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푸들> 니체의 서광과 함께 ✧춤✧을 > 세미나

세미나

홈 > 세미나 > 세미나

<니푸들> 니체의 서광과 함께 ✧춤✧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만수 작성일13-05-21 22:50 조회3,204회 댓글2건

본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마침내 끝내고^^ <아침놀>을 시작했습니다.
<아침놀>의 독일어 제목은 'Morgenröte'인데, 뜻을 찾아보니 아침놀, 새벽, 여명 등으로 번역이 되더군요.
'놀'은 대개 '저녁놀'처럼 지는 해에 쓰는 경우가 많아서 왜 '아침놀'이라고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먼저 읽은 <차라투스트라>가 <아침놀>보다는 더 경쾌했달까, 그런 느낌들을 주고받기도 했구요.
<아침놀> - <즐거운 학문> - <차라투스트라>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면서,
빨리 <즐거운 학문>도 읽고 싶다는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하하!

<아침놀>의 서문에는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이
"저 지하에서 무엇을 하려 했는지 이 뒤늦은 서문"에서 말하려 한다며 시작합니다.
 서문대신 "자칫하면 추도문이나 조사가 실릴 뻔" 했다며
"돌아왔지만, 그곳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는 이 서문은
1881년 <아침놀>이 출간된 후 5년 뒤인 1886년에 쓰였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온 '후'의 서문이기에, 니체의 표현이 더욱 궁금해졌지요.
이건 차차 읽어가면서 더듬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

그래서인지 '지하를 계속 파고들어가는 한 사람'의 작업에 대해 포착할 수 있는 한 대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44.
기원과 의의.— 다음과 같은 생각이 나에게 왜 거듭해서 일어날 뿐만 아니라 갈수록 현란한 색채로 빛나는 것일까? 그 생각은, 예전의 학자들이 사물의 기원을 탐구할 경우 자신들이 모든 행위와 판단에 헤어릴 수 없는 의미가 있는 어떤 것을 탐구한다고 항상 생각했다는 것, 그뿐 아니라 사람들이 항상 인간의 구원사물의 근원을 통찰하는 것에 달려 있음에 틀림없다고 전제했다는 것, 이에 반해 지금 우리의 경우에는 근원에 다가갈수록 그만큼 우리의 관심이 더 감소하게 된다는 것, 나아가 우리가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물들 그 자체에 다가갈수록 우리가 사물들에 투입했던 모든 가치 평가와 '관심들'이 그 의미를 상실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근원에 대한 통찰과 함께 근원의 무의미성이 증대된다. 이에 반해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 즉 우리 주위의 것들과 우리 내부의 것들은 옛날 사람들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색채와 아름다움, 그리고 수수께끼와 의미의 풍요로움을 점차 드러내기 시작한다. 일찍이 사상가들은 우리 안에 잡혀 있는 짐승처럼 원한에 차 어슬렁거렸고, 항상 우리의 기둥 너머를 퀭한 눈으로 살펴보며 기둥에 달려들어 기둥을 부수려했다. 그리고 그들은 틈새를 통해 외부, 즉 피안과 먼 곳의 얼마쯤인가를 보았다고 믿으면서 지극히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서문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가장 찔렸던 부분이 있었으니...

오늘날은 '노동'의 시대, 즉 모든 것을 곧바로 '해치우고', 오래된 책이든 새로운 책이든 성급하고 품위 없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곧장 해치우는 속전속결의 시대다. 문헌학은 이러한 시대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가장 강하게 끌어당기고 매료시킨다. 문헌학 그 자체는 그렇게 쉽게 무언가를 해치우지 않는다. 그것은 잘 읽을 것을 가르친다. 즉 문헌학은 깊이 생각하면서 결론을 성급하게 내리지 않고, 섬세한 손과 눈으로, 천천히, 깊이, 전후를 고려하면서 읽을 것을 가르친다……. 인내심 강한 나의 벗들이여, 이 책은 오직 완벽한 독자와 문헌학자만을 원한다. 나를 읽는 것을 배우라.

바로 이 대목입니다. '이런 얘기인가?'하며 설렁설렁 넘어가지 않을 것!
이번 텍스트를 읽으면서 곱씹고, 또 곱씹을 수 있는 습관을 붙여보는 것!
<아침놀>의 서문을 옮겨 놓으니 선뜻 뭘 쓰기가 쉽지 않네요. (문헌학땜시 자의식이...?!)
어쨌든 <아침놀>을 읽고난 후 '위대한 정오'를 만나 '춤'을 추고 싶은 맘은 간절합니다! +_+


IMG_20130517_214400.jpg

IMG_20130517_214902.jpg


지난 주 세미나가 끝난 후에 G 카페의 쏭마담이 직접 만든 샹그리아로 뒷풀이를 했습니다.
샹그리아는 프랑스어가 아니고, 스페인의 후르츠 칵테일 종류더라구요!
각종 과일이 들어가 맛있고, 와인을 직접 가져가시거나 원하는 것으로 주문도 가능하다고 하니
비용 등 자세한 것은 쏭마담에게 문의하세요. ㅋㅋ

세미나 뒷풀이용으로 아주 그냥 딱입니다! *-_-*


댓글목록

김종희님의 댓글

김종희 작성일

아침놀 서문 읽었어요. 니푸들이 5분마다 웃음폭발한다 것이 이해되더군요. 니체의 습관이자 취미가 '서두르는' 모든 인간을 절망하게 만들지 못할 경우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복부경련.
그리고 마직막 문장 '나를 잘 읽는 것을 배우라'에서 또 한번 복부경련. 정말 니체는 니체는 니체는 유쾌해요

송씨님의 댓글

송씨 작성일

니체가 내 말을 엿들은 것처럼. "어서, 이 책을 해치우자!"라고 하자 마자 만났던 저 문구ㅋㅋㅋ 진짜 반성했어요.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느꼈던 건, 어쨌든 공부란 게, 자기 전제를 허무는 것인데 어느 틈에 노동처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제대로 소화시키면서 가야할 걸 너무 삼키면서 가고 있구나 했어요. 그래도 깨알같은 유머가 있는 니체 덕에 니푸들 세미나 즐겁습니다^^ 샹그리아도 눈이 번쩍할 정도로 맛나서 좋았어요!(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