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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건트 유니버스 4부 10-12장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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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유미 작성일11-11-24 11:17 조회3,3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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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legant Universe 4부 끈이론과 시공간의 구조 (10 12)<?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xml:namespace prefix = st2 ns = "urn:schemas:contacts" />최유미 (2011. 11. 23)


 


 


이제 끈이론이 우주를 설명하는 궁극의 이론으로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M-이론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단계이다. 이번 과학 세미나는 뉴튼시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간이 자연의 힘에 대해 탐구해온 궤적을 따라가 보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을까? 우주는 어떻게 운행하는가? 에 대한 질문은 아마 인간이 동물의 단계를 막 벗어나고부터 인간이라는 존재가 더 이상 존재 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 진행형일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들은 처음에는 철학자들의 몫이었으나 지금은 과학자들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왜 자연의 힘이 이렇게 작동하는지, 우주가 왜 이렇게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과학은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많이 알아 내었고 이 사용설명서는 지난 1-2세기 동안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풍요와 폭력을 가져다 주었다.


 


과학은 관찰된 데이터로부터 어떤 규칙성과 인과관계를 발견하고 이것을 보편적인 법칙으로 도출한다. 물리현상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인 수학으로(즉 우아한 elegant 형태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과학은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난 시간에 우리는 지금은 끈이론에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지만 한때는 만물의 이론으로 생각되기도 했던 최첨단의 입자가속기의 기반이 되는 이론인 표준모형 조차 힘, 물질, 매개자의 구조, 즉 성부, 성자, 성신의 3각 구조를 그대로 유지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과연 자연은 정말 이 3각 구도로 되어 있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자연의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다. 왜 힘은 이렇게 4가지로 작동할까? 이에 대해서 스티븐호킹은 최근의 그의 저서 위대한 설계에서 모형 의존적 실재론으로 명쾌하게 답한다. (철학적 지식이 없어서 모형의존적 실재론이 호킹이 만든 것인지 원래 있는 철학적 방법론인지는 나는 모른다.) 호킹은 과학이론을 하나의 모형으로 보고, 그 모형이 관찰과 부합하면 모형으로서의 실재만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둥그런 어항 안에서 바깥세상을 관찰하며 얻는 물리모형은 그들의 눈을 통해 관찰되므로 우리에게는 직선운동이 곡선운동으로 기술될 것이다. 따라서 물고기들은 좀 더 복잡하게 운동을 기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의 관찰에 부합하는 한 틀리지 않았다. 좀 복잡할 뿐이다. 우리는 과학적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관찰과 부합하면 가설이 참이고, 이것이 실재(reality)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형(가설, 혹은 model)은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떤 모형이 실재인가? 호킹의 모형의존적 실재론은 실재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우회한다. 다만 관찰에 부합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모델이 편리하냐? 복잡하냐? 만 의미 있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왜냐 실재는 아무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물리학을 지배해 왔던 만물의 근원적 형태인 입자(point particle)와 힘, 물질, 매개자의 3각 구도는 지난 2000년 동안 서구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모델이었던 것이다. 입자모델은 더 이상 쪼개어 질 수 없는 단위라는 그리스시대부터 내려온 생각이고, 성부,성자,성신은 서구인들에게는 기독교의 역사와 같이 하는 어쩌면 그들의 DNS에 박혀있는 사고체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완고한 입자물리학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물리학자들은 표준모형이 더 이상 우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표준모형은 여러 새로운 입자들이 관찰되기 전에 이미 그것들의 존재를 예측했고,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실험들의 결과와 일치했다. 그러나 그 모형은 조정 가능한 변수가 너무 많고 그 변수들은 이론자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결과들에 부합하도록 그때그때 변수값들이 추가되었다. 이것은 우아한 것과 거리가 멀다. 과학이론이 우아하기 위해서는 이론에 필연성이 내재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입자론자들은 힉스입자를 발견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론을 어떻게든 보존하고 싶은 것이다. 마치 맥스웰이 빛의 속도를 그의 방정식으로 규명한 후에도 맥스웰을 포함한 많은 물리학자들이 20년 이상을 기준 물질인 에테르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쳤던 것과 동일하다. 진리라고 믿던 것을 폐기하기는 과학이든 일상이든 매우 어려운 일이다. 끈이론이 출발부터 기존의 사고체계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는 듯이 보인다. 정말 입자 맞아? 라는 의문이 그것이다. 본격적으로 끈이론이 M-이론으로 진화해 가는 과정을 보기 전에 여태까지 우리가 살펴본 과학사의 궤적을 한번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그래야 왜 많은 과학자들이 아직 관찰과 부합하는 결과를 거의 만들어 내지 못한 이 이론에 열광하는 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론은 하나의 모형으로 매우 우아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복습


