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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세미나] 5기 중간 에세이_Open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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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환 작성일11-10-21 15:45 조회3,107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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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움의 시작-최유미-'을 읽고


 


  글에는 그 사람의 기운이 있다. 친필본이든 복사본이든 모니터상이든지 상관없이 활자로 표현되어 있기만 하면 글쓴이는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고 살아 움직일 수 있다. 최유미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글 속에 본인의 개성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미워할 수 없는 잘난척, 당당한 철없음...(죄송합니다.) 마치 지금 내 앞에 계신것만 같았다. "빡세게, 쯧쯧, 본전을 뽑겠다." "금강경을 제대로 읽어 보는 것 만으로도 이 세미나의 본전은 뽑겠다고 생각했다.(나는 언제나 투자대비 효과를 계산하고 움직이는 인간이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표현, 문장의 짧은 호흡...모든 것이 여전하셨다.


  하지만 다음 단락부터 자세를 바로 잡지 않을 수 없었다. 無常을 설명하신 부분은 감동적이었다. 금강경에서는 나와 '돌'이 하나라고 말씀 하시는데 나는 평소 이부분이 알쏭달쏭했다. 지금 걸어가고 있는 나와 저기 아무렇게 놓여있는 돌이 어째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걸까?


"나는 혼자서는 만들어 질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나를 이루기 위해서는 태초부터 모든것이 관계했다. 지구라는 별이 만들어 질때, 핵력의 강도가 혹은 전기력의 강도가 영점 몇 퍼센트만 달라졌어도 탄소는 만들어 지지도 않았다. 고로 지구상에는 생명체가 존재 할 수 없었다. 세상만물과 그 관계가 우주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인과의 연속된 고리로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결국은 네가 없으면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와 너의 구별은 무의미하다. 규정할 수 없어서 '나'라는 한계 구별이 무의미하고,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또한 '나' '너'의 구별은 무의미하다."


  佛法이 앞,뒤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논리정연한 말씀이라는 것을 이처럼 잘 설명해 주셔서 마음에 와 닿았다. 지금 길 옆에 놓여있는 저 '돌'이 15년전에 한 서울대 교수님의 발을 삐게 하였고 발을 삔 교수님이 청와대 회의에 늦어 그 이유로 경질 되었고, 그 덕분에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새로 임명된 모 교수님이 OECD가입을 적극 주장하여 우리나라가 자본시장을 개방하게 되었고 그래서 97년에 IMF외환위기가 왔고 그때 그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은 한 고등학생이 경제학과로 진로를 결정하였다. 나와 저 돌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억지 이야기이지만 45억년 지구의 역사를 고려해 볼때 저것보다 더한 인과의 고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이다. 3년전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호모 쿵푸스가 없었다면 내가 어찌 여기에 이 글을 쓰고 있겠는가? 내가 어떻게 무문관과 금강경을 읽을 수 있었겠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이 글에서 선생님께 논리적이고 깊이있는 사유를 배웁니다.  


 


2. '생기가 사라지는 이유-오선민-'를 읽고


 


-도대체 왜 자꾸 마음이 설거지를 떠날까?


 


 그러게요.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문제의식은 같았지만 답은 전혀 달랐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마음이 몸을 떠나는 이유는 내가 이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이 떠나는 일들은 ①장소 이동하기 ②설거지, 청소하기 ③ 요리하기, 밥먹기 ④ 일상대화. 였는데 이것들은 평소에 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던 일이었다. 반면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① 운동하기 ② 공부하기 ③ 세미나하기 ④ 글쓰기를 할 때는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따라서 원인이 분별심 이므로 대책은 분별심 없애기 즉 모든 일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였다. 따지고 보면 청소와 밥먹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지만 선생님은 '들어가며'에서 이건 아니라고 하신다. "그래서 설거지 자체가 목표인 동시에 현재가 되도록 손을 천천히 움직이고자 마음먹었다. 그러면 문제가 사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의 리듬대로 살자.


