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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영어 주역 월요반 S4. 2주차 지뢰복 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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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대로 작성일24-01-17 14:41 조회235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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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영어 주역 월요반 S4. 2주차 지뢰복 후기

 

안녕하세요. 2주차 후기를 맡은 윤명숙입니다.

연초에 가까이 지내는 후배에게 <내 인생의 주역>을 선물했습니다. 작년 이 맘 때 같은 책을 읽고 주역의 매력에 빠졌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면 후배에게 새로운 길이 열리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습니다. 이런 기대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건 제가 아직도 주역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겠지요.

평소에 영문을 좋아해서인지 영어 주역은 남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문으로 된 효사와 빌헬름의 해석의 묘한 일치와 어긋남도 흥미롭고 여러 선생님들의 영어 독해 들으며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보통 초벌 번역을 한 다음 수업시간에 그 용지를 바탕으로 용어들을 고쳐나가는데 단어들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단순히 용어를 고쳐나가는 문제가 아니라 녹음 준비를 안 한 제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능력이 부족해 모두 잘 정리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최대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후기 쓰는 사람의 소임일 테니까요. 형식은 번역문을 먼저 싣고 그 뒤에 각 효에 대해 나눈 여러 얘기들을 덧붙이는 방식을 택하겠습니다. (구분하기 위해 검은 색은 번역, 나눈 얘기들은 녹색으로 처리했습니다) 복희씨 샘의 유튜브 <감이당 주역강독> 지뢰복괘 강의를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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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지뢰복/ fu/ 전환점

 

상괘 곤, 수용,

하괘 진, 각성, 우레

 

전환점이라는 개념은, 음효들이 모든 양효들을 위쪽으로, 괘 밖으로 밀어버린 후에 또 다른 양효가 아래로부터 괘에 들어온다는 사실에서 생겨난다. 어둠의 때가 지나갔다. 동지冬至가 빛의 승리를 가져온다. 이 괘는 동짓달인 열한 번째 달(12-1)과 관련 있다.

 

복희씨 샘의 강의 속, 괘에 대한 설명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땅속에서 우레가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소인의 세상이 가고 군자의 세상이 회복되는데 아직은 시작이 미미한 단계에 놓여있다. 절기로 보면 동지의 때다. 동지는 음기가 극에 달한 시기인데 한 가닥 양기가 싹트면서 머지않아 봄이 올 것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입춘이 되려면 소한과 대한이라는 엄동설한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양기가 성장하려는 기세는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어 입춘()이 온다.” (그대로 옮긴 건 아니고 요약본입니다ㅎㅎ)

언제나 늘 왔지만 그럼에도 봄이 올까?하는 의혹을 품게 되는 요즘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 말씀이라 좋았습니다.  

 

괘사

 

돌아옴은 형통하다.

실수 없이 나갔다 들어옴.

친구들이 오니 허물이 없다.

왔다 갔다 왕복운동이 진행된다.

7번째 날에 돌아온다.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쇠락의 시간 후에 전환점이 온다. 괘 밖으로 추방되었던 강력한 빛이 돌아온다. 움직임이 있지만 완력에 의해 초래된 것은 아니다. 상괘 곤은 헌신이 특징이다. 그래서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오래된 것의 변환이 쉬워진다. 오래된 것이 버려지고 새로운 것이 도입된다. 두 조치는 때에 따른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해害도 따라오지 않는다. 같은 견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회가 형성된다. 그러나 이 그룹들이 누구에게나 이용 가능한 충만한 지식으로 모이고, 시간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기적인 분리주의적 경향은 배제되고 어떤 실수도 없다. 돌아온다는 개념은 자연의 경로에 기초를 두고 있다. 움직임이 순환적이고 경로는 스스로 완결된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인위적으로 서두르는 것은 필요치 않다. 모든 것이 지정된 시간에 저절로 온다. 이것은 하늘과 땅의 뜻이다.

모든 움직임이 여섯 단계로 달성된 다음 일곱 번째 움직임은 회복을 가져온다. 그래서 한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동지는 하지가 지난지 일곱 번째 달에 온다. 그래서 또한 일출은 일몰 후  일곱 번째의 두 시간에 온다. 그러므로 7은 젊은 빛의 숫자이고, 거대한 어둠의 숫자인 6이 하나 늘어났을 때 생긴다. 이런 식으로 휴식의 상태가 움직임에게 자리를 물려준다.

 

알다시피 동지는 1222일인데, 정확히 언제 태어나셨는지 알 수 없는 예수님의 탄생시기가 동지 즈음인 1225일인 것이 과연 우연인가,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이 빛의 생성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와 흥미로웠습니다.

7이라는 숫자의 의미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는데 괘가 6효로 이루어져 있어 여섯 단계를 다 거치면 회복이 된다는 의미에서 나온 숫자라고 하네요.

double hour는 예습할 때 무슨 뜻인지 몰라 밑줄을 그어두었는데 자(1130-130), , , , , , , , , , , 해라는 두 시간 단위로 시간을 세는 방법을 표현한 단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7번째 두 시간이라는 우리말 번역으로 그 뜻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네요.        

