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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세미나] 시즌2 시경 읽기 1주차(6.12)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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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경 작성일21-06-18 07:59 조회7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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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받은 시모음집, [시경] 읽기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305편의 시를 읽는 여행에 참여자는 9명. 

평소 시를 쓸 정도로 시를 좋아하시는 분과 시경이 궁금하셨던 분이 새롭게 합류하셨고, 그냥 시경을 읽고 싶었던 우리, 서시 세미나에 진심인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20대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인 덕분에 시를 훨씬 풍성하게 읽을 것 같아요.

 

먼저 서문에서 시경의 배경을 보았는데, 기원전 11세기 주나라 왕실은 민심을 듣고자 백성들의 노래를 모았어요. 

각 지역에 채시관을 파견해서 모은 시가 500년간 3,000편에 달했다고 해요. 그중 엄선된 305편이 지금의 시경입니다.

본래 ‘시’ 또는 ‘시삼백’으로 불리다가 공자님이 편찬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교재로 삼으면서 시경(詩經)이란 이름을 갖게 됩니다. [논어]에는 시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읽으면 좋은 점, 시평 등 인용이 많은데, 공자님은 시경을 정말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시들은 풍, 아, 송으로 나뉘는데, 서민들의 노래인 ‘풍(風)’이 160편으로 가장 많아요. 풍은 시경을 대표하는 부분으로 서민들의 생각과 생활사를 그대로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귀족들이 잔치나 궁중행사에서 불렀던 노래  ‘아(雅)’ 105편, 왕실 제례에 쓰인 시 ‘송(頌)’ 40편입니다. 

비유하자면 풍은 대중가요, 아는 클래식 가곡, 송은 애국가 같은 국가행사 기념곡이라 해요. 

이번 주에 읽은 분량은 시경의 첫 부분인 ‘풍’의 주남과 소남편이었습니다. 
지난 세미나에서 시를 읽는 만큼 모든 분들이 발제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각자 3편 정도로 미리 발제를 준비했습니다. 같이 읽고 싶은 시를 한자와 한글로 낭송하고, 발제자의 시 해석과 감상으로 이어갔습니다. 첫 시간인 만큼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주로 나눈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시경1.jpeg시경2.jpeg

 

이 시는 어떻게 불렸을까?

 

시를 한자와 한글로 낭송했는데, 한자로 읽어보니 반복되는 어구, 운율이 느껴져 시가 훨씬 리듬감 있게 다가왔어요. 

지금 우리는 시경을 글자로만 보고 있지만 예전에는 모두 악보가 있었다 해요. 그러다 보니 ‘예전에 이 시는 어떻게 불렸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유튜브에서 찾아본 적이 있는데 제가 본 것은 ‘경극’ 같았어요. 선생님 한 분이 중국에서 시를 노래하는 모습을 보셨는데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하시네요. 책으로 보니 자꾸 글자로 읽게 되는데 원래 노래였던 만큼 낭송하면 좀더 가까워질 것 같아요.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세미나 시작 전에 발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결혼을 축복하는 시, 자손의 화목을 바라는 시들이 내용은 이해되나 크게 공감되지는 않고, 어떤 의미를 더 찾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이런 고민이었어요. 저도 처음에 일상 스케치 같은 시를 보면서 ‘이런 것도 시가 되는구나’ 놀라고, ‘이 시에서 나는 뭘 읽어야 하나’ 의아했어요. 국어 시간에 하듯 계속 시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시경답게, 있는 그대로 읽으려 해요. 그동안 주자를 포함하여 시경을 해석한 분들은 엄청 많았지만 시에 대한 해석은 시대와 읽는 이에 따라 같지 않았습니다. 시경은 처음이니까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느끼는 대로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공자님은 왜?

 

시경의 첫 시는 ‘관저’입니다. ‘관저’는 끼룩끼룩 우는 물수리란 뜻이예요. 물수리는 평생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음에 품은 아가씨와 물수리처럼 살고 싶은 청년의 사랑시입니다. 공자님은 “「관저」는 즐거울 때도 지나치지 않는 락이불음樂而不淫과 슬플 때도 화기和氣를 상하게 하지 않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의 대표작이다.(논어)”고 하셨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는 말씀이 있어 좀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가 전개되는 내용을 다시 보면서 나름의 이유를 추정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시경의 시를 모두 외었다고 하던데 많이 낭송하다보면 보이는 것도 좀더 생기겠지요.


시를 읽다보니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미세하게 담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랑에 빠진 청년, 친정에 갈 생각에 들뜬 부인,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여인, 기녀, 무사와 사냥꾼. 이들을 통해 전쟁이 많았던 상황, 결혼 풍속, 평소 어떤 일을 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표유매(매실을 던지니)라는 시가 재미있었어요. 고대 축제 때 여성이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과일을 던지며 짝을 구했다 해요. 여성이 과일을 주는 것도 아니고 던지면서 자기 마음을 표현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또 그녀의 심경 변화는 너무 솔직해서 살아있는 사람을 보는 듯 생동감이 있어요. 

 

연극을 하시는 선생님은 시를 내용보다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고 하셨어요. 무대에서 시경을 낭송한다면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까 궁금해하셨는데, 세미나에서 서로 주고받듯 낭송하다보면 우리가 직접 체험하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읽을 시들이 더욱 궁금해지는 첫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시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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