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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세미나 시즌3> 8월 18일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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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깜봉시연 작성일14-08-21 19:07 조회3,0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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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클래식이 벌써 시즌3를 달리고 있다. 서유기를 시작으로 돈키호테, 대당서역기, 허클베리핀, 걸리버여행기, 열하일기까지 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만났다. 그동안 제목만 알고 있었을 뿐이였다는 것을 책을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직접 읽어본 책들은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 편견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도 꽤 기대가 됐고 첫 책인 동방견문록은 그 기대를 채우고도 남았다. 왠지 딱딱할 것만 같고 어려울 것만 같았는데 의외로 친절(?)했다. 우선 마르코폴로의 내력부터가 이야기꺼리다. 1260년 그의 아버지 니콜로는 마르코 폴로가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동생과 함께 베니스를 떠난다. 해외무역을 하기 위해서 콘스탄티노플에 가려고 했던 것이 가다보니 몽골까지 가게됐다. 그렇게 오고 가기를 15년. 그사이에 마르코폴로는 15살이 됐고, 엄마는 돌아가셨다. 고아가 된 그에게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동방견문록은 여행기니깐!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몇년만에 돌아온 아버지는 몽골의 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떠나야한단다. 길떠나는 아버지와 숙부를 따라 마르코폴로의 여행은 시작됐다. 3년 6개월을 길에서 보내며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것이 '1편 서아시아와 2편 중앙아시아'다. 그 사이 몸이 아파서 어딘가에서 1년동안 요양을 하기도 하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마법같은 이야기들을 주워들었다. 마르코폴로가 아시아에 왔던 시기는 쿠빌라이칸이 세운 원나라가 강력한 세력을 자랑하던 때다. 마르코는 쿠빌라이칸의 사신이 되어 동방 곳곳을 여행하고 거기서 보고 들은 것들을 칸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보내기를 17년,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니 칸이 너무 섭섭해 하더란다. 이야기를 마르코폴로만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없다며 계속 자기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물론 마르코폴로가 한 말이니깐 진실은~~ 믿거나 말거나 아닐까^^ 이어서 대칸의 수도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것이 동방견문록 3편이다.


이번주 우리가 읽은 부분은 여기까지다. 서편과 1, 2, 3편에는 마르코폴로가 여행을 하게 된 배경과 출발, 대칸의 수도에서 있었던 일들이 담겨 있다. 재미난 이야기 몇가지를 말하자면 펨의 풍습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중앙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작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남편이 20일 이상 여행을 떠나면 그 즉시 다른 남편을 맞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럼 남편은? 남편은 당연히 어디를 가나 부인을 취할 수 있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알 수 없는(부러움의?) 탄성을 질렀다. 이곳은 어뒤?

 

   이런 파격적인(우리의 시선에서 보자면) 생활방식을 선택한 것은 손님이 찾아오면 부인을 선물로 내놓는 부족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부족과는 다른 씨를 받아서 종족을 번식시키려는 지혜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것. 그들은 다른 씨를 받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찾아서 그런 문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지금 우리의 가족 문화 역시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의 가족 삼각형이 절대적인 척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만 해도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여행기를 읽는 묘미이기도 한 것 같다. 하나의 길 하나의 척도가 아니라 천개의 길, 천개의 척도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아는 것 만큼 자유롭기 위해.^^

  우리를 놀라게 한 또 하나는 13세기 유목민들의 칸이 너무나 어질고 현명한 정치를 편다는 것.


만약 지위나 살림이 괜찮았던 어떤 가족이 불행을 당했거나 혹은 병으로 일할 수 없게 되어서 어떤 종류의 곡식도 수확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 그는 그런 가족에게 1년 내내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지급하도록 한다. 그러면 이 가족들은 궁전 안에 위치한 별도의 관아에서 대카안이 행하는 모든 지출을 처리하는 관리를 정해진 시간에 찾아가서 각자 전년에 생계를 위해 얼마를 받았는지를 적은 증서를 내보이고 그것에 따라 그해의 분량을 지급받는다.(동방견문록286쪽) 


 

유목민은 왠지 거칠고 무례할 것만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탓인지 지도자가 이런 자선사업을 한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졌다. 한차례 놀라는 학인들을 보신 곰샘은 더 놀라시며 원래 군주가 하는 일이 이런거라고. 이런거 안하면 군주가 어떻게 자리를 보존하고 있냐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만나는 정치인들을 척도로 그들을 평가하지 좀 말라고 당부하셨다. 맞다. 우리의 척도로, 그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 그것을 멈출 수 있을 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더 잘 보일 것 같다. 오늘의 깨달음이 우리의 시선을 조금 다르게 해줄런지 이어서 만나게 될 동방견문록 2탄에서 확인해보자.


세미나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아무 형식 없이 쏟아져나왔다. 마음에 드는 구절, 놀라운 이야기, 풍습, 질문들을 자유롭게 나눴다. 세미나의 즐거움은 이렇게 신나게 웃고 떠드는 것. 공부가 곧 즐거움인 세상, 세미나 ㅎㅎ

그리고 세미나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 간식

오늘의 간식은 동글동글 한입에 쏙 들어갈 수 있는 고로케와 참외, 그리고 씹을꺼리 과자 3종세트.

씹을꺼리와 읽을 꺼리, 말할 꺼리가 또 3종 세트.

요 삼종세트는 다음주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시즌의 멤버는 모두 20명+두명의 반장+곰샘=합이 23명이다.

이번 세미나로 감이당에 새롭게 접속하신 분들도 꽤 된다. 남자선생님도 한분 들어오셔서 정순찬선생님과 정환이가 든든할 듯하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두들 쭈욱 함께 가시기를 기대해 본다.


8월 25일 발제와 간식: 시연과 깽금언니

읽을 부분: 동방견문록 끝까지

그럼 모두 다음주에 뵈요~제발

이상 8월 18일 세미나 후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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