 

대상전

 

땅 속의 우레

전환점의 이미지다

고대의 왕들은 동지의 때에

길을 막았다

상인과 이방인들은 나돌아 다니지 못했다

그래서 통치자는

지방을 이리저리 순찰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항상 일 년의 휴식기로 동지를 맞이했다. 새해에 관찰되는 휴식의 때에 살아남은 관습이다. 겨울에는 각성의 뜻인 우레가 상징하는 삶의 에너지가 아직 땅 속에 있다. 움직임이 막 시작되려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때 이르게 사용됨으로써 탕진되지 않기 위해 휴식에 의해 강화되어야한다. 이 원리, 즉 휴식에 의해 강화되도록 스스로를 회복하는 에너지를 허용하는 이 원리는 모든 비슷한 상황에 적용된다. 질병 후에 건강이 돌아오는 것, 반목한 후에 이해가 돌아오는 것. 꽃피는 상황으로 회복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처음에는 부드럽고 주의 깊게 다뤄져야한다.  

 

observed관찰된이 아니라 준수된이라는 뜻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지만 어떻게 옮겨도 맞는 거 같아 발표하신 샘의 의견에 맞춰 번역했습니다. “꽃피는 상황으로 회복이 이어지도록옛날부터 휴식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해온 선인들의 지혜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효들

 

초구효는 의미한다.

머지않아 회복된다

후회할 필요가 없다

크게 길하다.

 

선善으로부터 살짝 이탈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제 때에, 너무 멀리 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이것은 성격 발달에서 특히 중요하다. 희미하게라도 악한 모든 생각은 너무 멀리 가서 마음속에 뿌리박기 전에 즉시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면 후회의 원인이 없으며 모든 일이 잘 된다.

 

불원복不遠復은 한자 그대로 머지않아 회복됨을 나타내는데 그 뜻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위로가 되는 효였습니다. 보통은 많이 어긋났을 때 회복하게 되는데 어떻게 바로 돌아오는가?라는 질문에 불원복의 비밀은 무지회에 있으며, “후회에 머물지 않으면 불원복이 된다, 도를 회복하는 길로 이어진다고 복희씨 샘께서 답을 주셨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즉시 바로 도道로 회복해서 돌아왔다고 하는, 공자님의 제자 안회의 예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영수 샘이 단톡방에 올려주신 일제시대의 불원복 태극기는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저의 놀라움은 당시 사람들이 주역을 가까이 접하며 읽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한제국 시대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육이효는 의미한다.

조용한 회복, 길하다.

 

회복은 항상 결정을 요구하고 자기 통제의 행위이다. 이 일은 좋은 친구를 사귀면 쉽다. 자존심을 제쳐두고 선한 사람들의 예를 따를 정도까지 자신을 회복할 수 있으면 길하다.

 

휴복休復. 아름다운 회복을 의미하는 효에 quiet return 이라는 표현이 쓰여 그 뜻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습니다. 겸손함과 통한다, 요란스럽지 않다, 힘들지 않으면서 편안하다. 자신을 통제한다는 의미에서 들뜬 상태가 아니다, 음효의 성질이다, 중정한 상태다, 이치적으로 기다려야한다는 의미다, 차츰차츰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하나 생긴 양을 보호하려는 태도다, 휴식을 나타낸다 등. 보통의 영어사전이나 영영 사전에서는 보기 드문 단어 뜻이지만 그런 것들보다 더 함의가 풍부한, 오랫동안 주역을 공부해온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이라 모두 적어보았습니다. 적고 나니 이 모든 뜻을 다 갖고 있는 듯도 하네요. 선택하기 어려워 저는 조용한이라는 중립적인 뜻으로 번역했습니다.

 

육삼효는 의미한다.

반복되는 회복, 위태롭다. 허물이 없다

 

반대로 뒤집으려는 끊임없는 충동을 느끼는, 어떤 내면의 불안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통제되지 않는 욕망 때문에 계속적으로 선善을 버리다가 더 나은 결심 덕에 다시 선으로 돌아오는 것은 위태롭다. 그러나 이것은 악의 습관화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결함을 극복하려는 일반적인 성향이 전적全的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빈복頻復. 동백꽃 필 무렵의 등장인물 손담비가 나쁜 짓하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던 모습이 생각나는 효라는 정아 샘의 딱 맞는 비유에 무릎을 쳤습니다.  

goodevil을 선과 악으로 해석해야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동양의 선과 악은 이분법적인 기독교적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니라 상황마다 다른 길吉과 흉이 있고 흉은 도에서 멀어지는 것을 뜻한다. 나를 닫아놓는 게 아니라 열어 놓고 선함으로 가고자 해야 한다. 동양은 돌아올 여지를 남겨두는 데 있어 스펙트럼이 넓다. 자연이 원래 그런 것처럼 인간적이고 자애롭다. 서경에는 어떤 사람도 쓰지 못할 사람은 없다고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에야 비로소 없어진 연좌제는 절대 안 된다는 법이 이미 그때 당시에 있었다. 자연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자연은 불인不仁하다.”(전부 인용한 말이라 편의상 큰 따옴표 안에 묶었습니다)

선생님들 각자가 수업 당시 나눈 말들을 회상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나열해 보았습니다.  

