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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영어주역 시즌4-4주차 산천대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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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경 작성일24-03-31 11:40 조회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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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미나 전에 종은샘과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는데요, 

매주 하나의 괘를 공부하니 일주일간 주변의 산과 하늘을 보며 산과 하늘(산천대축)이라는 상징이 뭘까 생각하고, 읽은 분량에 대해 차분히 곱씹어볼 수 있어 좋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매주 하나씩 읽으면서 찬찬히 생각해보기도 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지니 부담도 줄고 진짜 공부를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26.산천대축(The Taming Power of the Great)입니다. 

빌헬름의 언급대로 9.풍천소축과 비교해서 볼 수 있어 괘의 이미지를 연상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풍천소축은 바람이 하늘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면, 산천대축은 산이 하늘을 가두고 길들이고 기르는 괘였습니다. 

풍천소축보다 제어하는 힘과 스케일이 커졌다는 것이 느껴지시지요. 산이 묵직하게 멈추어 있는 형상이라면 하늘은 변함없이 생성하고 움직임을 만드는 힘입니다. 하늘이란 끝없는 공간에서 태양와 별들의 운행은 지구 위의 모든 생명력의 근원이고 밤낮과 계절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대상전에서는 하늘이 산 속에 있다고 했는데, 빌헬름은 Hidden treasure라고 표현했습니다. 

생성하는 힘을 가진 하늘을 산이 가두고 멈추게 하는데 이는 마치 보물을 숨기고 있는 것과 같다는 말이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멈추어 있고 드러나지 않지만 그런 상태를 거치며 역량과 에너지를 기른 후에야 

제대로 자기 힘을 발휘하고 뜻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드러나는 것이 없더라도 자신의 내공(보물)을 닦는 시기입니다.


이어서 위대한 힘을 기른다는 것이 과거의 언행을 살피고 배우는 것(君子以多識前言往行)이라고 했는데 빌헬름은 이를 단순히 지식 차원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현재화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The way to study the past is not to confine oneself to mere knowledge of history but, through application of this knowledge, to give actuality to the past. 

 

단지 더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는 것이 배움의 이유이고 그것이 곧 덕을 쌓는 것(以畜其德)이라는 것을 이번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샘들도 이 부분에 대해 말해주셨는데 듣고 이야기하다보니 보이게 되었어요.

 

다음으로 이야기했던 부분은 괘사(大畜 利貞 不家食 吉利涉大川)의 不家食입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인데 덕과 지혜를 쌓은 사람은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 자기와 가족이라는 좁은 영역을 벗어나 세상에서 활동하고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합니다. 


샘들은 "한 사람의 성장은 사회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사회공헌에 나서라"라는 말이기도 하고, 반대로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넓은 세상에 나와 사람들과 부딪히고 복작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 같다고도  하셨어요. 후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또 공감이 되더라구요. 가정 밖에서 다양한 사람들, 상황들을 겪으면서 배우는 게 정말 많잖아요. 저도 평소 회사 다니면서 그나마 인간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주역을 읽으면 동양철학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사라지는데, 단순히 안분지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수행을 통해 덕을 쌓으며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좋은 영향력을 미쳐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려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불교로 말하면 자비심이겠지요.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자기 수행입니다. 

대축은 지혜와 덕성을 쌓는 것인데 멀고 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첫걸음은 자기로부터입니다. 매일 천지 자연이 보여주는 마음을 새롭게 품고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Only through such daily self-renewal can a man continue at the height of his powers. 

 

이어지는 효사는 이렇습니다. 아래 건괘(세 개의 양효)는 자신의 뛰어남과 힘을 드러내고 싶지만 위의 간괘에 의해 멈춰지고 길러지는 모습이에요. 저는 위에 있는 간괘가 어떻게 이 엄청난 힘들(건괘)을 제어하고 알맞게 기르는지가 재미있었어요. 

 

(육사)는 어린 소(초구)의 뿔이 다른 것을 해치지 못하게 뿔을 가리는 것을 채우고, 

(육오)는 한층 거센 힘을 가진 수퇘지(구이)를 거세시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빌헬름의 풀이가 매우 재미있는데요. 

 

Here the restraining of the impetuous forward drive is achieved in an indirect way. A boar's tusk is in itself dangerous, but if the boar's nature is altered, the tusk is no longer a menace. Thus also where men are concerned, wild force should not be combated directly; instead, its roots should be eradicated.

 

거센 저항력, 힘에 대해서 '강 vs. 강' 직접적으로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우회적으로 힘의 근원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강한 힘은 무력으로 표출되기 쉬운데, 이것은 곧 폭력이 되지요. 그래서 힘에 대해 또다른 힘으로 맞서지 않고 그것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이 근원적이면서도 지혜로운 해결이라 합니다. 그로 인한 불필요한 피해, 폭력도 예방할 수 있구요. 

그래서 거칠어지려는 힘의 근원을 내외부에서 찾아보고, 힘이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전에 미리 조치합니다. 

 

육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대략 요렇게 전해드립니다~

 

유리샘은 주역이 너무 쉽고 분명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활발한 이야기로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다음 시간에도 여러 샘들의 의견과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한 주 쉬고 4.14(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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