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영어주역 일요반 시즌2 8주차 후기(화천대유) > 삼경스쿨

삼경스쿨

홈 > Tg스쿨 > 삼경스쿨


빌헬름 영어주역 일요반 시즌2 8주차 후기(화천대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형진 작성일23-09-27 10:55 조회114회 댓글0건

본문

지난 일요일(9.24) 화천 대유괘(Ta Yu / Possession in Great Measure / 火天 大有)를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각자 맡은 부분을 읽고 해석하고 그리고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대화 속에서 느꼈던 인상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것으로 후기를 대신하고자 한다.

 

먼저, 괘사 부분을 보면 아주 짧다.

 

POSSESSION IN GREAT MEASURE.

Supreme success.

大有, 元亨.

대유괘는 크게 형통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형통하다()success로 번역하는 것이 어감적으로 좀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Legge도 그렇게 번역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감의 어색함은 그 단어에 대한 나의 협소한 이해 때문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영어식 표현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괘상을 보면, 음효가 하나가 군주의 자리인 오효에 있으면서 나머지 강건한 양효들과 잘 지내는 모습이다. 빌헬름은 괘상을 풀면서 이 부분을 묻는다. ‘어떻게 음효 하나가 다섯 개의 양효를 단단하게 묶어낼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지(How is it possible that the weak line has power to hold the strong lines fast and to possess them?)’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오효에 자리 잡고 있는 음효의 덕성이 이기적이지 않은 겸손함(unselfish modesty)에 기인한 것으로 풀어낸다. 이 부분은 자주 훌륭한 여왕이나 집안에서의 덕망 높은 여성 등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어지는 다음 부분의 해석이 신선했다. 내면의 강건한 힘(하괘의 건괘)이 우아하고 제어된 방식(상괘의 리괘)으로 스스로를 표현하고 있고, 이것이 최고의 성공(형통함)과 부를 가져온다(Power is expressing itself in graceful and controlled way. This brings supreme success and wealth)고 풀어내고 있다. 외유내강형의 인간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대상전을 보자.

 

Fire in heaven above:

The image of POSSESSION IN GREAT MEASURE.

Thus the superior man curbs evil and furthers good,

And thereby obeys the benevolent will of heaven.

象曰, 火在天上, 大有, 君子以, 遏惡揚善, 順天休命.

상전에서 말했다.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유괘이니, 군자가 이것을 보고, 악을 막고 선을 밝혀서, 하늘의 아름다운 명을 따른다.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은 태양을 의미한다. 태양의 빛은 만물을 비춘다. 선악과 호오를 구분하지 않고 만물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해준다. 빌헬름은 이 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The sun brings both evil and good into the light of day. 악을 막고 선을 증진시키는 것은 인간의 몫임을 특히, 군자가 해야 할 일임을 대상전에서 말해주고 있다.

 

미지막으로 효사를 보자. 뭔가 좋은 얘기가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뭔가 좋아 보이는 괘일수록 우려와 경계의 내용이 많은데 이번의 대유괘도 그렇다. 빌헬름이 풀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해보면, 초구에서는 커다란 소유(Great possession)가 가져올 수 있는 어려움을 알아야 허물이 없을 것임을 말하고 있다. 구이에서는 중차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자라면 어떤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undertake something)고 말하고 있다. 구삼에서는 재물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사적인 것이 아닌 공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함(at the disposal of the ruler or of the people at large)을 강조하고 있다. 구사에서는 많이 가지는 있는 이웃들 사이에서 질투하거나 경쟁하지 말라(must shun envy and the temptation to vie with others)고 한다. 육오에서는 인자함이나 자비로운 마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benevolence alone is not sufficient), 위엄(dignity)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상구에서는 성대한 소유의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겸손함을 유지하고 현자에게 영광을 돌리라(one remains modest and gives honor to the sage)고 한다. 이처럼 우려와 경계의 내용이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주역이 우환의식 속에서 쓰여졌기 그런 것이고, 한편으로 세상사를 대하는 데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혀졌다.

 

대유괘를 읽으면서 어른 김장하가 생각이 났다. 대유괘의 육오효와 같은 리더쉽이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이러한 그리움의 감정이 지금과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시간을 살아가는데 약간의 위안이 되었다. 이번 시즌도 같이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보냈던 것 같다. 다음 시즌에서 같이 공부하게 될 괘들에서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벌써 기대가 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