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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농활 후기!
 글쓴이 : 김지혜 | 작성일 : 17-11-11 23:25
조회 : 4,306  

지난 월화에 밀양농활을 다녀왔습니다. 

문탁에서 금토일월화로 이어지는 농활이 있었습니다. 저희 감이당에서는 월화에 두명, 찬식이와 지혜가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무궁화호를 타고 한껏 여행기분을 내...지 못하고 푹잤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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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역에 도착하자마자 발견한 반가운 얼굴들~ 
저는 필연 공연을 하러 토요일에 문탁에 갔었는데요, 
그때 어딘가 떠나시기에 물어봤더니 밀양농활에 가는 길이라던 
은쌤과 10대의 청년들

그런데 밀양역에서 다시 딱! 마주쳤죠ㅎㅎ 
그 분들은 서울로 막 올라가려던 참이고
저희는 막 밀양에 도착한 참이었습니다.
스치는 인연 ㅎㅎㅎ

그렇게 고은쌤들은 올라가고, 밀양역에 도착한 네명 
찬식,지혜,준영과 명식쌤은 어진쌤의 차를 타고 감을 따러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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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마다 감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이미 어제 밤에 도착해서 아침부터 감을 따고있던 규문에서 온 세분, 
지은 규창 혜원을 만났습니다.

따고 따고 또 따도 끊이지 않는 감들. 
감을 따고 감이 쌓이며 몰려가서 감을 골라내고, 
다 골라내면 또 흩어져서 감을 따고 또 골라내고를 반복했지요.

감을 깎아먹어는 봤지만, 크기와 껍질을 자세히 살피고 담고 꼭지를 따고 
조심스레 담기는 해보지 않았기에 새로웠습니다. 
종종 탐스럽게 익은 예쁜 감들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감을 따는 장대가 있었습니다. 막대에 주머니가 달려있어요. 
꼭지 부분에 막대기를 넣고서 살짝 틀어주면 톡하고 그 주머니 속으로 
떨어지지요. 한번 맛들리면 그 손맛에 취해서 목이 아플때까지 따고는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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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찬식이와 지은언니


그러다가 어느새 감을 따기만 하는 조와 감을 고르기만 하는 조로 
나뉘어졌습니다. (나중에 저녁을 먹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감을 따는 조는 워낙에 집중을 해서, 서로 통성명도 안하다가 
저녁을 먹으면서야 통성명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ㅎㅎ 
그야말로 열혈 농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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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따기를 마치고 나서 저희가 도운 농가로 걸어가는 길
경치가 정말~ 캬~
돌아가는 길에 보니 감나무 밭이 아니어도 곳곳에 감나무가 많더군요.
저희도 모르게 지나치는 감나무의 감을 따야할 것같은 낯선 강박?을 
느끼는 것에 놀랐습니다. 몇시간만에 새로운 습관이 생겨버린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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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와 감을 먹으며 잠시 숨을 돌립니다. 감을 잘라주시는데 그만... 
떨감 하나가 섞여 있어서 저희가 혼이 났습니다. 
난생처음 먹어본 떨감!! 
아이고 온 입안이 마비가 되는 듯하여 한바탕 난리를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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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가득~쌓여있는 감박스!! 
다 저희가 한 건 아니구요 당연히 헤헤 저 중에 한... 열박스...? 미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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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서 창문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에서 발견한 송전탑. 
이때부터 시작해서 제 눈에는 시선만 돌리면 송전탑이 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참 불편하더군요. 

