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서 의젓하다고 소문난 아기는 집에 오자마자 돌변했다. 집에 온 지 4일 정도 지났을까. 수유해도 기저귀를 갈아 주어도 잠을 자지 않았다. 아기는 계속 울었다. 도대체 무엇이 원인인지 찾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밤에 잠을 푹 잘 수 없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 아직 아기에게는 밤낮이란 없었다. 모든 건 아기의 패턴에 맞춰야 했다. 언제라도 아기가 칭얼거리면 수유를 했다. 앞서 말했듯, 매번 수유 자세를 취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또 수유하면, 곧 똥을 싸기 일쑤. 그 당시에는 이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아 두려웠다. 푹 잘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지, 육아에는 끝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제 나에겐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이란 ‘요일’ 개념이 사라졌다. 단지, 아기가 태어난 지 며칠이나 되었는지를 세어볼 뿐! 초보 엄마, 아빠는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그저 아기가 얼른 자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신생아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고, 일어나면 먹고, 싸고 끝이다. 아무 생각 없이 수유하고 기저귀를 갈고, 아기를 재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육아는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절대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의 패턴은 늘 들쑥날쑥하며, 예상치 못한 일(장염으로 하루에 똥을 7번 정도 싼다든지, 보통 3시간을 간격으로 수유하는데 계속 배고파한다든지… 등)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생긴다. 신생아 육아는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잠을 자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포기해야 할 때가 많았다. 책을 읽고, TV를 보는 것과 같이 잠깐의 여유 시간은 사치였다. 마치 당직을 서는 대학병원의 긴장한 인턴처럼, 나는 아기가 자는 틈을 타 허겁지겁 밥을 먹고 세탁기를 돌리고 쪽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