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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자리서당] 버리면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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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밝을曉 작성일13-09-01 21:52 조회3,97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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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슐트와 정화스님 책을 읽으면서 여름을 다 보냈네요. 이번 분기 마지막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끝까지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번 세미나에서도 역시 시작하자마자 몇군데를 찔렀습니다. 예진이는 '어제혈'에 놓는다며 혈자리에서 한참 떨어져있는 손바닥 안 쪽을 막무가네로 찌르다가 은근 허당(ㅋ)임을 드러냈어요. ㅋㅋ 경금 언니는 북드라망에 올릴 초고를 공개, 명랑한 필치로 웃음을 주었습니다.
 
  운슐트와 정화스님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발제자: 의학이란 무엇인가 - 효진/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 시성/ 정리: 효진)

 
1. 중국의학 바람
 
 <의학이란 무엇인가>의 스케일은 화려하다. 동서양 의학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그 둘을 어느 순간 만나게 한다. 이번에도 꼭 뭐에 홀린 듯 그의 이야기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우리는 보통 서양이 동양을 지배했고, 결과 서양 의학이 동양 의학을 장악하였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운슐트는 다른 관점으로 사안에 접근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 말 중국 개방 이후 서구에 분 중국의학 바람에 주목한다. 왜 동양 의학에 주목했을까? 왜 자연적 치유법, 음양오행에 관심을 가졌을까? 이 질문은 근대 중국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 확실히 닥친 자연의 파괴는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가 그려왔던 모습이 아니다. 그 반대가 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자연을 지배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방식으로 일어났다. 자연이 인류를 지배한다. 이것은 무시무시한 일이다." p406 (의학이란 무엇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학기술로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자연이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운슐트는 말한다. 착각하지 말라고. 자연은 인간에 의해 파괴될 수 없다. 언제나 자연이 인간을 파괴할 뿐이라고.
"과거에 야생의 힘을 해방시켰던 산업국가의 국민들은 이제 그 힘을 다시 길들이려고 한다. 성공하기는 어렵겠지만 공포에 떠밀린 사람들은 이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아직 모든 사람은 아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가고 있다. 어디에서부터 길들이기 시작해야 할까? 자기 자신이다. 그것이야말로 통제 가능한 대상이리라. 자연을 그 이상으로 자극해서 우리 몸에 가까이 다가오게 하거나 침입하게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p407 (앞의 책)
  사람들은 하나 둘 인간의 오만을,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다.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자연을 숭배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 가운데 동양 의학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다. 동양 의학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우주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 지,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했다. 사람들은 깨달았다. 자연을 길들이는 것 대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을 길들이는 것이라고. 자신을 길들이는 것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도 하나의 길이다. 우리도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자기 자신을 붙들고 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
 
2. "사람은 대부분 막혀 있다" (정화스님 책 '9장 예불하는 마음')
 
  예불을 드릴 때 처음에 다섯 향을 올린다고 한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그러면서 부처님의 모습을 본다. 부처님의 모습을 어떻게 볼까? 본다는 것은 마음을 본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이미 있는 마음을. 하지만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부처님을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국 '공부'에 길이 있다. 팔정도(계,정,혜 삼학) 공부를 통해 깨어 있는 것.
  "깨어 있어라. 관하라. 고요히 지켜보라. 끊임없이 보라"는 이야기가 귀에서 맴돈다. 하지만 그 뜻을 잘 모르겠다. 책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자기 분별에 휘둘리지 않고, 한 발 뒤로 물러서 관계 속의 마음 흐름을 잘 관찰하는 것". "생각과 행동을 습관적으로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 여기서 생각과 행동엔 언어습관이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언어에 대해 명확히 관찰하는 게 먼저다. 특히 말이 나오려고 하는 그 순간에 초 집중하기. 말이 밖으로 나오면 다스리기 어렵지만, 바로 일어나는 순간에 다스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우리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이 막힘 없이 흐르고 있을 때가 가장 건강하고 편안한 삶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삶도 막힘 없이 흘렀을 때 서로가 편안하고 건강한 사이가 되며, 인간과 환경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p249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막힘 없이 흐른다는 것, 그것은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다. 사주명리학에서도, 한의학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순환'아니던가. 하지만 현실은 바램과 일치하지 않는다. 고집 부리고, 집착 하고, 꿍한 마음을 잔뜩 쌓아두는 게 다반사니까. 그럴 땐 몸과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신을 집중하여 삶의 본 모습을 보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안'에 이를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혹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여러가지 행동 가운데 한 순간 내가 깨어 있어서 말을 한번 부드럽게 했다면, 비록 삶의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하면서 하는 사랑과 자비로운 말이 아닐지라도, 그 부드러움은 바로 이해와 사랑과 자비의 흐름이기 때문에 그만큼 계의 향기를 발하면서 계의 부처님을 성취해 가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말을 부드럽게 하면 계의 깨달음이 그만큼 커집니다. 밖으로 드러난 행위가 그와 같이 부드러워지면 다섯의 부처님 가운데에 계의 부처님을 이루어 갑니다." p247 (앞의 책)
 부드럽게 말을 하는 것. 부드러운 기운을 갖는 것. 오... 쉬워보이지만 사실 나한텐 이게 가장 어렵다. "너 그 표정 안 바꾸면 팔자 절대 안 바뀐다"고 선생님들한테 종종 이야길 듣곤 하지만...    ... 음. 또 할 수 있는 것? 자기 삶이 아닌 예속된 생각을 인지하는 것이다. '내 지위가 더 높았으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훌륭한 소리를 들었으면, 돈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네.'하는 자기 마음을 보는 거다.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은 물질적인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마음도 일종의 소유다. 그러므로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그 마음을 버리는 것. 그것이 보살의 길이라고 한다.
"나의 모습을 버려 가는 것이 보시입니다. 나의 모습을 버리면 평등심이 일어납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고 한 동작이 일어날 때, 그것을 명확히 봐서 소유를 버리면 삶 가운데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것이 자기에 대한 무외시로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근한 마음입니다. 이때에는 아법의 분별이 사라져 스스로 자유롭습니다. 무외시가 퍼져서 다른 이들도 그 사람을 통해 두려움이 없어지고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낍니다. 자신과 타인의 벽이 열린 포근한 삶이 무외시입니다." p253 (앞의 책)
 
  결국 부드러움은 '나의 모습'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버리는 게 쉽지 않다. 그것이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대부분 노력을 하면서까지 그것을 붙들고 있다. 왜?? 그것을 버리면 굉장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텐데...?? 우리는 이날 '버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윤 언니는 신학자 현경씨의 책에서 그 '통쾌함'을 보았다고 했고, 발제를 했던 시성이, 그리고 은주 샘은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놓는 게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 다음 주 예고 *****
발제:
의학이란 무엇인가(끝까지) - 예진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부록 빼고 끝까지) - 영희 샘
*침구 갑을경은 쉽니다.
댓글목록

달집님의 댓글

달집 작성일

효진이가 후기의 달인이구만^^ 확실히 세미나할때와 딴판이여 비결이 뭐여. 갈켜줘

예진님의 댓글

예진 작성일

이참에 아이디를 '허당'이라 할까??ㅋㅋ 정리하느라 고생했겠다~ 운슐트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니 왠지 아쉽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