밀양의 사정을 이제 막 알기 시작한 저도 속상한데, 
10년간 계속해서 싸움을 벌여온, 그리고 매일 자신의 삶에 벌어진 부조리한 
이 일을 마주쳐온 분들의 마음이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저녁으로는 밀양에서 가장 맛있다는 중국집에 갔습니다. 
문탁에서 사주신 저녁!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허겁지겁 먹느라고 사진은 까먹었네요 ㅎㅎ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사랑방에 들어와서 휴식을 가졌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다소의 교육적인 시간도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화투! 화투무식자들이 명식쌤과 규창쌤, 두 분께 화투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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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1시즈음 일을 마치고 귀가하신 귀영쌤의 댁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강아지들도 만나고 과일도 먹고 했지요. 
왠지 지쳐보이시는 귀영쌤의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다음날에 어떤 농활을 하게 될지도 조금 이야기를 들었구요.


그리고나서 자기 전까지 사주와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지요.
규문쌤들은 모두 장자를 공부하신다더니, 동양철학을 공부하기 좋다는 
"금수쌍천"이 모두 있어서 놀라기도 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준영쌤은 과연 프로그레스드문이 황소자리에 들어가있더라...  등등
(ㅎㅎ 무슨 이야기인줄 모르신다면 사주와 별자리 공부를 함께...ㅎㅎ)



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밥을 데울 수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가스통의 벨브가 얼었는지 돌아가지가 않아서요ㅠㅠ 

어느덧 약속시간이 20분밖에 안남아서 10분만에 대충 데워서 10분만에 입에 
대충 털어넣고 길을 떠났습니다. 일요일 밤에 귀영쌤이 해주셨다던 오리고기와
죽과의 짧은 만남... 


오늘은 7명이 두 팀으로 나뉘었습니다. 규문의 3명과 감이당의 2명은 손수현, 
강귀영 선생님의 깻잎밭으로~ 명식쌤과 준영쌤은 귀영쌤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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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이 가득한 하우스입니다. 사실 전날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하우스에 
불이 켜져있는 모습이 무척 예뻐서 물어봤더니 깻잎을 키우는 하우스는 밤새 
불을 켜놓는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게 왜 그런지 손선생님께 여쭤봤더니 밤에 불을 켜놓아야 깻잎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깻잎으로만 있는다고 합니다. 꽃이 펴버리면 내다 팔 깻잎이 충분치 못하게 되어 곤란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말과 글의 스타일을 알려주는 행성 머큐리가 물고기자리여서 시인처럼 말씀을 하시는) 손선생님이 덧붙이시기를, 아침에 깻잎밭에 나와보면 깻잎에 
물기가 촉촉하게 서려있는데, 그게 깻잎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슬픈 거라고 하셨습니다. 크~

하지만 시적인 말씀보다도 한 수 더 높은 유머를 구사하셨습니다. 
제가 글로 그 유머를 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뿐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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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웃는 혜원이, 


손수현 선생님과 강귀영 선생님 댁에서의 농활은 계속해서 웃음과 교감이 끊이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두 분이 주고 받는 유머는 거의 만담이었고 맛있는 새참과 점심과 기막히게 맛있는 막걸리, 그리고 밀양에서의 삶과 고민까지. 

정말 진심을 담아서 저희를 맞이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해서 다시 불러주시면 또 가고 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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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귀영 선생님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던 지은언니와 규창쌤.

