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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지식에 대하여> 발제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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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이진 작성일12-09-07 12:12 조회3,52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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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이사 준비 중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몇 번씩은 이사를 하지만 익숙했던 장소를 떠나 낯선 곳으로 터전을 옮긴다는 것이 좋고 싫고를 떠나 부담이 되긴 합니다. 그래서 자발로 발제를 청했습니다. 어수선할 새 장소에서 당분간은 집중이 어려워질 것 같아서요. 게다가 마침 제가 주의를 기울여 읽을 만한 주제의 글이었습니다. 크샘 책들은 단순 명쾌해서 (생각이 복잡한 독자에겐) 오히려 어렵고, 마음에 위안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버거운, 적당히 표현할 방법이 없는 아주 독특한 느낌입니다. 은근히 중독성도 있어서(크샘은 이런 말 싫어 하시겠지만ㅎㅎ) 읽을 때는 언제 끝나나싶다가도 덮고 나면 곧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결국에 네가 읽어야 하는 건 이 책이 아니라 바로 너야!’라고 말해주는 흥미롭고 까다로운 독서입니다. 예,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행히도 함께 읽으니 혼자 읽어서는 절대 몰랐을 것들을 듣게 되네요.


 


매주 기다리는 감칠맛 나는 곰샘의 강의 중 이번에 제게 유난히 와 닿았던 단어들은 패턴화변주였습니다. 저는 종종 기억할 만한 것들을 단어로 새기곤 합니다. 문장을 전부 기억하기에는 기억력이 딸린다는 것도 큰 이유이지만, 어떤 단어가 말한 이에게서 내게로 와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탁! 건드리며 짜르르 일어나는 진동 그리고 연결되는 느낌이 짜릿하거든요.  어쨌든 일상의 삶에 무수히 묻혀 있는 패턴화(반복, 축적...)라는 지뢰를 앞으로는 더욱 주의 깊게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반면 변주란 자기의 언어로 말하기, 즉 패턴화를 깨는 새로움(창조성)을 의미합니다. 자기가 스스로 생성한 언어를 통해서 다른 이들, 다른 존재들과 감응할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생기 넘칠까요! 한편 말 변주의 달인 크샘과 음악 변주의 거장 바흐의 예와 함께, 깨달음에는 평상심과 창조성이 함께 간다는 곰샘의 풀어주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곰샘이 최근 들어 나뭇잎이나 벚꽃 같은 일상적인 자연을 바라보며 경이를 만끽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며 얼마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양희은의 최신곡 인생의 선물이라는 노래를 떠올렸네요. 나이 들며 알게 되는 것들을 잔잔히 노래하는 곡인데, 양희은씨는 남들은 모두 청춘이 그립다고들 하지만 자기는 지금이 훨씬 좋아 절대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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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해하면 이해한 대로, 잘 모르겠으면 모르는 대로, 있는 그대로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조모임은 잔잔히 재미있었습니다. 비슷한 말들인 것 같으면서도 그 속에 변주가 담겨 있었어요. 그건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차이와 공통점이 만드는 변주겠지요. 함께 가기 위해 각자 다른 처지에 있는 조원들 모두의 손을 잡으려 애쓰시는 조장님 장금샘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부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이사 일정이 자꾸 미루어져서 어수선하게 짐만 싸고 있네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박장금님의 댓글

박장금 작성일

<p>앗 드뎌 올리셨군염~셈나 때 샘의 발제와 토론이 스쳐가네요.^^ 예술가로써의 고민, 한 인간이 가진 고민(두개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이 느껴지더라구요.</p>
<p>강의를 들으면서 잘하려고 하거나 정답을 찾으려 하거나 지식을 축적하는 건&nbsp;배움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내 부주의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외에 없다는 것.&nbsp;하루에도 변덕이 죽을 꾾는 나를 보면서 그런 내가 유일한&nbsp;텍스트라는 걸 인정하고, 내 부주의를 볼 뿐. ^^부주의를 보는 건 정말 여러운 일인 듯해요. 남은 그렇게 쏙쏙 잘 보이는데&nbsp;나에겐&nbsp;왜 그렇게 관대하거나 밀어 붙이는&nbsp;회로 밖에 없는지~갈수록 미로지만 그 미로를 주의해서 즐겨볼까합니다. 이사 잘하시구염~^^</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