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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잡스] 4주차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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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안 작성일15-03-10 11:21 조회2,56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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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세미나 4주차는 영추 제3장 기()와 세계지리 중국에 대해서였다.

 

생각해보니 기()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을 참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오늘 기분이 좋아, 너 기운이 없어 보인다, 기운 내, 기가 막혀,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와, 이 터 기운이 좋은 가보다’...등등. 사람에게 건 사물에게 건 별 생각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말하는 기, 기운이란 말. 공기와 물 같은 단어이자, 실제로 공기와 물(음식)로 이루어지는 기운!

그러고 보니 기()살아있다는 기운’, ‘살아있음바로 그 자체를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는 숨 쉬고 먹어야만 살 수 있다. 하늘의 기운인 공기를 호흡하고 땅의 기운인 곡식을 먹으면서 살아갈 기운을 받는다. 동의보감에서도 ()’는 정()과 신()의 근본, 인체의 근본이라 하였고 ()는 곡식에서 생기므로 ()’자와 ()’자로부터 자형(字形)을 취했다.”고 하였다. 숨쉬기를 멈추고 먹기를 그치면 죽는다. 생명이 살아있는 한 쉬지 않고 이어지는 흐름, 그것이 곧 기(, 기운)인 셈이다.

 

영추에서는 이 기운을 영기(營氣)와 위기(衛氣)로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음식물에서 기()를 받는데, 음식물이 위()로 들어가면 소화·흡수되는 과정을 거쳐 그 정미(精微)로운 것은 폐로 주입되고, 모든 맥이 폐로 모여드는 작용에 따라 오장육부는 이로부터 정미로운 기를 받게 된다. 그 중 맑은 것을 영기()라 하고, 탁한 것을 위기(衛氣)라 한다. 영기는 경맥(經脈) 속에서, 위기는 경맥 밖에서 쉬지 않고 운행하는데, 영위기가 각기 50회를 돌아 다시 만난다. 이렇게 음양이 내외에서 서로 관통하여 마치 고리처럼 끊임없이 돈다.”(영추,124)라고 하였다.

음양이 관통하여 마치 고리처럼 끊임없이 도는 것(陰陽相貫, 如環無端)’! 그렇다. 살아있다는 건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 즉 음양의 기운이 서로 맞물리며 쉼 없이 돌아가는 것이다. 상하·전후·좌우·안팎으로. 우주의 기운과 호응하며 소통하고 순환하지 않고는 살수가 없다. 그것이 우리 몸과 우주의 이치이다. 그리고 그 이치는 하나다. “무릇 한 사람에 어지러운 기운이 있다는 것은 천하의 모든 사람에게도 어지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니, 그 이치()는 하나일 따름(一耳)”(영추,140)이다. 그 이치에 따라 우리 몸의 영기와 위기는 흐르고 만나며 쉼 없이 돌고 돈다.

또 기는 정((((((), 6가지 이름의 형태로 불리며 그 넘치고 모자라는 것이 기운을 결정한다. 피를 많이 흘리거나 정과 진액이 소모되면 그만큼 기운이 빠지고 생명력이 고갈되는 이치다.

강이 동서남북의 4바다로 흘러들 듯이 우리 몸의 12경맥도 크게 4가지 큰 기운의 바다가 있다. 물과 곡식의 바다(水穀之海), 피의 바다(血海), 기운의 바다(氣海), 골수의 바다(隨海)가 있고 그 대표 혈자리가 있다. 그 넘치고 모자라는 기운에 따라 몸에 탈이 난다.

 

지난 세미나 시간에 툰드라 다큐를 보았다. 툰드라 유목 부족은 우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공기를 호흡하고 다른 먹거리를 먹으며 살고 있다. 그들의 주식은 곡식이 아니라 순록이고 물고기다. 평소에는 식구 같았던 순록을 잡아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가죽을 벗긴 후 배를 가르고 그 안에 고인 피를 떠 마시고 생고기를 칼로 잘라 먹는 장면이 있었다. 어른 아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빙 둘러앉거나 서서. 사실 그 한 장면만 덩그마니 맥락없이 떼놓고 본다면 참 엽기적인 장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러웠다. 생존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이 생명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자연의 모습. 그들 삶의 맥락에서 보면 이치에 합당한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이치는 모든 것은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어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자연의 이치이다. 살고 있는 환경에 따라 그 기질과 성정은 각기 다르지만, 우리 몸의 기운의 흐름처럼 그 순환의 이치만은 하나일 터이다.

 

그 고리처럼 연결된 타자를 향한 세계지리여행의 이번 목적지는 중국이었다. 냉대·열대·온대·사막기후까지 온갖 기후대의 지역을 아우르며 품고 있는 거대한 중국. 그것 하나만 보아도 중국문명의 스케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발제를 맡았던 주란샘이 깔끔하게 중국지역을 구분 정리해서 머리속에 쏙 들어왔다. 지난번 툰드라 다큐가 정말 재미있고 좋았는데 다음에 볼 중국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몸과 우주의 이치를 공부하다 훌쩍 동료들과 함께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맛!! 잡스러운 만큼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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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님의 댓글

달집 작성일

몸과 우주의 이치를 공부하다 훌쩍 동료들과 함께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맛! 날이 갈수록 재미와 흥미와 감동이 더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