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등에서 멈추면 그 몸을 얻지 못하며, 뜰을 걷더라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하여 허물이 없으리라.
初六, 艮其趾, 无咎, 利永貞.
초육효, 발꿈치에서 멈추는 것이라 허물이 없으니, 오래도록 올바름을 유지하는 것이 이롭다.
六二, 艮其腓, 不拯其隨, 其心不快.
육이효, 장딴지에서 멈추는 것이니 구삼을 구제하지 못하고 따르게 되어 마음이 불쾌하다.
九三, 艮其限, 列其夤, 厲, 薰心.
구삼효, 한계에 멈추는 것이라 등뼈를 벌려 놓음이니 위태로움이 마음을 태운다.
六四, 艮其身, 无咎.
육사효, 그 자신에서 멈추는 것이니, 허물이 없다.
六五, 艮其輔, 言有序, 悔亡.
육오효, 광대뼈에서 그침이라, 말에는 순서가 있으니, 후회가 없어진다.
上九, 敦艮, 吉.
상구효, 독실하게 멈추는 것이니 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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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간의 관계에서 말처럼 중요한 게 있을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이왕이면 천냥 빚을 갚는 말을 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원수지지 않는 말만 해도 다행이다. 온라인에서 서로 얼굴도 모르는 채 쉽게 말을 내뱉을 수 있는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엔 더욱 그렇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쏟아내는 말들. 대부분 공허하게 흩어지고 마는 말들이지만 말이 말을 만들고, 말이 씨가 되고,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렇다고 입을 봉하고 살아갈 처지가 아닌 한, 말을 통한 소통으로 일상은 이루어진다. 누구와 어떤 말을 어떻게 얼마큼 하고 사는가가 그 사람의 일생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