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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세미나> 역학의 다섯 가지 사유/20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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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oong 작성일13-06-13 10:38 조회4,037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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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상적 사유의 영역 가운데에는 오히려 언어로서는 관여하기 어려운 정취의 영역이 있다. 특히 감각적인 예술 형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바로 이와 같은 영역에서는 형상적 사유를 통해 감정과 정취를 깨닫기 때문에 이 형상 사유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유 방식이며, 언어를 매개로 하는 이성적 사유 방법으로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사유 방식인 것이다.                                                                                     -<주역산책>199쪽      

<주역> 및 <주역> 연구에 있어서 다양한 사유 방식들이 동원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직관적 사유, 형상적 사유, 논리적 사유, 변증법적 사유, 상수적 사유가 그것이다. 인류의 사유 방식이 발전되어 온 과정에서 보면, 직관적, 형상적 사유는 초급의  사유 형태에 속하는 것으로 감성적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논리적, 변증법적 사유는 고급 단계의 사유 형태로 이성적 인식을 운용하는 단계이며, 상수적 사유는 초급 단계에서 고급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사유 형태이다. 

<주역>은 이러한 사유 방식들을 혼용하여 구성되었으며, 세계를 설명하는 방식의 다양함 만큼이나 세계의 구성 또한 다양함을 기초로 형성된 것임을 말한다. 합쳐지고 분화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형질의 모든 변화가 그 자체로 우주 만물의 본래 모습이며, 고정된 무언가를 말하기 어렵다는 것. 하나의 모습으로 보이는 어떤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언어는 여러 사유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 해야 한다. 그러고도 결코 그 무언가를 무언가로 고정하여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언어가 가진 속성이자 불완전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형상 사유는 그래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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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음양어도'는  易圖의 하나로 형상적 사유 형태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두 마리 음양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습 안에 우주을 담았다고 한다. 음양이 성쇠하고 생장하는 모습 안에 또 다시 음양이 자라나고 있는 씨앗으로 언제까지나 음양의 운동을 지속한다는 의미를 각각의 음양어의 눈에 표현하였다. 우주는 음양어와 음양어의 눈 속에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언어가 번잡스럽게 중언부언하는 동안 형상은 말없이 모든 것을 보여준다. 


<주역>의 형상적 사유, 그 중에서도 특히 도상의 사유 방식은 중국의 미학과 문학 이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단순히 어떤 사물의 실제적 모사로서의 예술이 아니라, 작품 속에 반드시 작가의 정신이 구현되어 있는 고급 예술품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언제나 감성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오해하고 있었건만, 이런 문장을 만나면 여지없이 나는 무너진다. 열정이 지나쳐 남의 페이스에 말려들 때면 도구를 목적이라고 착각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원시적 초기 사유에 맞닥뜨릴 때면 다시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고급 사유의 고급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 가능한 것인지.



*다음주, 아니 내일이네요.ㅠ ㅜ 다음 세미나는 <주역산책> 마지막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발제가 많은 나날들 속에서도 자기 근기를 계속 의심하느라 후기가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산주역강의>는 '뇌지예'만 읽어 오시면 됩니다. 약쌤과 장금쌤은 각각 발제를 준비하시고, 다른 분들은 진도 나갈 부분을 읽으시고 <주역철학사>까지 주문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주역산책>이 끝나서 <주역철학사>를 공부하게 됩니다. 이만, 총총~


댓글목록

약선생님의 댓글

약선생 작성일

우와, 풍샘처럼 단정한 후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즘 주역이 품은 사유 양식들을 차근 차근 익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제 <주역산책>을 떠나 보내고 <주역철학사>로 들어가네요. 갈수록 우리들의 사유도 정교해지겠지요?(응?^^;;) 다음 책도 기대됩니다. 내일 보아요~

poong님의 댓글

poong 댓글의 댓글 작성일

오전 내내 세미나 후기만 쓰고 있었어요. 이제 점심 먹고 뒷산 둘레길 한 코스를 걸어야겠어요. 관악산이 돌산이라 멀리했더니, 성질은 火산이라고 가까이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거든요~~ ㅋ 종희쌤이 醫라는 글자는 언제 나온거냐고 갑자기 문자로 물어 오셨는데... 글쎄요, 글자의 기원이야 들어보았지만, 언제 나온 글자인지는 모르겠어서 '네이버에 물어보라'고 했네요...ㅠ.ㅜ 내일은 지방 출장이 있어서 못오시고 다음주에 오신다니, 모두들 종희쌤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고민해 보아요~~ 저도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김종희님의 댓글

김종희 댓글의 댓글 작성일

풍샘, 음양어태극도 물고기 눈알이 이상해요. 하얀 몸엔 검정눈이 어울리죠  색칠해주세요. 글구 숙제 하나 슬쩍 까먹었군요. <황제내경>에 '건강'이라는 글자가 나와요? 주역의 종일건건 말고요. 醫와 건강 글자 기원이 궁금해요. 저도 찾아볼게요. 인디언샘이 말한 전호근샘글이 <인문의학>책에 소논문으로 나와있어요. 담주 모임때 한타스 복사해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