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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동감] 첫 세미나(20150227)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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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얼음마녀 작성일15-03-01 14:59 조회4,164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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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1~4

저자인 야마다 게이지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연철학자로 이 책 말고도 <주자의 자연학>이라는 저서로 유명하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동양의 학문적 접근방식을 완전히 버리고 서구의 실증주의를 받아들였는데 이 책도 그런 측면에서 중국에서 정리해 놓은 중국의학사와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중국의학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경, 난경, 본초를 한대에 쓰여졌다고 보는 입장이 그러한데 지금까지 발굴된 문헌에 나와 있는 기록만을 토대로 의학사를 구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갑골문에 나타난 점치는 행위와 치료행위가 중국 의학과 완전히 단절된다고 보는 것 역시 일본 자연 철학의 입장이다. 그런데 저자가 중요한 근거로 들고 있는 마왕퇴 한묘와 장가산 한묘에서 출토된 의서(전국시대~진대로 추정됨)들은 호남성 장사시 인근의 무덤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중국 남부지역 일부에서 출토된 문헌들을 근거로 중국의학 전체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마왕퇴 묘에서 나온 맥법에서 언급한 폄석요법과 내경<관침>편을 비교하면서 이전(전국시대나 진대)의 폄법 원칙이 (한나라 시대에 와서) 침법의 원칙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침법이 폄석을 대신해서 어느날 갑자기 출현했다고 보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이 주장 역시 그런 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어쨌거나 저자는 한서<예문지> 방기략(: 분류, 조목)을 가지고 전한 말 궁정도서관에서 의서를 의경(의학 일반이론과 침구의학), 경방(약물요법), 방중(양생을 위한 성 조절법), 신선(양생을 위한 도인법)4분야로 나눠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전국시대에서 진()의 통일 국가로 이행하는 시기에 구법과 폄법 그리고 양생 영역에서 진단과 치료의 원칙이나 이론적인 기초를 다지는 노력이 시작되었고 이어 침법이 출현함으로써 중국의학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본다.

 

<동의보감> 내경편 신형

내경편 기본 이론이 담긴 부분을 먼저 번역문으로 읽고 한문을 살펴보려고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 이번에 했던 속도 정도로 진행하고 뒷부분에 나오는 약물이나 치법에 관한 내용을 빨리 읽어나가기로 했다.


우응순선생님께서 한문 원문을 다시 해석해주시며 짚어 주시니 번역문을 다듬어 고친 상태로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전에 읽었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갔던 부분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 세미나 시간이었다. 가령 몸 안에 있는 물을 수()라고 할 때와 습(:아래에 고인 물, 순환하지 않는 물)이라고 할 때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나 잉태의 시초 대목에 나온 회태(懷胎)라는 글자가 무언가를 품는다는 게 항상 마음을 거기에 두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 태역과 태시가 도나 음양과 연결된다는 것 등등. 그냥 듣고 흘려 넘기기엔 아까운 내용들이 너무 많고 추가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들(상양자의 人初受氣也 九日而陰陽大定 四十九日而始胎 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등등)이 있어서 매 시간 원문과 해석, 그리고 관련 자료 주석을 따로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202쪽 잉태의 시초까지 했으니 다음엔 四大成形(사대가 형체를 이룬다)에서 시작하겠다.

                                                                       * * *

3월 개학을 앞두고 할 일이 산적한 가운데 <기탄동감> 세미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첫 세미나를 마치고 보니 여기 저기 구멍이 숭숭 뚫린 느낌이다. 어째서 그런가 생각해보니 우리 세미나 학인들은 감성 1, 2학년, 수성, 목성 등에서 공부하던 분들이라 아직 서로서로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앞으로 같이 공부해나가면서 서서히 알아 가게 되겠지만 그래도 처음이니까 각자 어떤 생각으로 이 세미나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를 먼저 나누었어야 했는데 그걸 빼먹어 버린 거다.ㅜㅜ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첫 발제를 내용 정리에 올인했던 것도 세미나를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약간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었지만 곧 앞으로 서로 조율해나가면서 하나씩 정하면 되겠지..하고 마음 편하게 먹기로 결심했어요. ㅎ  일단 다음 주엔 일단 내용정리 발제 없이 텍스트를 꼼꼼히 읽어오고 각자 질문이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한 가지 이상 준비해오는 방식으로 세미나를 하기로 합니다.

첫 시간 동의보감 정리한 파일 올립니다. 그리고 세미나 하던 도중 인도의 아유르베다와 한의학의 치료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자료를 찾아 따로 정리해 보았으니 함께 올려요.

 

댓글목록

고은미님의 댓글

고은미 작성일

한의학과 동의보감이 시적으로 읽혀졌던 시간이였어요. 혼자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더라구요. 같이 공부를 하는 즐거움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은주샘 첫 세미나 시작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천천히 서로 알아가면서 계속 같이 공부해요^^

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댓글의 댓글 작성일

혼자 읽을 때와 전혀 다른 감각을 일깨워주는 텍스트 읽기...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는 궁극의 맛이죠.
은미샘~~우리 함께 그 맛을 조금씩 조금씩 더 느껴보아요. ㅎㅎㅎ

unOc님의 댓글

unOc 작성일

늦게 참석해서  죄송했어요. 저도 세미나를 처음해보는지라 은주쌤의 철벽 세미나 준비에 감동하면서~ 우샘의 한문 풀이에 귀기울이면서 재미나게 들었습니다. 재미난 세미나 야금야금 만들어 보아요. ^^

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은옥샘~ 직장다니면서 세미나 병행하려고 하니 시간 맞추기도 어렵죠? 그래도 처음 마음 낸 거 끝까지 같이 가요. 야금야금 재미나게~ 좋으네요.

세경님의 댓글

세경 작성일

동의보감 세미나 소식에 정말 반가웠더랬지요. 퇴근하고 와서 앞부분은 지나갔지만 우리가 배우는 한의학을 탄생부터 찬찬히 따라가보고, 우응순 선생님의 친절한 강독까지 들을 수 있어 제겐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아득했던 내경편의 언어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발제가 좀 걱정되기는 했지만요. 은주선생님의 만반의 준비 덕분에 기탄 세미나가 첫 발을 성큼 내었네요. 말씀대로 차근차근 공부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요~ 자료 고맙습니다^^

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댓글의 댓글 작성일

기초부터 한 걸음씩 찬찬히 같이 가요. ㅎㅎ

구름을벗어난달님의 댓글

구름을벗어난달 작성일

후삼국시대쯤인가? 세미나라는 걸 해본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아득한 1인이 '동의보감' 네 글자에 꽂혀 덜컥 세미나를 신청하고 말았지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올림픽 정신(?)으로 참가하는데 의의를 갖고 무작정 참석했슴다. 어휴 그런데 얼음마녀님은 대체 뒷사람들 어떡하라고 그토록 많은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를 해오셨는지 기가 죽고 말더이다. 거기다  우응순 선생님께서 참석하셔서 원문 한 자 한 자를 세밀하게 짚어 주시고, 하여튼 한 눈 팔 시간이 없는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내용이 생소하고 만만치 않긴 했지만 당분간 귀 호강은 단단히 할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일호샘...올림픽 정신으로 참가하셨군요. ㅎㅎㅎ 약간 서걱거렸던 첫 세미나였지요? 앞으로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며 더욱더  좋은 배움의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