17세기의 뉴튼은 병풍처럼 펼쳐진 시간과 공간 위에서 F=ma라는 중력법칙으로 운행되는 거대한 우주 기계를 상정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일상의 경험을 충분히 설명한다. 첨단의 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금도 대부분의 엔진은 F=ma만으로 충분히 작동된다. 뉴튼은 중력이 작동되는 규칙을 정식화 하였으나, 중력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뉴튼의 중력법칙을 현대화 하였다. 맥스웰은 전자기력을 방정식으로 총 정리하였고 그의 방정식으로부터 빛의 속도를 계산하였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만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은 중력이 없을 때는 특수상대성이론과 일치하며, 우리의 태양계처럼 중력이 약한 환경에서는 뉴튼의 중력이론과 거의 유사한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오차가 있어서 GPS는 일반상대성이론을 감안하여 위치를 찾는다.) 예측들을 가능하게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중력파와 블랙홀까지 예측했고 수많은 정밀한 검증들을 통과 하였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와 관련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우주가 이해 가능하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적어도 소립자의 세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는 모든 것을 이해했고, 또 곧 나머지 부분도 이해 가능하리라 생각한 듯했다.


 


약력과 강력은 원자핵을 발견하고, 그 성질을 연구한 후에 알게 된 힘이다.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소립자의 세상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을 포함한 고전이론은 관찰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은 고전이론이 설명하는 자연에 대한 완벽한 인과법칙을 깨버리는 것 같다. 원자들(심지어 분자들까지도)은 고유한 확률진폭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뢰딩거의 파동함수를 통해서 계산한 확률 값들은 실험치와 기가 막히게 맞지만, 원자들이 확률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일상의 경험과 부합하지 않았고, 고전이론과 달리 일상의 용어로 설명할 수 없다. 양자역학의 물리적인 함의는 파인만조차 설명 할 수 없었다. 여전히 우리는 사용설명서만 얻은 것이다. 어떻든 일상적인 세계에서는 여전히 고전이론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원자와 분자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맥스웰 방정식의 양자버전이 필요하고,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던 까마득한 우주의 과거를 이해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의 양자버전이 필요하다. 즉 좀더 우아한 모델을 만들려면 일부 법칙은 양자적이고 일부 법칙은 고전적이면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일관된 법칙을 만들려고 했고, 일단 중력이 배제된 상태로는 어느 정도 통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력, 즉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시공간의 휘어짐의 결과로 해석한 바로 그 중력이 여전히 난공불락인 것이다. 그러나 끈 이론이 여기에 대한 대답을 주었다. 그것도 아주 우아하게


 


이제는 본격적으로 끈이론이 만물의 이론의 가장 강력한, 그리고 거의 유일한 후보가 되어가는 과장을 살펴보자.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세부적인 내용을 핵심만 요약해서 기술할 재간도 없고, 완벽하게 일상의 용어로 이야기 하기에는 밑천이 일천해서 물리적인 함의들 중심으로 발췌요약만 하기로 하겠다.


 


양자기하학 (quantum geometry)


이 지점에서 왜 다시 기하학 이야기부터 나오는지 살펴보자.


일반상대성이론은 아직까지 우리가 중력을 이해하고 있는 방식이다. 뉴튼은 시간과 별개로평평한 3차원 공간에서 질량이 있는 물체에는 중력이 작용한다고 했다. 지표면에서 공을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고 떨어지는 것은 지구 중력이 잡아당기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이라는 혁명적인 사고로 설명했다. 휘어진 시공간에 물체는 언제나 최단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평면기하학인 유클리드 기하학 (우리가 고등학교까지 배운 기하학)에서 최단 경로는 직선이다. 그러나 휘어진 시공간에서 최단 경로는 표면을 뚫고 가지 않는 한 굽은 선이다. 예를 들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공은 지구의 중력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는 것 (뉴튼의 해석)이 아니라, 굽은 시공간에서 최단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해석). 즉 중력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시공간 자체의 기하학적 특성이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점과 점들사이에 (곡면에 의해) 변형된 거리(곡률)로 정의된다. 평평하지 않은 곡면의 기하학을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 하고 아인슈타인이 채택한  리먼기하학은 이런 비유클리드기하학을 포괄하고 있다.


