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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스님 특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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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교 작성일11-10-16 12:44 조회2,81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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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2일 김민교



  내가 어떤 물체를 컵이라 부르는 순간 나는 그것을 컵으로 사용하겠다는 말이 포함된다. 어떤 물체를 컵이라 명칭, 설정하는 순간 나는 그것을 무시간성, 비시간성에 가두게 된다.(비시간성, 무시간성은 시간의 연속성이며, 차이 없음을 나타낸다.) 나는 불교를 처음 공부할 때 나는 없으며, 존재는 끊임 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떤 것에 가둘 수 없다는 문구를 보았을 때, "나는 나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들었다. 컵을 컵이라고 불러서는 안되고 ‘어떤물체’, 설정되지 않은 물체라고 불러야 되는 가를 고민했다. 컵을 컵이라고 부르냐 마느냐, 나를 나라고 부르냐 마느냐는 강의를 들으면서 나에게 일차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지금 일차적인 것은 두가지다. 첫 번째는 나는 어떤 물체를 컵이라 불러야만 컵으로 쓸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무시간성, 비시간성이 현실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감에 따라 끊임 없이 변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어떤 물체를 나는 컵이라 부르고, 설정하고, 의미 부여해야지만 나는 어떤 물체를 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는 어떤 물체를 컵이라 명칭, 설정, 생각하는 순간 생각이 만든 색깔의 길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그 색깔의 길은 어떤 물체를 컵이라는 의미 상자에 넣고는 비시간성, 무시간성이라는 자물쇠를 채우는 길이다. 나의 생각 체계는 비시간성, 무시간성의 자물쇠를 어떤 의미 상자에 채우려 한다. 나는 물체를 의미 상자에 넣어야만 그 의미로서 물체를 사용할 수 있고, 불교에서 말하는 것도 물체를 의미 상자에 넣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것은 능동적인 물체(물체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이다.)를 상자에 넣고 비시간성의 자물쇠를 잠그지 말라는 것이다. 상자에 넣되 나는 자물쇠를 채우지 않게 수행을 해야 한다. 나의 생각 체계가 항상 자물쇠를 채우게 하기 때문에 나는 항상 나의 생각 체계가 자물쇠를 채우려 하면 그것을 지켜봄으로써 자물쇠를 채우는 생각을 막아야 한다.



 내가 괴롭운 이유는 자물쇠를 채우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에 자물쇠를 채우려 한다. 내가 최종적으로 겪는 죽음의 공포는 나라는 존재를 무시간성에 묶어 두기 때문에 일어난다. 중생은 무시간성의 자물쇠를 잠그는 존재인것 같다. 그렇기에 중생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의 세 종류인 학습, 사유, 수행이다. 무시간성의 자물쇠를 잠그지 않는 것이 지혜인것 같다. 나는 학습을 통해서 지금 내가 어디 길에 있는지를 알게 되고, 사유를 통해 이미 형성된 길을 따져 잘못된 길인지 바른 길이지 보고, 수행을 통해 나에게 바른 길이라면 그대로 가고 그렇지 않다면 샛길을 내어 샛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이 세가지의 지혜를 꾸준히 행해 항상 내가 어디에 있는 지를 보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방향의 길을 걷고 있다면 샛길을 만들어서 나를 벗어나게 하고 싶다.



 나도 가끔은 세가지의 지혜를 실천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가끔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 세가지 지혜가 순간 순가 마다 일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것들을 꾸준히 해나갈 필요가 있다. 중생으로서의 생각 체계가 항상 자물쇠를 채우려고 한다면 세가지 지혜로 나는 계속 자물쇠를 채우려는 나의 생각 체계에 저항해야 한다. 순간 순간 마다 세가지 지혜가 일어남으로써 나에게 자물쇠를 채우지 않는 것이 무아(안티 아트마)이다. 나는 지혜를 통해 나의 생각 체계가 항상 자물쇠를 채우는 것에 순간 순간 마다 저항해야 한다. 지혜가 순간 순간 마다 일어나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자물쇠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물쇠를 채우지 않게되는 순간이 무아일 것이다. 

댓글목록

선민님의 댓글

선민 작성일

<p>지난 토론 시간&nbsp;우왕좌왕하던 이야기를 사유하면서 그걸 단서로&nbsp; 더 나아가는 걸 보니&nbsp;자극이 되네.&nbsp;</p>
<p>학습, 사유, 수행하여 생각체계가 자물쇠를 채우는 것에 저항 하자고?&nbsp; 좋다!</p>

민교님의 댓글

민교 작성일

<p>후기를 가지고 좀더 구체적으로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아직도 머리가 빙글 빙글 도네요~~<img src="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rabbit/rabbit%20(16).gif" class="emoticon" editor_component="image_link"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