 


  "나의 리듬대로 살자 설거지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졌고 훨씬 편안해 졌다. 생기가 없는 유령같은 삶은 욕망을 몸을 써서 실현하려고 애쓰지 않을때(여기 혹시 '애쓸때'가 아닌지요?) , 그리고 남의 욕망을 내 몸을 써서 실현하려 할때 오는 것 같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통찰력이었다. 선생님은 지루하리만치 치밀한 자기관찰로 이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여기에 한가지 중요한 통찰이 더 있었다. 그것은 왜 타인의 욕망을 내면화하게 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의존'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독립해야하고 분명히 깨어있어 나의 욕망과 남의 욕망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유가 찾아오고 자유가 있어야 생기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차돌같은 고요함과 환한 생명력의 공존


 


  제가 생각했던 답은 어딘가 억지스럽고 인위적이었다. 부처님이 탁발하러가실때 걸음걸음마다 '이건 중요한 일이야, 분별심을 버려야지' 이렇게 생각하며 걸으셨을까? 아닐 것이다. 그냥 걸으셨을 것이다. 편안하게 그냥 걸으셨을 것이다. 자유롭게 어디에도 걸림없이 내 마음대로 가셨으니까

댓글목록

선민님의 댓글

선민 작성일

<p>최유미 선생님이 앗 깜짜기야 하시겠는데요^^ 홈피에 보시고, 써놓은 에세이 올리시라고 말씀드려야 겠네요. </p>
<p>열공!^^!</p>

최유미님의 댓글

최유미 작성일

<p>헉! 제 글을 읽고보시고 후기를 써주시다니.. 감사하옵니다.&nbsp; 사실 저는 여기서 좀 이방인 같아서리...</p>
<p>후기의 보답으로, 돌과 내가 결국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물리학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p>
<p>&nbsp;</p>
<p>세상 만물은 모두 원자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요?&nbsp; 사람이나 개나 돌이나 모두 원자라는 기본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p>
<p>사람몸에는 10의 29승정도의 원자가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원자의 종류란게 몇개 안되거든요.. 수소, 탄소, 산소... 우주가 만들어질때 방출된 원자핵에 전자들이 달라붙어서 여러 종류 (원소라고 합니당)가 생긴건데... 수소는 내몸에 들어 있는 수소나 돌에 들어 있는 수소나 다 똑 같은거 거든요.</p>
<p>그럼 우리 몸의 원자가 어디서 왔느냐 ? 저절로 생기는 거는 아니고, 예를 들어 &nbsp;밥을 먹으면 쌀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가 여러 화학작용을 거쳐 내몸에 들어오고, 또 쌀은 흙이나 비료에&nbsp; 들어 있는 원자들의 화학작용으로 만들어지고... 뭐 이렇게 계속 연결되는 거죠.. 결국은 내몸이 개의 원자하고도 교환됬고(개똥이 비료가 되고, 개가 호흡하며 내 뱉은 탄소가 내 몸에 들어가서 또 뼈가되고..), </p>
<p>흙의 원자하고도 교환됬고..&nbsp; 화학작용 이란 것이 결국은 원자가 서로 교환되는 것이랍니다.&nbsp; </p>
<p>즉, 단순히 기본물질인 원자가 같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서로 교환하고 있다는 거죠.&nbsp; </p>
<p>지금 이순간에도 내몸을 구성하던 원자가 내몸에서 흘러나와 내친구&nbsp; 몸에도 들어가고..흙속에도 들어가고 바다에도 들어가고...</p>
<p>그러니 사실은 같은거죠 뭐.. 수억년을 거슬러 가지 않아도 지금 이순간도 서로 몸의 일부를 나누고 있답니다.</p>
<p>&nbsp;</p>
<p>아! 그런데 저는 세상만물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왜 물리적으로만 이해하고, 그러므로 어떻게 세상을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p>
<p>아무 생각이 없었을까요?&nbsp; </p>

이정환님의 댓글

이정환 작성일

<p>설명 감사합니다.^^ 선생님&nbsp;말씀을 들으니&nbsp;중고등학교 물리공부를 다시해보고 싶은 맘이 부쩍 드네요. 학문은 기초가 중요한데 말이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