 


끈이론이 중력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의 휘어짐 즉 기하학이 도입되어야 하고, 일반 상대성이론이 물체가 무한이 작아져서 결국이 점(point particle)이 되는 것을 허용했으나, 끈은 길이를 가지므로 점과 점 사이의 곡률로 표현되는 리만 기하학은 당연히 수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양자기하학이고,끈 이론의 새로운 기하학 인 것이다. ? 중력을 새로운 기하학으로 도출하기 위해서!  즉 아인슈타인의 중력에 대한 해석(시공간의 휨에 대한 결과)을 그대로 유지하고 양자적으로 휘어지는 새로운 공간과 그 공간의 특징을 찾는 것이 양자기하학의 의무이다. 끈 이론자들은 수학을 새로 만들어 가고 있다.


 


끈이론의 양자기하학은 정말 희한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실린더형 표면의 2차원 우주를 생각해 보면, 끈은 실린더표면을 감고 있는 (10.3, P350) 감긴형태의 끈과 감기지 않은 형태의 끈으로 존재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책에서 실린더형 우주를 상정하는 이유는 우리의 우주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그나마 머릿속으로 그릴수 있는 가장 간단한 차원이기 때문이다.) 감겨진 끈은 끈이 가질 수 있는 최소질량을 가진다. 즉 끈이 실린더에 감길려면 최소한 실린더의 굵기(원형차원의 굵기)만큼 되어야 하고 몇 번 감겨있느냐(감김수)에 의해서 최소한의 끈의 길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끈이 길수록 질량도 커진다. 감겨진 끈이 존재한다는 것은 실린더형 우주에서 존재하는 끈이 두 가지 유형, 즉 진동에너지와 감김에너지를 가질 수 있음을 뜻한다. 이들 에너지는 실린더의 굵기(즉 실린더 단면의 반지름-원형차원의 반지름, 우주의 반지름, 즉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끈의 진동에너지 중 균일진동에너지는 실린더의 굵기에 반비례한다(불확정성의 원리-실린더의 굵기가 줄어들면 위치의 확정성이 너무 커져 버리므로 속도 즉 에너지의 불확정성이 커져버린다. 이것을 책에서는 입자의 폐쇄공포증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감김에너지는 감김에 기인한 최소 길이를 가지므로 실린더의 굵기에 비례한다. 즉 우주가 뚱뚱해지면 진동에너지는 줄어들지만 감김에너지는 늘어난다. 반대로 우주가 날씬해 지면 진동에너지는 늘어나지만 감김에너지는 줄어든다. 그런데 우리는 두 에너지를 구별해서 측정할 수 없고 오로지 둘이 합쳐진 전체 에너지만이 물리적 특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하나가 적어지면 하나가 커지는 조합에서 전체는 불변이므로 뚱뚱한 우주와 날씬한 우주는 결국은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는 우주이다좀 더 정량적으로 이야기 하면, 반지름이 R인 우주와 반지름이 1/R인 우주는 서로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 물리에서는 이를 대칭이라고 한다. 수학적으로는, 즉 점입자와 달리 끈이론의 기하학에서는 거리(즉 속도(=에너지)*시간)를 측정하는 방법, R(우주의 크기, 실린더의 굵기)을 측정하는 방법이 두 가지의 끈에 대해 각각 정의되어야 한다. 감기지 않은 끈은 원형차원에서 이동할 때 반지름 R에 비례하는 원주상의 모든 지점을 지날 수 있고(점입자와 동일한 운동),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에너지는 1/R에 비례한다. 반면에 김긴끈은 반지름 R에 비례하는 최소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불확정성의 원리를 적용하면 거리는 1/R을 인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감기지 않은 끈으로 측정했을 때 거리가 R이라면 감기지 않은 끈으로 측정했을 때의 거리는 1/R이고 어느 것이 맞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R일수도 있고 1/R일수도 있고 그런데 일상에서 두 가지 스케일의 길이가 나타나서 혼란을 주지 않는 이유는 반지름 R이 플랑크길이에서 벗어날수록 감긴끈과 감기지 않은 끈 둘 중 하나는 너무 무거운 끈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길이를 재기는 너무 어렵고 우리는 쉬운 방법으로 길이를 재어왔고, 이것이 우리의 거리에 대한 직관이다. 광자(photon)는 대표적인 가벼운 끈이다. 광자로 잰 우주의 크기는 플랑크길이의 10 61승 배 정도된다. 그러나 우주가 원형구조를 갖고 있다면, 그 주변을 감고 있는 거대한 끈으로 우주를 재면 10 61승 분의 1 배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스케일이 역수가 되는 두가지 자를 가지고 있고, 한번에 하나의 자만 선택된다. 이런 기막힌 대칭성이 우주에 어떤 특징을 만들어 내는지 살펴보자.


