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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세미나] 벗님들, 들로 나가 동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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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달집 작성일13-06-03 15:53 조회5,80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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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주역세미나>는 대거 결석이 있었어요.
그래서 7명이 북두칠성처럼 점점이 앉아 오붓하게 보냈습니다.
주역을 발제하다 보니 대산선생님을 따르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고,
그 뜻을 보충하기도 하고 달리 해석해보기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처음 <대산 주역강의>를 대했을 때, 대산선생님이 옛날이야기 해주듯이
주역을 풀어가는 솜씨에 반해서 술술 읽기만 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입니다.
우와, 이거구나.”
우와, 이게 이렇게 변하는구나.”
우와, 변효를 이렇게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다니 정말 놀랍다.”
우와을 연신 발사하던 내가
대산선생님은 공자님빠~. 이건 이렇게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대산선생님은 민족주의자야. 이건 좀 달리 해석해야 할 것 같애.”
아직 변효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진 못하겠어. 세상은 한시도 같은 게 없다는데
이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주역의 마스터겠지?”
당치도 않게 어느 새 나는 주역 마스터의 길을 모색하고 있네요. ㅋㅋㅋ. 인성작렬입니다요.
그 먼 옛날 점을 치던 것에서 시작해 지금, 여기와 만나고 있는 주역은
그대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고 있네요.
잡았다 싶으면 손에서 스르르 빠져나가는 물처럼,
파동인가 싶으면 입자이고, 입자인가 싶으면 파동인 이중 슬릿 실험처럼
잡을 수도, 분명히 알 수도 없는 게 주역이네요.
그러니 마셔요. 주역을 마스터하겠다는 생각일랑 아예 버리세요.
그런데 왜 배우냐구요?
그 오랜 세월의 삶의 지혜, 삶의 기술이 가득하니까요.
 

이번 주는 천지비와 천화동인괘를 배웠어요.
천지비는 위는 모두 양으로 되어 있는 하늘괘이고 아래에는 모두가 음으로 되어 있는
땅괘라서 천지는 막혔다, 운수가 꽉 막혔다해서 비()입니다.
비괘는 인간의 몸으로 보면 비정상적인 몸이고 나라로 보면 소인이 통치하는 세상입니다.
막힌 세상인 비괘는 큰 것이 가고 작은 것이 오니
군자가 가고 소인이 와서 백성이 손해를 보는 괘입니다.
참 묘한 게 전체 괘로 보면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데,
각각의 효사로 보면 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인생 새옹지마라고 하는가 봅니다.
소인이 통치하니 백성들은 그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서 한마음으로
바른 지도자를 기원합니다. 그에 비해 관리들은 비색한 정치에 아부하고 묵인합니다.
결국 구사(九四)에서 혁명의 때가 옵니다. 군자들이 뜻을 모아 혁명을 하고
시의적절하게 혁명을 하므로 허물이 없습니다.
드디어 구오(九五)에서 대인이 질긴 뽕나무뿌리에 국가를 붙들어 매어놓습니다.
대산선생님은 뽕나무 뿌리의 질긴 것을 빗대어 국가를 지속시킨다는 뜻으로 썼는데
뽕나무의 고대적 의미는 동쪽 바닷 속에 있다는 전설의 神木을 가리킵니다.
영험한 나무라는 것이지요. 이제 비색한 정치는 가고 다시 태평한 세상이 온 것입니다.
 

다음은 천화동인.
천화동인은 하늘괘가 위에 있고 불괘가 아래에 있습니다.
불은 타오르는 성질이 있으니까 불이 타올라 하늘과 같이 한다 해서 동인(同人)입니다.
이 괘는 천지만물의 동인하는 뜻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동인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동인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하늘이 만물을 대하듯이 지공무사(至公無私)하게 동인하는 것이 건행(乾行)인데
이렇게 동인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천하의 뜻이 통해 심중을 훤히 헤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인의 맨 나중은 천지만물과 동인합니다.
괘사에서 야(), 초구에 문(), 육이에 종(), 구사에 용(, 담 용), 상구에 교(, 들 교).
괘사의 들()이 상구에서 이 들()로 바뀌었어요.
앞에 들()이 지극히 공적이고 사사로움이 없는 오픈마인드의 동인을 이야기 했다면
나중에 들()은 천지만물과 교류하면서 회통하는 동인입니다.
그야말로 천지만물과의 공감, 깨달음의 경지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뻥 뚫리고 기운이 통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냥 좋네요.^^
간기울결에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천화동인을 읽어보세요.
읽는 동안 어느새 화가 내려가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런 존재들이니까요.
 

산티아고는 천지만물을 기록한 그 손을 향해 돌아섰다. 그 순간 그는 온 우주가 침묵 속에 잠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절대 고요 속에 자신을 내맡겼다. 사랑의 격류가 가슴속에서 용솟음쳤다. 그는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그것은 이제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기도였다. 아무 말도, 아무런 간구도 없는 기도였다.
 
그는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침잠해 들어가, 만물의 정기란 신의 정기의 일부이며, 신의 정기가 곧 그 자신의 영혼임을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243~244
 
나그네~1.JPG

 

다음 주 67<주역세미나>
대산 주역강의 화천대유(영희), 지산겸, 뇌지예(장금)
주역산책 5. 역학의 다섯 가지 사유 188~217(풍이)
그럼, 금욜 만나요. 제발~
댓글목록

인디언님의 댓글

인디언 작성일

선생님 후기 글투가 꼭 대산샘 주역강의 글투같아요 ^^
천화동인에 이은 화천대유는 또 어떻게 풀이될지 기대기대!!!  ㅎㅎ

오우님의 댓글

오우 작성일

천화동인~~가슴이 뻥 뻥 뚤립니다. 더워서 힘든 날에 시원~한 후기! 감사합니다.^^

약선생님의 댓글

약선생 작성일

와~ 천화동인은 화를 푸는 괘로군요. 회사에다, 집에다 요걸 써 놓고 두고 두고 읽어야겠네요. ㅎ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