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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동감]세번째 시간 후기(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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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밝을曉 작성일15-03-15 17:20 조회2,18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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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효진입니다. 세미나에 이번 주부터 합류하게 되었는데, 바로!!! 세미나 후기를 올리게 되었어요. ^^

3년 전에, 교재랍시고 덜컥 사 놓고 모셔두기만 했던 법인문화사 <동의보감>. 이 책을 이 세미나를 하게 되면서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의역학 수업 시간에 몇 번 읽은 적 있었고, <낭송 동의보감>으로도 접했지만 한 자 한 자 원문을 짚어가면서 읽은 건 처음이었어요. 같이 읽으니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ㅎ

이번 주는 내경편- 신형편에 나온 수요의 차이(壽折之異) 뒷부분과 기는 수요를 정한다(形氣定壽折) 부분을 함께 읽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의 수명은 천지와 부모에게 품부받은 원기와 섭생, 외부 환경, 마음가짐과 양생법 등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야기었습니다. 수명은 신체의 특징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피부가 부드러운지 거친지, 맥이 굳센지 약한지, 광대뼈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근육이 단단한지 흐물흐물 한지 등에 따라 수명이 길고 짧음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읽어보니 그 기준으로만 보자면 여러모로 저는 수명이 그닥 긴 편에 속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ㅎ;;)

이번 동의보감 세미나에서 읽은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 대목이었습니다.

<傅>曰 修身以竢命而已 必須盡人事以副天意 則凶者化吉 亡者得存 未嘗令人委之於天命也 是故醫者 可以通神明而權造化 能使夭者壽 而壽者仙 醫道其可廢乎.


전(傳)>에서는 "몸을 수양하여 명대로 살 것을 바랄 뿐이다. 그러한즉 반드시 사람으로서 할 도리를 다하여 하늘의 뜻을 따르면 흉한 것도 길한 것으로 변할 것이고, 죽을 것도 살릴 수 있으므로 일찍이 사람으로 하여금 (생명을) 천명에만 맡길 것도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의사는 신명에 통하고 조화에 잘 대처한다(權: 그때 그때 저울추를 움직인다)면 요절할 사람을 오래 살게 하고, 오래 사는 사람은 신선에 이르게 할 수 있으니 의술의 도를 어찌 폐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서양의 히포크라테스를 연상시키는 동양판 의료인의 윤리라고나 할까요? 환자의 증세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을 두고 동의보감에서는 "신명에 통하고 조화에 잘 대처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의사가 꼭 도인같이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권력'이란 뜻의 '權'이란 글자에 '저울질하다, 헤아린다'란 뜻도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故上古聖人 嘗百草 製醫藥 乃欲扶植乎生民 各得盡其天年也. 


상고시대의 성인(신농씨)이 온갖 풀을 맛보아 의약을 만들어서 태어난 사람들을 도와(扶植: 튼튼하게 뿌리내려 살 수 있게) 각기 수명대로 살 수 있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다.

수만개의 약초를 스스로 맛보면서 본초에 대한 연구를 했다는 신농씨가 언급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때 쓰인 한자 "扶植"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나무를 심는다는 뜻인 '植'. 병을 고친다는 표현, 즉 '사람들을 튼튼하게 뿌리내리며 살 수 있게 한다'라는 표현을 접하면서 병을 고치는 사람의 마음, 즉 신농씨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 샘은 이 표현을 "배려있는 표현"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원문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그 마음을 세미나를 통해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다음 주는 <기초한의학> p112까지 읽어오기로 했습니다. 문장력이 좋지 않아서 잘 읽히지 않을 수 있지만, 의학서를 접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혹시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몸으로 본 중국 사상사>와 <동양의학사>를 참고하시면 좋다고 우 쌤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럼, 다음 주에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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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작성일

세미나에 합류한 첫날 바로 후기를 작성하게 된 효진샘...한자 한자 짚어가며 원문으로 읽으면서 표현 하나에도 "사람들을 보살피는 배려가 담겨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배움의 시간...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앞으로도 같이 잘 해나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