 


양자기하학에 의하면, 우주는 최소한의 크기를 가진다. 왜냐? 우주를 광자 같은 가벼운 끈으로 측정했을 때 우주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지금 수축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하자. 그러면 결국은 우주가 수축되어 플랑크길이까지 수축된다면, 감김에너지와 진동에너지가 거의 같아지고, 감긴끈이나 감기지 않은 끈이나 질량이 비슷해지면 두 가지 자 모두 같은 우주의 크기를 산출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수축이 되면, 이제 감기지 않은 끈이 더 무겁게 되어 더 쉬운 방법인 감긴끈으로 측정하게 된다. 그러면 감기지 않은 끈에서 수축하고 있던 우주가 감긴끈으로는 역수가 되니까 팽창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무슨 요술 같은 이야기 인가? 우주는 플랑크 길이보다 작아지지 않는다. 이 말은 무슨 말인가? 우주가 플랑크 길이 이하로 작아지지 않기 때문에 일반상대성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막힌 반전이다! 반지름이 R인 우주와 반지름이 1/R인 우주가 서로 같다니!!!  


 


대칭이라는 것은 우주의 반지름이 플랑크 길이보다 작아지더라도 그 길이의 역수인 무지하게 큰 우주와 대칭이므로 우리는 쉬운 계산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물리학 (또는 수학)에서 대칭의 힘이다. 이론에서 대칭이라고 함은 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렇게 고민 해야 할 일을 대폭 줄여준다는 데 그 아름다움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R, 1/R의 대칭에 영감을 받아서 기하학적 모양이 다른 우주의 대칭성을 찾아 보았다. 앞 장에서 끈 이론의 해가 무지하게 많다는 것을 살펴 보았다. 그런데 대칭성은 이런 해의 개수를 대폭 줄여 준다. 특히 복잡한 계산을 할 때 대칭 짝을 찾아내면 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 수도 있는 것이다.  끈이론자들은 숨겨진 차원의 후보 칼라비-야우 도형을 이리저리 변형 (수학적 과정을 거친 transform)시켜서 만들어낸 새로운 칼라비-야우 도형에서 어떤 변형과정을 거치면 홀수차원의 구멍의 수와 원래 짝수 차원의 구멍의 수가 일치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여기서 구멍의 개수는 물리적인 성질과 관계있다.  이를 거울다양체라 이름 지었고 거울 다양체를 가지는 칼라비-야우 도형은 서로 다른 기하학적 구조에도 불구하고 끈이론이 적용되었을 때 동일한 우주를 서술하고 있다. 문제가 한결 쉬워진 것이다. 즉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은 시공간의 구조가 다르면 서로 다른 우주였으나 끈이론이 적용된 양자기하학에서는 공간의 구조가 달라도 동일한 우주를 서술하는 대칭짝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공간찢기


