가족에 집착(스위트 홈에 대한 환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는 차라리 마크 트웨인이 그렇게 정숙한 여성과는 결혼하지 말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 (183p)하지만 가족은 그에게 큰 기둥이었다. 여행도 함께 가고 원고가 나오면 1차로 보고 편집하는 사람도 가족이었다. 클레멘스는 어릴 적 떠돌이 생활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인지 큰 저택을 지었다. 집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써야 했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다. 그 집을 피해서 작은 오두막집에서 글을 쓰기도 한 걸 보면 무리한 일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체제화된 사회에 낄려면 가족이 있어야 하는 걸까. 트웨인은 스위트 홈과 야생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려고 하지 않았을까.
 
 작품에 나오는 헉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나도 믿지 않았다. 좋은 집을 원하지 않고 자기가 머물던 오두막에서, 아버지에게서 탈출한다. 하긴 맨 정신에 자식을 패는 아버지 밑에 사는 게 뭐가 좋겠는가.
헉은 미시시피 강을 따라 내려간다. ‘영웅은 뭔가 훌륭한 목표를 위해 모험에 나서지만. 악당은 대개 허약한 신체를 지녔기 때문에 기만, 사취, 절도를 통한 재치를 발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피가레스크 소설은 대개 1인칭으로 전개되며 ,에피소드식 줄거리를 지니고 사회의 여러 층을 풍자한다.『 허클베리 핀』에서 트웨인은 길 대신 강을 선택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외관상으로는 어떤 동기 ,도덕, 줄거리 모두를 포기한 셈이다. 이처럼 일관적이지 못한 구성으로 인해 , 이 작품은 훗날 그 안의 상충되는 주제에 관한 일련의 반복과 변이로 이루어진 수많은 해설을 얻게 되었다.’(217P)
 
 이 작품은 느슨하고 사건이 주를 이룬다.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건 독자의 몫! 다음 시간엔 또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엉덩이를 붙이고 밖에 나돌아 다니지 않고 300p읽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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