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그몸]동의보감 神 9-11조목/ 가슴이 바운스 바운스~ > 세미나

세미나

홈 > 세미나 > 세미나

[중한그몸]동의보감 神 9-11조목/ 가슴이 바운스 바운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지현 작성일13-11-07 17:44 조회4,276회 댓글0건

본문

 
내경의 왕빙주에서는 "悸(계)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강목에서는 "驚(경)이란 심장이 갑자기 놀라서 안정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즉 경계는 심장이 안정되지 않고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기쁜 일이 있을 때,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섰을 때 등등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내가 컨트롤 할 수 없을만큼 이유없이 가슴 두근거림이 발작한다면 이것은 병증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병증의 이유는 무엇일까. 중경이 말하기를, "심계란 화가 수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오직 腎만이 心을 기만하기 때문에 두근거리게 된다. 상한병에 물을 많이 마시면 반드시 명치 밑이 두근거린다." 라고 하였다. 또한 "밥은 적게 먹고 물을 많이 마셔서 물이 명치에 머물러 있을 때, 이것이 심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하지 않으면 숨결이 가쁘다"라고 하였다.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수기운이 화기운을 이겨먹었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이럴 땐 물을 조금 먹어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화기운을 북돋는 것으로 처방을 하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곧이어 단계님의 처방이 나온다.
 
단계가 말하기를, "경계는 때때로 발작하는데 혈이 허하면 주사안신환을 쓰고 담이 있으면 가미정지환을 쓴다. 경계는 대체로 혈허와 담에 속하는데, 여윈 사람은 대개 혈허이고, 살찐 사람은 대개 담음이다. 때때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는 것도 혈허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왜 혈허와 담음이 경계를 발생시키는 것일까? 10조목의 정충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니 그 의문이 조금은 해소된다. "심이 허하여 수기가 명치 밑에 머물러 있으면 흉중으로 스며들고, 허기가 유동하여 수기가 상승하면 심화가 싫어하므로 심이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갑갑해 하는 증상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정충이라 한다." 정충이란 경계가 오래되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 원인은 같을 것이다. 혈이 허하면, 심(心)을 허하게 만들 것이고 그렇다면 위에 설명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혈하는 처방을 하면 심장이 안정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혈허에 제시된 처방이 주사안신환인데, 감초와 생지황을 써서 음혈을 자양하는 약으로 삼고 당귀를 써서 혈을 보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담음이 가슴 두근거림인 경계와 정충을 발생시키는 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ㅠㅠ) 다만 "담이 아래에 있고 화가 위에 있을 때에는 삼호온담탕, 기울이 있으면 가미사칠탕 혹은 금박진심환, 담음이 뭉친 경우에는 이진탕이 주처방이다."라는 처방을 읽다가 '담음에는 이진탕!'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 딴 건 몰라도, 감이당 1년 차의 4학기가 끝나가는 즈음, 도담샘이 하도 강조하신 덕분에 이거 하나만은 기억하고 있는데 동의보감에 떡하니 나와있으니 반갑고 어깨가 절로 으쓱거려진 것이다. 하하.

경계를 치료하기 위한 10여가지의 약 처방을 훑어보다가 마지막에 특이한 것이 눈에 띈다. 영지원, 양혈안신탕 등등의 약 처방과는 확연히 다른 처방, '일상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주어 놀라는 증을 치료한다' 는 것! 사연인즉슨, 한 부인이 도적에게 위협을 당하여 크게 놀란 후로 어떤 소리만 들어도 놀라서 졸도하면서 깨어나질 못하곤 했다고 한다. 이에 환자의 두 손을 잡아 의자 위에 놓게 하고 앉은뱅이 책상을 하나 놓은 다음 "부인, 이것을 똑똑히 보시오."라고 하면서 나무막대로 책상을 세게 내려쳤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 부인이 몹시 놀랐으나 조금 있다가 또 치니 놀라는 것이 줄어들고 연거푸 칠 때마다 서서히 놀라던 것이 안정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무슨 치료법이냐 묻는 부인에게 "놀란 것은 평안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평안하게 해준다는 것은 일상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곧, 평상적인 것으로 보게 되면 반드시 놀라는 것을 없앨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이 에피소드(?)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사실 요즘 감이당에서 약재를 배우는 일에 영 흥미를 잃어가는 중이었다. '이 약재들을 내가 직접 처방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내가 집에서 직접 달여먹을 것 같지도 않고... 결국 아프면 한의원 가서 처방받아서 거기서 주는 한약 먹고 살게 될 텐데 내가 이 약재들 다 외워서 어디에 쓰지?' 이런 생각이 3학기 동안 약성가 시험을 보는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에피소드가 주는 교훈이 더욱 반가웠다. "그래, 내가 여기에서 공부하면서 이런 인생의 지혜를 얻고 이러는 거지!" 뭐 이런 느낌? 암튼 '평안하게 해준다는 것은 일상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라는 통찰! 이러한 통찰이 주는 인생의 즐거움에 더욱 집중해야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