어릴 때 어디에 두었다고 생각되는 물건이 아무리 찾아도 없을 때 찾기를 포기하면서 나는 이것이 4차원으로 가버렸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4차원이 뭔지 몰랐지만 소년중앙에 뭐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공간이 찢어지는 것은 원래 없던 데서 전혀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상상하기는 어렵고, 그리기도 어렵다.  SF영화의 소재다. 그런데 수학적 상상력은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지 않는가를 따지지 않고 진행 될 수 있다. 실제 다차원에 대한 애초의 생각은 아인슈타인의 4차원 시공간에 대해서 3차원의 공간을 더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수학적 상상력이 그 단초가 되었다. 플럽변환은 이런 공간 찢기를 통해 가능하다. 어떤 칼라비-야우 도형이 플럽변환을 거쳐서 새로운 칼라비-야우 도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가능한 이 변환이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공간이 찢어지면 새로운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이 생겨버리는데 그러면 일단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리만기하학(매끈한 기하학)에서 최단거리로 움직이는 운동자체가 달라져버린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그래서 수학적으로는 가능해도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끈이 찢어진 공간전체를 튜브처럼 에워싸고 있으면 찢어진 공간의 물리적 혼돈을 가려줄 수 있는 것이다. 점입자는 찢어진 공간으로 빠져버리겠으나, 끈은 에워쌀 수 있는 것이다. 공간이 찢어질 때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은 무엇인가? 물리학자들은 공간찢어짐을 동반하는 변환을 거쳐도 영향을 받는 것은 끈의 진동패턴에 의해 결정되는 에너지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즉 질량이 변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공간 찢어짐은 숨겨진 6차원 뿐 아니라 드러난 3차원에서도 진행 될 수 있다고 한다. 빅뱅의 시기에는 소립자의 질량이 빠르게 변화했다. 끈이론에서는 이를 공간의 찢어짐으로 설명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현대의 관측장비로는 감지 할 수 없을 만큼 느리게 아주 느리게 진행되므로 감지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 나의 잃어버린 구슬반지는 정말 찢어진 공간 속으로 사라져 버렸을까?


 


끈이론 이상의 이론, M-이론!


궁극의 이론은 우주가 왜 이런 형태로 창조되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이리저리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는 간단한 창조원리! 아인슈타인은 신이 이렇게 복잡하게, 즉 여기서는 이 이론을 적용하고 저기서는 저 이론을 적용하는 식으로 우주를 창조 했을 리 없으므로 좀 더 우아한, 즉 필연적인 법칙을 찾아 내려고 했다. 물론 호킹 식으로 생각하자면, 아무리 필연성이 내재된 법칙이라도 그것이 실재인가는 알 수 없으나, 그 모형자체로는 완벽하게 편리한 모델이 될 것이다.  여태까지 살펴본 것처럼 끈 이론은 관찰에 끼워 맞추지 않고 현재의 관찰결과가 나올 수 있는 필연적인 요소가 많이 내재되어 있는 이론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나온 이론은 모두 5가지 (Type I, TypeIIA, TypeIIB, Heterotic O (32), Heterotic E8*E8 )이고 모두 다른 이론이다. 이 다섯 개의 이론은 초대칭이 적용되는 방식과 끈의 구체적인 진동패턴이 다르다. 5가지의 끈이론이 제각각 우주를 설명하는 데 어느 것이 맞을까? 앞서 살펴본 동일한 사실에 대한 5가지 모형인가? 각각은 논리적 구조가 전혀 다른 이론인데다가 그 중 하나를 잡고 풀어도 해가 무지 많다면, 물리학자들이 고대해 마지 않던 이론의 필연성은 깨어져 버리게 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다섯 가지 전혀 다른 이론들은 서로 동일한 우주를 기술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끈이론에서 거울대칭등의 혁혁한 연구업적을 쌓아오고 있는 위튼은 5개의 서로 다른 이론이 사실은 서로 다른 창을 통해 들여다 보고 있는 하나의 이론체계임을 밝힌 것이다. 이것을 M-이론이라 명명 했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언제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번 의심해 보는데 있다. 대학원시절 나의 선생님은 의심이 너무 지나쳐서 이미 출판되어 나온 그 분야 대가의 논문에 나오는 데이터들도 꼼꼼하게 다시 계산하시곤 했다. 정말 어떤 때는 오류를 발견하시고는 에디터에게 편지를 쓴 적도 있다. 물리에서 복잡한 상관관계를 고려해서 문제를 푸는 일은 너무 어렵다. 대부분의 물리 현상은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치는 힘들과 점점 그 영향이 줄어드는 힘들이 혼재되어 있는데, 이를 좀 쉽게 푸는 방법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항을 기준으로 두고 영향력이 작은 것들을 하나씩 항을 추가 해 가면서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이를 섭동(Perturbation)이론이라고 하고 이것의 전제는 기준항(reference)에 비해 섭동항(perturbation)이 무지 작아서 전체 계산 값이 어떤 값으로 수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끈이론에서는 끈결합상수가 1보다 작을 때는 섭동이론이 성립하지만, 1보다 클 때는 근사계산법인 섭동이론을 적용할 수 없다. 그런데 자연계는 둘 다 공존하므로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비섭동이론으로 깨끗하게 문제가 풀린다면 물리학자중 누구도 섭동이론을 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노가다 이니까..  분명히 자연은 끈결합상수가 1보다 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비섭동방식으로 풀기는 수학적으로 너무 어렵다.  그런데 만약 A라는 끈이론의 강결합(끈결합상수가 1보다 큰) 상태가 B라는 끈이론의 약결합(끈결합상수가 1보다 작은)과 대칭이라면? A 이론의 풀기 어려운 하나의 상태를 B이론의 쉬운 해법으로 풀 수 있는 것이다!!  이 다섯 이론의 상관관계는 마침내 그림 12.10 (P446)의 모양으로 밝혀졌다. 이것이 대칭성의 위력이다. 대칭성이 아름답다고 한 진정한 의미이다. 위튼은 그림 12.1(P.412)의 서로 다른 이론을 그림 12.2 (P.413)으로 만든 것이다.  모두 하나의 몸통을 공유하고 있는 이론이다. 물론 아직 몸통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몸통이 밝혀진다면 그야말로 궁극의 아름다운 이론이 될 것이다.


