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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읽기세미나] 3.11 세번째 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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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깜봉시연 작성일15-03-13 19:08 조회2,9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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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의 정치를 말하다

오제본기(20~27쪽)


우리가 사마천의 역사를 읽고 있지만 그것은 ‘복수의 역사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우샘의 당부로 세미나는 시작됐다. 하나의 단일한 역사란 없다는 뜻이다. 역사는 소급된 기록 혹은 기억이다. 자신의 시대에서 과거를 재구성하다보니 사실이 다르게 쓰여질 수 있다.


그런데 왜 학교 다닐 때는 외우는 역사공부를 했을까? 마치 단 하나의 사실이기라도 한 것처럼. 요즘 학교는 좀 달라졌을까?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이런 역사를 만날 수 있으니 우린 복이 터졌다.^^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실마리로서의 역사 공부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우샘이 들려주시는 흥미진진한 사기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현실 밀착형 순임금의 업무분장

요는 순이 왕위를 물려받기 적합한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을 한다. 미션을 훌륭하게 클리어하는 순. 이번주 우리가 읽은 대목에서 그는 ‘팔개’와 ‘팔원’을 등용했다. 팔개는 고양씨의 재주 많은 여덟 자식이고 ‘팔원’은 고신씨의 여덟 후손이다. 우샘은 이들 여덟 명의 자식들은 여덟 개의 부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이들을 골고루 등용해 세상을 이롭게 했다는 것은 순시대에 부족 연맹체에 대한 배려가 컸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팔원과 팔개는 함께 일해 볼만큼 말이 통한다. 하지만 말 잘 듣는 쪽이 있으면 그와 반대도 있는 법이다.


사마천은 그런 부족을 악한 부족이라고 표현했다. 그 이름은 ‘혼돈’, ‘궁기’, ‘도올’, ‘도철’이다. 재미있는 건 그들이 악인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그들이 악인인 까닭은 음식과 재물을 탐하고 말귀를 못 알아먹어서란다.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기 때문이 아니다. ‘절제하지 못하는 마음’과 ‘좋은 말을 듣고 교화될 수 있는 귀’가 없는 것이 악한 것이다. (아이고 뜨끔하여라~)이들의 악행이 얼마나 유명한지 제사지내는 그릇에 문양으로 새겨있다고 한다. 매일 보면서 경계로 삼으려는 의지일까. 순은 사방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이런 악인들을 집단 밖으로 방출했다.


그러는 사이에 요가 죽었다. 삼년상을 모두 마친 순은 단주에게 제위를 양보했다.

원문은 이렇다.


三年喪蓽 讓丹朱, 天下歸舜

삼년상을 마친 후 요의 아들 단주에게 제위를 양보했지만 천하가 순에게 귀순했다.

왕위는 요가 순에게 물려준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심을 얻어야 가능한 일. 순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민심’에 있었다. 민심을 잘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순의 출생에서 비롯된다.


순임금은 요임금과 태생적으로 다르다. 요임금이 태어날 때부터 성인의 이미지로 그려졌다면 순임금은 생활인이다. 아버지와 이복동생의 미움을 사서 집 밖을 떠돌 때 한 일이 그 증거다.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고, 도자기를 만드는가 하면 일용기구를 만들기도 하고 틈나는 대로 장사까지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요임금과는 현실을 보는 감각부터 달랐다. 순임금은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계형 군주였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업무 분장이 가능했다.


이 대목은 서경 「순전」챕터에도 나온다고 한다.

순은 맨 처음 국토부 장관(사공)의 자리에 앉을 사람을 찾았다. ‘平水土’- 여기서 평이란 인위적으로 손대는 것이 아니라 안정시킨다는 의미라고 한다. 땅과 지역을 안정시키는 자리에 우임금의 큰 아들 백우를 세우려고 했으나 그는 후직과 설에게 양보했다. 이런 양보는 주변에 알려지지 않은 인재를 추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세력을 파트너로 삼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겸손하게 양보도 하고 자신과 손발이 맞는 사람을 추천도 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덕분에 백우가 추천한 후직은 농림부장관 직책을 설은 문교부장관의 자리를 얻게 됐다. 지역을 안정시키고 양식을 생산하도록 돕고 백성이 감화되도록 가르친다.


가르칠 때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在寬’ 개인차를 인정하고, 너그럽게 살살 리드한다는 게 포인트다.