저희는 깻잎을 따지는 않았고 그 옆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2시간이 훌쩍 넘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참의 시간~
오늘의 메뉴는 두부와 김치!!!!! 그리고 막걸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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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정말 못먹는 저도 한 컵을 뚝딱 마시고 말았을 정도로 너무 맛있던 클래식 막걸리! 막걸리를 발효시킬때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아야 발효가 잘된다는 신념의 탄생물이라고 합니다. 
참 좋은 신념...
술맛을 잘은 모르지만 맛.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사왔어야 하는 건데... 기회를 놓쳤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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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씨, 손쌤과 지은언니의 주고받는 유머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새참을 먹고 수다도 떨며 잠시 휴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우리. 바로 화장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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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멀리 떨어져 있는 화장실은 강 근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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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시면 송전탑과 전선이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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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 선생님의 농지 바로 위로 기다란 전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시험 송전을 하던 날 비가 왔었는데 비가 오는 소리와 전기가 흐르는 소리와 전선이 흔들리는 소리까지 합쳐져서 골이 다 울리더라는 말을 듣는데... 휴 일방적인 이 황당한 상황이 정말 암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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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이 없었더라면 몹시 아름다웠을 하늘과 산의 풍경이 아깝고 속상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농활이 아니라 서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찬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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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잡초를 뽑는 일을 하면서 뭔가 몰입감을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일들이기는 하지만 여러가지를 정신없이 하다보니 정작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시간을 내는 게 힘들었던 요즘.
한 가지 일에 몸과 마음을 오롯이 집중시키는 것에서 느끼는 평화로움에 마음이 어딘가 정리되고 에너지가 충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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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랑 허리는 조금 당겼지만 틈틈히 스트레칭을 해주면 되니까요 ^^
금세 두시가 가까이 되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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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바로 따온 배추를 홈메이드 된장과 젓갈에 찍어먹으니 정말 꿀맛!!!
배추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요?!?!?! 저희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 배추를 두개를 더 뽑아오셨는데 그 두개도 싹 다 먹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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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서 또 침이 고이네요 쓰읍)

이렇게 너무도 즐겁고 유쾌한 만남과 대접에 비해서 도운 일이 적은 것만 같아서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후에는 올라가야해서 더 많이 돕지 못하는게 아쉬웠습니다.


다시 귀영쌤집으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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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로키와 작별인사도 하고...  깊은 교감을 나누는 찬식이... 

그리고 다시 어진쌤의 도움으로 밀양역으로 가는 길. 차에 타자마자 모두 잠들었습니다. 다들 무슨 꿈을 꾸시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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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같은 차로 올라갑니다. 차를 타기 전에 주전부리도 조금 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차에 탔습니다. 잠을 자기도 하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밤이 되어서 도착한 서울역에서 흩어지면서 서로서로의 축제나 세미나에 초대를 했더랬죠.




다른 공부를 하고 다른 공동체 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만나고
밀양에서 삶다운 삶을 위해 보장없는 싸움을 10년간 이어오시는 분들과 만나고 돌아온 이틀.

저 자신의 공부와 삶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의 계획과 앞으로의 일들을 고민할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보장이 없어도 10년을 계속하는, 밀양에서 만난 그 마음과 삶은 뭘까하고 말입니다. 

욕심은 많지만 체력이 부족한 저에게 10년정도 할만큼의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에 집중하고 싶다는... 또다른 욕심이 생겼습니다.

언제나 사회문제나 정치에 무지하고 무관심하고 무엇보다 참여하지 않는 
제자신을 부끄러워했지만 특별히 다른 노력을 해서 그 상태를 타개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연극활동을 시작으로 제게 정말로 중요한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실제로 할 때마다 생기를 맛보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가짜가 아닌 즐거움.(그렇다고 진짜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생생함을 말이죠. 되고 싶은 사람이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정말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번 농활과 만남도 조금은 그랬습니다. 

돌아오자마자 다시 숨돌릴 틈없이 지내다보니 후기가 늦어졌습니다만 다시 기억을 더듬으면서 과연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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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박꽃   2017-11-14 23:40:06
답변  
감을 똑똑 따는 그 쾌감, 몰입하면서 평화로워지고 맑아지는 기분.. 부러워요~ㅎㅎ
바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언니의 고민과 계획~ 멋지고 응원해요!
자연자연   2017-11-12 15:10:33
답변  
지난 여름 밀양인문학 캠프의 꿀맛같은 미숫가루와 냉커피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용!
다음 농활에 함께하고자 약속했는데...!! 일정때문에 함께하지 못했어요 ㅠㅜ
지혜랑 찬식이랑 다른 공동체 사람들과 재미난 만남 하고온 것 같아서 너무 부럽고~~ 고생많았어요....!
무엇보다... 막걸리가 궁금하고^^
또다른 욕심(?)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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