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시안여행>스케치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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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성 작성일19-09-30 09:24 조회3,797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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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벌써 셋째날!
호텔 조식을 오늘도 맛있게 먹고 함곡관으로 출발했습니다.
함곡관은 노자가 관외로 떠나며 도덕경을 저술한 곳,
맹상군이 계명구도(鷄鳴狗盜) 고사를 남긴 곳,
유방과 한우가 관중을 다투던 이야기 등
중국 역사 곳곳에서 이 곳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 곳의 지형은 군사전략 상 중요한 요충지로서 험하기로 유명하여
‘한 명이 지키면 만 명도 열지 못한다’는 곳이랍니다.
노자가 쇠망해가는 주를 떠나 진(秦)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함곡관에 이르렀을 때,
관문지기 윤희가 그에게 책을 하나 써달라고 간청합니다.
노자는 5,000개의 말씀(言)을 남겨 주는데
이것을 〈도덕경(道德經)〉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리고 나서 노자는 그곳을 훌쩍 떠났고,
"아무도 그뒤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라고 사마천은 전합니다.
입구로 들어서니 멀리서 번쩍이는 황금거인 노자님이 저희를 맞이해 주셨습니다.
역시 엄청난 스케일에 압도되면서도
노자님의 이미지와는 컨셉이 뭔가 부합되지 않는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입구부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담에 5000자의 도덕경을 전서체로 조각해 놓았는데 대단합니다.
황금거인 노자님의 뒤로 가니 근엄하게 도가의 세계로 초대하는 듯한 문이 나옵니다.
그 문을 통과하니 광장같은 분위기에서 아담한 정원구조로로 바뀝니다.
제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길가에 설치된 깨끗한 쓰레기통이었습니다.
시안여행 중 곳곳에 있는 쓰레기통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소에 어울리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참 잘 관리된다고 보여졌습니다.
중국의 단청은 한국과 많이 다르지요?
벽돌활용도 다양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드디어 노자님을 모시는 사당에 들어섰습니다.
근엄한 노자님 앞에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이 장식되어 있다니...
목성 최고의 학구파 경원샘께서 도교사상과 노자, 장자에 대해 열강 중
이 사당 주변은 온통 도덕경을 설명하는 그림과 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당 옆길로 가니 ‘계명(鷄鳴)이라는 안내판이 나왔어요.
한서에서 배운 맹상군의 <계명구도>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을 본다는 설렘으로 한참 이어진 계단을 올랐습니다.
이 곳은 맹상군의 일화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었는데
앞에 보이는 맹상군의 두 손에 동전이 들어가면
닭울음소리가 울려퍼지며 소원이 이루어진답니다.
우리 모두 몇 번씩 필사적으로 던졌지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첫 번째 닭울음소리를 듣게 해 주신 건 길샘~~~ 짱이십니다!
올라갈 때 계단 기둥 사이의 쇠사슬이 눈에 거슬렸는데 그 목적을 알았습니다.
여기에도 사랑의 맹세를 하는 커플을 배려?하기 위한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그래도 노자님의 기운이 맴돌아서 그런지 집착의 자물통이 몇 개 안보이네요.
내려와서 뒤편으로 돌아가다 보니 거대한 요새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망루에 올라가서 주위를 바라보니
함곡관이 군사적으로 중요한 거점이면서
강력한 방어용 시설을 갖춘 곳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쭌언니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검색하여 이 지역의 특수성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심
생각보다 높고 가파라서 내려갈때 조심해야 합니다.
진나라를 빠져 나가는 유일한 길이며 장건이 서역 장정을 시작되는 함곡고도를 걸어 봅니다.
함곡고도에서 목성의 에이스 이문실샘이 장건과 실크로드를 강의해 주셨는데
인생이란 길을 떠나는 것,
내가 묵묵히 걸어간 길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좋은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 곳의 햇살과 지기가 범상치 않아 잠시 즐거운 포토타임을 가졌답니다.
요새의 앞쪽으로 이동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보니
황하강을 건너는 다리 위에 ‘푸른 소를 타고 떠난 노자’가 보입니다.
버드나무 잎이 살랑거리는 인사를 나누며 함곡관을 떠나
우리의 보금자리 숙소가 있는 종루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먹기 전까지 숙소주변 남문 성곽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답니다.~~
성곽입구 (코끼리를 타고도 들어갈 수 있겠어요)
입구를 들어가면 펼쳐지는 전경
여기가 남문
(우리의 남대문에 해당)
2~3층 높이의 층계를 오르면 도로가 펼쳐지는데
전차가 지날수 있을 넓이랍니다.
(이 길을 자전거로 도는 데 1시간이 걸린다네요)
성곽 도로에서 내려다 본 주위 풍경
식당앞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로 훌륭한 저녁만찬을 즐겼는데
서비스가 최고입니다!
몸도 마음도 풍부해져서 기분좋게 우리의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상으로 꿈과 같은 여행의 셋째날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댓글목록
늘벗님의 댓글
늘벗 작성일
이날이 여행중 가장 핫~한 날이었던 것 같아요
낮도 밤도 보고 느끼고 즐길 게 많았던 날~
이 많은 얘기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 풀어주시다니
갱~장 하십니다 선화샘 !! ^^
초원님의 댓글
초원 작성일
이렇게 다시 보니 넘 좋네요^^
노자 동상이 있는 계단을 우연히 담임선생님과 함께 올랐어요.
그때 샘께서는 노자님이 말씀하신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설명해주셨는데, 현장이라 그런건지
수업 시간에 들었을 때와는 다르게 뭔가 뭉클했었답니다.
.
.
그런데 이런 고급진 대화가 어찌 나왔을까요??
제가 누굽니꽈~아 @@
^^;; 담임샘께 ''선생님 ~ 노자님이 말씀하신 게 일신우일신이죠?' '라는 용감하여 무식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는...
결과적으로 노자의 '상선약수' 와 대학의 '일신우일신' 두 가지를 다시 듣는 호사를 누렸지만 속으로는 부끄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