剝, 不利有攸往.
박괘는 가는 바를 두는 것이 이롭지 않다.
初六, 剝牀以足, 蔑貞, 凶.
초육효, 깎기를 침상 다리에서부터 하니, 올바름을 없애서 흉하다.
六二, 剝牀以辨, 蔑貞, 凶.
육이효, 침상을 깎아 상판에 이르니, 올바름을 없애서 흉하다.
六三, 剝之无咎.
육삼효, 박의 시대에 허물이 없다.
六四, 剝牀以膚, 凶.
육사효, 침상을 깎아 피부에까지 미치니 흉하다.
六五, 貫魚, 以宮人寵, 无不利.
육오효, 물고기를 꿰어서 궁인이 총애를 받듯이 하면 이롭지 않음이 없다.
上九, 碩果不食, 君子得輿, 小人剝廬
상구효, 큰 과실은 먹히지 않음이니, 군자는 수레를 얻고 소인은 초가지붕을 벗겨낸다.
요즘 주택가격 상승이 무섭다. 그에 따라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도 회자되고 있다. 자신의 소득에 별 변화가 없는데도 집 값이 오르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한 무주택자를 칭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은 집값이 올라서 벼락부자가 되었는데 자신은 집이 없기에 거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현실을 빗대는 말이다. 정말 이들은 거지가 된 것일까? 집이 없으면 거지인가? 아무리 돈벼락이라 하더라도 벼락이면 무서운 게 아닌가? 20~30대가 서울 아파트를 40% 넘게 샀다는 기사도 있었다. ‘영끌’이라는 말처럼 젊은 세대가 영혼까지 끌어와 빚을 내 집을 사는 시대다. 중년이나 청년세대나 주 관심사가 부동산과 주식이다. 모두 앞을 향해 질주하는 속도가 ktx처럼 아찔하다. 나 또한 이런 소인지도(小人之道)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눈앞의 욕심에 휩쓸려서 살았다. 도태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먹고 사는 게 해결되었는데도 ‘더 많이’를 외쳤다. 그렇게 달리면서 돈을 벌기도 했다. 그로 인해 땀 흘려 버는 돈에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대박을 꿈꾸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큰돈을 날렸다. 그때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고 의심이 들었다. 우린 지금 무엇을 향해 영혼까지 끌어와 이토록 달리는 것일까? 내 자식 세대도 이렇게 살아갈 걸 생각하니 아찔하다. 자본주의가 목 끝까지 와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