 

 

육사효는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 속에서 걷기

혼자서 회복한다.

 

소인들로 구성된 사회 속에 있지만 강하고 좋은 친구와 영적靈的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그를 혼자 돌아오게 만든다. 보상과 벌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지지 않지만 이 회복은 확실히 우호적이다. 선을 선택하겠다는 그러한 결심은 그 자체로 보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독복獨復. “선을 선택하겠다는 그러한 결심은 그 자체로 보상을 가져온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효였습니다. 행위 그자체가 보상이라는 말일 텐데 그러한 경지는 어떻게 하면 도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어딜 가도 자신을 피할 수 없다는 말씀은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빌헬름의 영어 주역으로 주역을 두 번째(첫 번째는 <내 인생의 주역>) 접하는 저로서는 아직 잘 분간이 안 되지만 빌헬름의 해석이 깊다는 의견에 고무되어 초심자로서 앞으로 더 열심히 꼼꼼히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육호효는 의미한다.

고결한 회복. 후회가 없다

 

회복의 때가 왔을 때 사소한 변명을 대고 피해서는 안 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살펴봐야한다. 만약 뭔가 잘못된 일을 했다면 자기 과오를 고백할 고결한 결심을 해야 한다. 이 길을 택한 것을 아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돈복敦復의 효인데 조언을 해주는 것 같다는 총평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회복해야할 것은 내면인데, 내면이라는 말은 20세기에 투입된 용어로 심성과는 다른 말이고 서양인들은 내면(의 악)을 보기 싫어해 시선이 외부로 향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noblehearted라는 단어는 중요한 단어라 짚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지라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직역을 하면 고결한(고귀한) 마음을 가진이지만 원문으로는 돈독하다, 도탑다, 깊이가 있고 높다라는 뜻인데 돈敦을 독어로 어떻게 옮겨야할지 적절한 단어 선택에 대해 빌헬름이 고민이 많았을 거 같고 그것이 noblehearted라는 단어에 녹아 나왔을 거고...  번역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도道로 돌아가는 것은 성숙한 행위이지, 말하고 털어버리고 마는 행위는 아니다.”

동양에서 35년을 살고 동양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인 빌헬름은 서양으로 돌아가 인격의 붕괴가 있었다.” (따옴표로 묶은 부분은 정확한 워딩은 아닙니다.)

 

상육효는 의미한다.

회복을 놓치는 것. 흉하다.

내부와 외부로부터 오는 불운

군대가 이런 식으로 진군하면

결국에는 큰 패배를 겪을 것이다.

나라의 통치자에게 재앙이 된다.

10년 동안

다시 공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회복할 적기適期를 놓치면 불운을 만나게 된다. 불운은 세상에 대한 잘못된 태도에 그 내적인 원인이 있다. 외부로부터 그에게 닥쳐오는 불운은 이러한 잘못된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서 그려지고 있는 것은 맹목적인 고집이고 그것이 불러들인 천벌이다.

 

미복迷復은 글자 그대로는 혼미한 회복인데 회복을 놓치는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10년은 영원永遠으로 결국 10년 동안 공격하지 못한다는 말은 영원히 공격하지 못한다는 뜻이고, 내적인 재앙은 생眚, 외적인 재앙은 재災라고 합니다. 세상에 대한 잘못된 태도에서 불운이 닥쳐오는 것이라 천벌을 받지 않을 수 없겠죠. 정아 샘의 의견을 따라 judgement를 판단이 아니라 천벌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문맥상으로도 적합한 어휘선택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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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글쓰기로 정신을 어지럽힌 것 같아 죄송합니다. 글 자체에서 드러나다시피 주어진 말들을 이어붙일 지식이 아직은 없어 택한 방식이니 재밌게 읽어주셨기를 바랄뿐입니다. 지금까지 이처럼 활기차게 여러 얘기가 오고간 수업은 손에 꼽을 정도일 듯합니다. 다 옮기지 못해 어둠 속에 묻힌 말들은 아쉽게 생각되지만 정확하게 옮겼는지 확실치 않은 파편적인 말들의 잔치였던 지뢰복 괘 후기를 이렇게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일음일양님의 댓글

일음일양 작성일

수업시간에 그냥 지나쳤던게 후기 글을 보면서 더 다가오는 문구가 있는 듯 합니다. 저는 불원복에 끌려는데, 샘 글을 보면서 무지회, 빈복도 마음에 담아가게 되네요~~~. 감사히 읽었습니다.

등대로님의 댓글

등대로 댓글의 댓글 작성일

변변찮은 글에 친절하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미경님의 댓글

조미경 작성일

주역괘(周易卦)
영어로 주역 공부 멋지네요
후기를 이리 꼼꼼히 쓰시다니
샘의 열정이 겨울을 녹입니다

방앗간 지나가는 참새가 불원복을 바라며 궤가 아니라 괘임을 알려드리고 가요
짹 짹 요

등대로님의 댓글

등대로 댓글의 댓글 작성일

수정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