가르쳐도 안 될 때는? 법으로 다스린다. 그래서 순은 다음으로 고요를 법무부장관을 세웠다

‘汝作士’ 이 시대의 士란 경찰이나 법관을 말하는데 판결하고 형을 내린다. 형 중에 삼거는 유배를 의미한다. 죄의 크기에 따라 유배의 거리가 정해지는데 임금이 있는 도성이 기준이다. 여기서부터 죄에 따라 직선으로 가기도 하고 돌아서 가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잊혀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ㅜㅜ 법 집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죄인이 죄를 인정하고 가는 것인데 책에서는 ‘오로지 판결과 처벌은 공명정대하여 모두들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해주시오’라고 했다.


다음으로 수를 물건의 품질을 관리하는 상공부장관(백공)으로 임명했다. 익을 산림청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익이 추천한 주호와 웅비를 보좌로 앉혀주었다. 양보도 하고 파트너로 천거도 하는 일석이조의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백이를 질종으로 삼아 문화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천거한 기는 음악을 관장하는 장관으로 삼아 사람을 관리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순은 귀족의 자제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당부했다.


直而溫, 寬而栗, 剛而毋虐, 簡而毋傲

강직하면서도 온화하고, 관대하면서도 엄격하고, 강건하면서도 포악해서는 안 될 것이며, 간소하면서도 거만해서는 안 될 것이오


詩言意, 歌長言, 聲依永, 律和聲

시는 마음에 있는 생각을 말한 것이요, 노래는 그 말을 길게 읊조리는 것이며, 음악의 소리는 가사를 길게 늘여 생기는 것이요, 음률은 그 소리를 조화하는 것인데, 팔음이 잘 어울려서 서로 어지러이 흐트러지지 않아야만, 신이나 사람이 화락할 수 있을 것이오!


우샘께서는 공자가 음악에 대해 논한 ‘음악에서 이룬다’는 논어의 한 구절을 들려주려다가 참으(시는 것처럼 보이)셨다. 다음에 기회가 있기를. 원문과 해석 모두 외워두고 싶은 구절이다.


다시 돌아와서 순임금은 이렇게 22명 정도의 참모를 세우고 3년에 한 번씩 고가점수를 평가했다고 한다. 그렇게 9년에 걸쳐 세 차례 평가 후에 내쫓거나 승진을 시켰다고 하니 분직한 효과가 천하에 드러났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봉황 댄스’다. 정치가 잘 될 때는 꼭 봉황이 날아와서 춤을 추는데 이것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和’라고 한다. 위아래가 화합하는 것, 정치의 핵심은 바로 소통에 있다.


순은 자신을 죽도록 미워했던 아버지 고수와의 관계에서도 효심을 잃지 않았다. ‘수레에 천자의 깃발을 꽂고 부친인 고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 태도가 매우 공손하여 자식의 도리 그대로였다.’고 한다. 천자의 신분이 되었다는 것은 새한마리부터 모래 알갱이 하나까지 모두 신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순은 아버지인 고수에게 삼가고 공손하게 자식의 도리를 다했다. 뿐만 아니다. 의붓동생인 상을 제후에 봉하였다.


선왕의 자식들에게도 끝까지 예우를 다 하였으니 순의 ‘和’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겠다.

 

끝으로 태사공은 여러 학설들을 수집하고 검토하여 합리적인 것을 골라 「오제본기」1편을 썼다는 것을 밝히는 것으로 오제본기가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황제로부터 순, 우 임금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은 성에서 나왔으면서도~’로 시작하는 단락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샘의 설명을 들은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깜빡 졸았나 보다.^^;; 다시 읽어도 모르겠다. 성이 모두 ‘사씨’라고 하는데 그 사씨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덕분에 토론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그 사씨가 사마천의 사씨냐고. 아! 어쩌자고 이런 질문이 튀어나온걸까. 사마천은 사마씨인데.


다음주에는 끝까지 정신줄 잡고 있는걸로~ 반성하며 후기 (끝)^^


번외)

우샘의 퀴즈 하나!

임금의 아버지가 살인죄를 저질렀다. 임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구난방 대답

고소한다.

도망가게 한다.

나쁜 일 하지 못하게 강금시킨다.

정답

일단 담당 장관에게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천자의 자리를 버리고 아버지를 등에 업고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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