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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자리세미나]시즌2 절반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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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밝을曉 작성일13-08-01 18:16 조회3,27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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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 스님의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와 운슐트의 『의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나간 지 두달 째. 시공간 세미나 시즌2. 절반을 지나왔다. 제6식인 '요별경식'을 통해 분별하는 마음의 구조를 탐색했고, 당과 송대의 중국의학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내가 발제를 맡은 정화스님 텍스트.
 
  이번에도 생소한 불교 개념들이 등장해 긴장했다. 책 반을 읽은 소득(?)이 있다면, 6식과 7식, 8식의 차이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 점, 법화, 의, 종자 등 계속 등장하는 언어와 친숙해진 점. 그럼에도 우리의 수양이 부족한 탓인지,
  "말은 좋은데,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 모르겠다" "대체 지켜보는 게 뭘까? 흐름을 어떻게 보지?"  "이생엔 글렀어. 이 책을 이해하기는!"
  등등의 자조 섞인 농담들이 오갔다. 하지만 처음부터 깨달음에 이를 순 없다. 부처가 된다거나 그런 높은 단계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책 뒷부분에 나와있었서 안심했다.
Q 처음부터 수행을 시작할때 각을 이루겠다든지 부처가 되겠다든지 생각하면 정도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 높은 단계가 됐을 때 해당될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보니까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를 만족스러운 상태로 바꾸려고 수행을 시작합니다.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p163
  만족스러운 상태로 바꾸기 위해 정진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장에서 배운 '욕심소'의 작용이다. 여기서 '심소'란 여러가지 마음의 작용을 일컫는다. 심소에는 크게 6,7,8식 모두에서 작용하는 변행심소(촉, 작의, 수, 상, 사)와 방금 위에서 수행을 하는데 작용한다는 '욕'심소가 포함된 별경심소(욕,승해,염,정,혜), 그리고 선심소가 있다. 이번 장에서도 우리는 역시 '수행'이란 테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소유와 집착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마음에 이끌리지 않고 어떻게 냉철하게 지켜볼 수 있을까?" 확언할 수 없는 질문들이었지만 책 군데군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켜본다는 것은 예를 들면, 말을 하고자 할 때 '그 말이 자아의식을 키워 가는 말인가, 욕심에서 일어나는가, 진심(밀어내는 마음)에서 일어나는가'를 명확히 알고 그쪽으로 일어나는 말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현행을 고요히 정지'하는 것. 수행을 하는 중에 어떤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그 생각을 따라가지 않고 지켜보는 것입니다.
앞의 책 p158
 
불이 난 집에 가 보면 그집 사람들은 정신이 나가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대신 불을 꺼 줍니다. 마치 불이 난 상태에서 정신이 나간 집주인 대신 다른 사람이 와서 불을 끄듯이, 우리 내부에서 번뇌의 불꽃이 일어나는 심리적 변화를 명철하게 관찰하면서 생기는 경험이 신(信: 선심소)입니다.
앞의 책 p154
 
깨달음은 어떤 장소, 어떤 시간, 어떤 처지에 있을 때도 '가장 자기다운 표현으로 모든 것을 원만하게 창조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표현된 자기의 세계이며, 그것이 구멍 없는 피리를 부는 것입니다.
앞의 책 p160
  다음으로, 운슐트의 의학이란 무엇인가. 영희 샘이 발제를 맡아주셨다.
 
  이번 41-49장은 당과 송에 이르는 중국 역사에서 의학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다루었다. 먼저, "중국 역사상 가장 풍성한 시대의 서막"이라고 불리는 당나라. 운슐트는 "그 어떤 문명도 당나라처럼 외구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당의 도시는 "수많은 인종과 종교로 가득한 신기한 창고!"였다. 그렇지만! 의학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과거의 이상적 원리와 기본체계에 사람들이 동의(?)했기에, 운슐트 말을 곧이곧대로 쓰자면,
  "잘 돌아가고 있는데... 개념들을 더 발전시켜야 할 이유가" 없었다. "위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곧바로 운슐트는 이 자신의 전제에 다시 의문을 던지고 논의를 이어간다.
  "정말 당에는 별다른 위기가 없었을까?"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게 느꼈을 지 몰라도 일부 유가들은 자연학과 형이상학을 도외시하는(?) 유교의 허점을 인식하며, 도교와 불교를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남을 경계했다. 이 경각심은 송대에 이르러 구체화되었고, 장재, 정호, 정이, 주돈이, 주희 등이 주창한 신유학은 의학을 위한 새로운 모형이 되었다.
이들에게는 유학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이 있었다. 그들은 자연에 강력하게 천착하기 시작했다. 인간세계와 자연계 우주를 연결시키는 우주론을 만들어냈고, 만인을 형제로 여기는 불교의 교리와 겨뤄볼 수 있는 철학사상을 창조했다.
운슐트,『의학이란 무엇인가』p227
  그 영향으로 도가 권역에서 수립된 본초학이 유가-법가 의학과 결합되었다. 음양오행이론이 인체 내에서 약물작용에 적용되었다. 이것은 정치철학적 흐름이다. 반면, 경제적(?) 원인도 있는데, 그것은 직업의사들의 정치적 이익 때문이다. 즉, 의사들이 환자들이 먼저 자기들한테 오도록, 환자를 되찾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운슐트는 재미난 말로 이를 표현한다. 의사들은 새로운 공식을 만들었다고!! '네 눈에는 안 보여도 내 눈에는 보인다'라는 공식. 운슐트는 이를 '진단게임'이라고 명명했다.

의사들만이 인체 내부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환자 옆에 앉아서 환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거나 환자의 음성을 들으며 기분이 어떠한지 물어보고 맥을 본다. 그 뒤에 심각한 태도로 말한다. 당신은 신음이 손상되었습니다. 아무도 확인할 수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모든 중의들은 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다.
운슐트,『의학이란 무엇인가』p239
의학사 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나 문화정치적 배경에 문외한인 나는 그 줄거리(?)를 따라가기만도 아직은 벅차다. 시즌 투 반이나 왔으니, 어떻게든 또 따라갈 수 있겠지. 맥락과, 그 맥락이 감싸고 있는 언어와 친해졌으면 좋겠다. (급하게 마무리!!!)
 
다음 시간 발제는
정화스님 텍스트 6장은 => 예진이 (7장은 정옥 샘이 예약하셨음)
운슐트 텍스트 50-59챕터는 => 은주 샘
 
그럼 한 주 유쾌하게 보내시고, 다음 주에 봐요~
댓글목록

달집님의 댓글

달집 작성일

효진의 빠른 행동력! 바람직하군. [내몸치료혈 중완]이 벌써 효과를 발휘한 건가!^^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자기 할 일을 하는 것. 이것도 매일의 수행이 아닐까? 우리는 수행을 너무 멀리서 찾고 있는 것 같애. 파랑새는 어디에도 없다우.  지금 여기 이 순간에 행하고 있는 것. 그것이 수행이겠지. '모든 현장이 나의 서재'라고 하신 곰샘의 말이 새삼 떠오르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