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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영어주역 시즌4-2주차 지뢰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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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진 작성일24-03-21 14:38 조회2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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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3.17)에는 영어주역 일요반 세미나가 아침 8시 반부터 있었습니다. 이번 세미나 구성원 7명 전원이 참석하여 24번째 괘인 지뢰복(地雷復 / Fu / Return, The Turning Point)을 읽었습니다.

 

주역을 읽는 맛은 우려낼수록 구수하고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사골 국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역을 공부한 이후로 복괘를 여러 번 읽었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다양한 맛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주역의 매력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눈에 들어온 문장 하나를 꼽아본다면, 괘사의 풀이 중에 있는 “Everything comes of itself at the appointed time”입니다. ‘모든 것은 정해진 시간에 저절로 온다라는 뜻입니다. 매우 운명론적인 언사입니다. 이를 운명은 정해져 있어라는 예정론으로 풀어가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탐구하고, 그 운명을 어떠한 감각과 리듬을 타면서 살아낼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복괘가 가르쳐주는 지혜와 부합한다고 봅니다.

 

음효로만 이루어진 어두운 시대를 지나서 맨 아래에 양효가 생겨난 것, 가장 추운 겨울인 동지이지만 땅속에는 따뜻한 기운이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그 기운은 가장 뜨거운 여름인 하지의 땅속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 자연의 이치를 복괘는 담고 있는 것입니다. 괘사를 이를 反復其道(반복기도), 七日來復(칠일내복)”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빌헬름은 이를 “To and fro goes way. On the seventh day comes return”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빌헬름은 “7”에 대해서 재밌는 풀이를 하고 있는데, 동지는 하지 이후 일곱 번째 달에 오고(), 7은 젊은 양수(소양)인데 그것은 큰 어둠의 수(노음)6에서 하나 증가할 때 생긴다(“seven is the number of the young light, and it arises when six, the number of the great darkness, is increased by one”)고 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중요하게 느껴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지금 자신이 가장 어둡고 춥게 느껴지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면, 분명 그 속에서 자기를 단련시키고 있는 힘이 자신의 내부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지금 독재 시대의 가장 폭압적인 상황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 사회 안에서 그 폭압을 뚫고 나아갈 내적인 역량이 자라나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낙관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는 것임을 복괘는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쉽지 않은 작금의 시대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복괘의 지혜입니다. 조바심을 내거나, 아등바등하거나, 일희일비하거나 좌절과 절망이 아닌... “모든 것은 정해진 시간에 저절로 온다는 도도한 흐름 속에서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성실하게 해가면서, 자신의 내적 역량을 쌓아가고, 친구들을 만나며, 그렇게 시대와 조화를 이루어 가는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삶의 지혜를 이번 복괘에서 배웠습니다.

댓글목록

세경님의 댓글

세경 작성일

가장 추울 때, 가장 어두울 때 하나 싹튼 양을 보여주는 괘라 읽을 때마다 감동을 받습니다. 형진샘이 골라주신 문장에서 보듯 세상의 이치를 알아야 자연의 흐름에서 저절로 돌아오는 때를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 하나의 양을 돌보듯 주역을 읽어야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