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들] 신은 내 안에 있다 > 세미나

세미나

홈 > 세미나 > 세미나

[스누피들] 신은 내 안에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송씨 작성일14-10-13 12:16 조회4,163회 댓글0건

본문

 

스누피들 첫 모임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긴장한 나머지, 후기에 대한 얘기를 놓쳤는데요,
발제자가 후기를 쓰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일단 저부터~
 
스누피.JPG 
 
자기소개 겸 <에티카>를 처음 읽은 소감을 돌아가면서 말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들 "이건 뭥미?" "멘붕!!"을 외쳤더랬습니다.ㅋㅋ
어느 분의 말씀 "저기..세미나는 원래 이렇게 모르는 채로 하는 건가요?"
어찌저찌하여 일단 본격적으로 세미나를 시작했는데,
과연 세미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 스누피들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우리의 목적지는 에티카의 정리 14였습니다.
정리 14 : 신 이외에는, 어떠한 실체도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파악될 수 없다.
한 매듭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정리 15 : 존재하는 것은 모두 신 안에 있으며, 신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도 또 파악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온 우주는 다 신으로 꽉 차있다! 신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도 없다!
이게 스피노자가 처음으로 내뱉고 싶었던 말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이 당대에 던져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스피노자가 이 말로 깨부수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에티카>는 신에서 시작하여 왜 인간의 자유로 나아가는 구성일까요?
그 무엇보다 스피노자는 왜 듣도 보도 못한 이런 기하학적 글쓰기 방식을 택했던 걸까요?(마지막 질문은 좀 절규에 가깝습니다.(ㅠ_ㅠ)
 
'이것저것 캐묻는'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는' snoopy라는 뜻에 걸맞게, 질문들도 많았습니다.
정리 15번을 읽다보니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정리 15 주석 : 신이 인간처럼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한 수동적 감정에 의해 지배된다고 허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신에 대한 참다운 인식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이미 증명된 것에 의해 충분히 입증된다.
 
스피노자의 적은 이른바 신을 인간과 비슷한 모양에 감정을 갖는 존재로 만드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런 논리를 깰 수 있는 논리가 바로 그들의 논리 안에, 상식적인 수준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1부의 가장 처음에 정의와 공리의 형태로 이것들을 먼저 제시합니다.
세미나 중에 어떤 분이 '정의'와 '공리'가 수학에서 사칙연산을 알려주는 것 같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걸 활용해서 스피노자는 '정리'라는 새롭고도 무시무시한 논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 정리가 적들의 논리를 무참하게 깨부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세미나 중에 나왔던 얘기처럼, 편견에 빠진 누군가의 말로 그 사람의 논리를 깨부순다는 것이죠. 고도로 전략적인 글쓰기 인 셈이지요. 정말 정직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방은 교묘하게 상황에 맞춰, 논점을 흐려가며 자신의 논리를 요리조리 바꾸려들죠.
오직 이기는 것에만 목적을 두는 사람은 어떻게 상대해야할까요?
어디 못가게 붙들어 앉혀 놓고, 그 논리를 아주 명징하게 하나하나 부숴서 결국 그가 오류에 빠진 존재란 걸 보여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에티카>의 기하학적 글쓰기 방식은 이런 마음에서 발명된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스타일의 글쓰기는 스피노자가 수만번 갈아 놓은 예리한 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01.jpg
 
처음에는 스피노자가 기독교의 신만을 비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 위에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감정을 사용하는 신. 나를 지켜보며 상주고 벌주고 천국과 지옥을 보내는 신. 그런데 후기를 쓰다보니 스피노자의 의도가 아닐지 모르지만, 그 신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어떤 존재들,  눈치보고 매달리고 의식하는 모든 존재가 인간이 극복해야 하는 신이 아닐까 하는. 차차 생각해보도록 해요^^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스피노자는 인간은 신이다!라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걸까요? 이건 우리 스누피들이 가진 질문입니다. 앞으로 계속 궁금해하며 세미나 해나가요~
 
 

 
2번째 세미나 공지입니다.
발제는 이동칠 샘깨서~
다른 스누피들은 각 정리에 이름표를 붙여 오기로 했습니다.
그럼 곧 뵙지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