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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세미나-『몸, 마음공부의 기반인가 장애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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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놀배 작성일13-10-23 22:53 조회3,7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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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 몸으로 하라
                                                                                      
                                                                                              감성 3학년 안순희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 하면 좌선, ‘좌선’하면 앉은 자세라는 몸의 형식을 떠올리는데, 선문에서는 몸의 형식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몸을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생각이 고요하면서도 의식을 명료하게 지키는 것이 禪이다. 특히 간화선看話禪이라 하면 비교하고 따지지 않으면서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화두에 몰두하는 것이 선이다.
 
화두는 하나의 의심을 일으키기 위한 독약이다. 만일 화두를 받고 간직만 하고 큰 의심을 일으키지 못했다면 그것은 독약도 화두도 아니다. 큰 의심(大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독일 때만 화두이며 치명적인 독으로서의 화두에 몰두할 때만 간화이다. 왜 치명적인 독이라 하며 대체 무엇을 죽이는가? 나를 죽이고 기존의 나라는 생각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이것만이 화두의 역할이다. (136p)
 
즉 큰 의심을 일으켜 기존의 나(와 나라는 생각) 그리고 나의 사유 틀을 해체하는 것이 화두다. 그게 아니라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은 들 무슨 깨달음이 있겠냐는 것이다. 남악회양이 마조도일을 깨우쳐주는 일화가 이것을 잘 보여준다. 벽돌을 갈아서 거울을 만들 수 없듯이 좌선한다고 부처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오직 자기가 든 화두에 집중해서 참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조 혜능에 따르면 좌선의 핵심은 양변兩邊을 떠나 본래면목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 자신이 닦을 것도 더럽힐 수도 없는 존재임을 확연히 깨닫는 것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과 화두가 한 덩어리가 되어 은산철벽에 갇힌 것처럼 갑갑해질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 그러면 어느 순간 화두가 터지면서 자유로움을 온 몸으로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빵빵한 풍선이 한 순간에 터지듯이. 관건은 거기까지 자신을 밀고나갈 수 있느냐다. 그래서 간화는 은산철벽을 몸으로 돌파하기 위한 것이지 체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몸도 생각하지 말라. 마음도 생각하지 말라. 그때 그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
조사의 관문을 뚫고 싶다면 몸으로 나아가라. 공부가 깊어지면 몸이 저절로 반응할 것이다.(1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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