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가장 긴 곳은 회사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회사에 근무한지 6년째이다. 6년 동안 내 옆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는 동료가 있다. 그녀는 실수할까봐 자신이 일을 그르칠까봐 걱정을 많이 하며 일을 많이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자연히 그 일은 나를 포함한 다른 팀원에게로 갔다. 특히 옆자리인 내가 일을 많이 떠안아 고생하고 있었다. 마침 퇴직한 직원이 생겨 업무 분장을 새로 하게 되었다. 회의석상에서 그녀의 성향을 아는 직원들이 업무를 좀 더 맡으라고 압박을 주었고 나도 내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나는 일을 좀 덜게 되었고 그녀는 일을 좀 더 맡았다.
퇴근 무렵 그녀가 나를 불러 직원들하고 작당을 하여 자기에게 일을 더 많이 주었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나는 그런 적이 없고 그 말을 들으니 너무 불쾌하다며 자리를 떴다. 나는 그동안의 그녀가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행동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면서 그녀가 참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점점 미워지고 있던 때 그녀는 사는 것이 괴롭다며 불교대학에 들어갔다. 매일 108배를 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배운다고 했다. 그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고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라고 배운 것을 틈만 나면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꼭 불교를 배우라고 권했다. 그녀가 그럴수록 나는 더 불교를 배우기 싫었다. 불교를 배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을 남에게 미루고 자기 이익만 강조할 때는 도대체 불교란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게 했다. 그녀는 몇 년째 매일아침 108배와 명상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내 반대편 자리의 본인 일도 열심히 하고 배려가 있는 다른 직원과 그녀를 계속 비교한다. 그리고 타고난 성정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아무리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타고난 것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성인이 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이 생각에 사로잡혔다.