 


앞 시간에 우리는 초대칭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었는데, 이것이 점입자이론인 양자장이론 즉 초중력이론에도 적용되었다. 초중력이론에서도 시공간이 가질 수 있는 차원의 최대값은 11이었다. 점입자 이론에서도 이들 여분의 차원이 시공간에 감겨진 형태로 숨어 있는 형태의 이론이 만들어진 것이다. 10차원 초중력이론은 초대칭을 도입하는 방식에 따라 네가지 종류로 구분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현존하는 끈이론과 하나씩 짝을 맺어 줄 수 있다. 즉 네 종류의 초중력이론은 다섯 개 끈이론의 저에너지 버전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11차원 초중력 이론은? 이것은 수학적으로만 가능한 해인가? 11차원이 10차원 끈이론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같아질 방법이 없다. 그런데 끈이론에서 하나의 차원이 더 추가 된 것이다. 이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림 12.7 (P.443)이다. TypeIIA Heterotic-E의 끈이 11차원 시공간에 살고 있는 2차원적 존재임이 밝혀진 것이다.  위튼은 1995TypeIIA의 끈이론 결합상수를 아주 작은 값에서 1보다 훨씬 큰 값으로 키웠을때, 우리가 얻은 물리학은 낮은에너지 영역에서 11차원 초중력과 일치한다. 라고 밝혔다. 이렇게 끈이론은 11차원 초중력 이론과도 연결되어 마침내 11차원 이론이 만들어 졌고 위튼은 이를 M (Mother, Mystery)이론이라 명명하였다. 이로써 M-이론은 그림 12.11로 수정된다. 각각의 가지들은 끈 결합상수의 영역에 따라 달리 (즉 편리한 방식으로) 우주를 표현한다. 그림의 중앙부는 TypeIIA Heterotic -E에서 끈결합상수를 키웠을 때 도달하는 2차원 끈의 영역이다. 이들 가지들은 모두 duality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른 끈들도 모두 2차원 막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 2차원이 끈이론의 최소단위인가? 앞으로 끈이론은 더욱 높은 차원을 갖는 막 membrane이론으로 진화 할 것인가? 확정할 수는 없으나 고차원-brane까지 확장해 나갈 듯하다. 즉 그림 12.11의 중앙부 이론의 기본 단위는 다중 차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과도한 질량을 갖지 않는 1차원 혹은 2차원막이겠지만.우리가 알고 있는 4가지 힘은 우리에게 관찰되기 적합한 범위에 들어 있는 힘일 것이다. 다차원브레인에는 우리가 관찰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힘들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마침내 M-이론까지 도달했다. 많은 이론적인 부분이 생략되었고 내가 이해한 바가 좀 틀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근영샘의 지도 편달을 끈이론은 이번에 처음 봅니당^^) 이제 이 책의 제목에  elegant 란 말이 붙은 이유가 감이 잡힐 것이다. M-이론은 모형이 가져야 되는 우아함을 발견해 나가면서 계속 발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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